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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94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그들은 주택 하나 때문에 파산한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명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쓴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주택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파한 한다고. 이 말이 저금리 시대에서는 피부로 와닿지 않았지만, 고금리 시대에선 뼈가 저리게 다가올 것이다. 특히 저 말이 저금리 시대에서 피부로 와닿지 않았어도, 그것이 더 무서운 것이다. 서서히 원리금 상환의 압박을 받다가 훗날 누구도 자신을 써주지 않는 노후가 왔을 때, 그들 손에 쥐고 있는 것은 현금이 단 1원도 창출되지 않는 부동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죽을 때까지 어떻게든 노동을 해야 살 수 있는 저주스러운 현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그가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찾았는지, 그 마음의 열망이 솔직하게 적혀 있다. 나는 평생 동안 .. 2024. 4. 7.
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 한번 들어간 물에는 다시 들어갈 수 없다. 나는 철학서를 즐겨 읽는다. 나는 '우리는 철학을 해야 한다'와 같은 어렵고 복잡한 말은 싫어한다. 삶이란 것이 결국 '철학하는 삶'이겠지만, 그 표현을 굳이 어렵고 복잡할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다. 그런데 사실 철학자들의 태도는 조금 그런 측면이 있다. 하나라도 어렵게 말하려는 태도가 있다. 그 결과로 '철학하다'라는 표현은 오히려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의 모습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래서 나는 '철학하기를 즐긴다'와 같은 아리송한 말을 하지 않고, 정확하게 '철학서를 즐겨 읽는다'라고 알아듣게 말한다. 최신작 '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라는 책을 읽고 나는 이런 생각을 더 강하게 가질 수 있게 됐다. 이 글은 쉽기 때문이다. 철학서라면 사실 이렇게 쉬워야 한다. 표.. 2024. 1. 27.
마르틴 루터, 갈라디아서 주석을 읽고 지금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거룩한 자부심을 갖고 담대히 다음과 같이 말하며 율법에 대해 승리를 만끽할 수 있다. "그래 나는 죄인이다. 율법아, 네가 나를 반대하여 할 수 있으면 무엇이든 맘껏 해보라." 이제 믿는 자에게 두려워할 것이 정말 아무것도 없다. (중략) 은혜와 믿음으로써 그렇게 되었다. 이 믿음을 통해 나는 이제 십자가에 못 박히고 율법에 대하여 죽었기 때문에, 율법은 그리스도에 대하여 갖고 있던 모든 힘을 상실한 것과 같이 나를 지배했던 모든 힘도 상실한다. 마르틴 루터의 '갈라디아서' 주석서 중. 마르틴 루터의 갈라디아서 주석서를 오늘 사서 읽는데 초반부터 나오는 믿음의 설교에 감명을 받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이 이렇게 또 글을 쓰고 있다. 위대한 루터.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은.. 2023. 11. 1.
도올 김용옥의 '난세일기'를 읽으며 나는 씹는다. 도올 김용옥의 글은 쉽다. 결코 어렵지 않다. 나는 그의 책을 대부분 읽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어렵다고 느낀 적이 없다. 오히려 철학의 어려운 말들을 한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가볍지 아니하게,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만 아니라 강연도 그러하기에 그의 강연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다. 그래서 도올 선생께서 이번 책 난세일기에서 본인의 글이 어려운 것이 아니한가 고민하는 것을 보고 내가 그의 전시회에 가서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람들이 선생님의 책이 어렵다 하는 것은 치켜세우는 표현식에 불과할 수사일 뿐이지 결코 한국인이 이해하고, 선생과 독자와의 소통함에 불편을 끼치는 문장들이 아니라고. 도올 김용옥 선생의 철학은 한마디로.. 2023. 6. 25.
아도르노의 '변증법 입문' 헤겔은 괴테와 대화하며 "철학은 조직화된 반론의 정신이다"라고 말했다. 아도르노의 '변증법 입문' 다시 테오도르 W. 아도르노로 돌아왔다. 그의 '순수이성비판 강의'를 읽으면서 인간의 사유가 얼마나 위대한지 느꼈는데 이번에는 그의 다른 책을 통해 몇 페이지도 못 가 생각이 깊어지는 경험을 한다. 이틀 동안 많은 비가 내리더니 연휴 마지막 날 이토록 햇살 가득한 날씨를 선사한다. 오전에 근육 운동을 하고, 점심을 먹고 오후 여유롭게 나와 공기 좋은 곳에서 커피 한 잔을 한다. 그러다 챙겨 나온 이 책을 펼치고 읽고 있자니 한 구절 한 구절이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 생각들 붙잡으려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위대했던 한 분도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떠오르는 영감을 붙잡기 위해 매번 펜을 들고 부지런히 .. 2023. 5. 29.
칸트의 실천이성비판과 신의 요청 최고선은 오로지 신이 현존한다는 조건 아래서만 생기므로, 그것은 신이 현존한다는 그 전제를 의무와 불가분리적으로 결합한다. 다시 말해 신의 현존을 상정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필연적이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p.281 칸트의 책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문장 자체가 일상에서 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칸트의 책 첫 장에서 그만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실천이성비판 첫 문장을 한 번 볼까. 제1권 술수 실천 이성의 분석학 제1장 순수 실천 이성의 원칙들에 대하여 1 설명 실천 원칙들은 의지의 보편적인 규정을 함유하는 명제들로서, 그 아래에 다수의 실천 규칙들을 갖는다. 이 원칙들은, 그 조건이 주관에 의해 단지 주관의 의지에 대해서만 타당한 것으로 간주될 때는, 주관적이다. 즉 준.. 2023. 4. 9.
김영익 교수의 거대한 변화 Big wave 자산 증식의 현인들이 있다. 한국에서 김영익 교수는 최고라 불려도 손색없다. 2021년에 다들 코스피 4000을 외칠 때, 김 교수는 코스피 2200을 예상했고, 1년도 안 돼 예측이 들어맞았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김영익 교수를 '킹영익'이라 부른다. 안녕하세요. 지난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해 우리 주가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지만, 많이 떨어졌다는 것은 올해 많이 오를 수도 있다는 반증입니다. 올 한 해를 금융 민주주의를 이룰 기회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3. 1. 김영익 올림 거대한 물결 Big wave 표지를 열면 김 교수의 필체로 적힌 글귀가 나온다. 나는 유튜브에서 자주 '김영익' 교수를 검색해 영상을 보는데, 그래서일까, 위 글을 읽을 때 마치 김 교수의.. 2023. 2. 10.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읽으며 사변 이성으로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신, 자유, (영혼) 불사성 개념을 이성의 도덕적 사용에서 찾고, 그 위에서 정초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금 저 '비판의' 무기를 손에 들지 않을 수 없다.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드디어 구매했다. 나는 위와 같은 문장들 앞에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보라. 신에 대해 저렇게까지 까버리는 문장을 또 본 적이 있는가. 그 존재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 문장을 통해 나는 위대하다고 일컫는 칸트가 누구인가에 궁금증을 갖는다. 백종현 교수는 "인간의 삶과 종교의 특별한 관계로 인해 사람들이 경전을 가까이하게 되는 경우는 별도로 하고, 일반 교양인이 만약 일생에 단 한 권의 책만을 읽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경우, 일어야 할 책은 무엇일까? .. 2023. 2. 7.
다시 읽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사방의 눈 얼어붙는 소리가 땅속 깊숙이 울릴 듯한 매서운 밤 풍경이었다. 달은 없었다. 거짓말처럼 많은 별은, 올려다보노라니 허무한 속도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고 생각될 만큼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별무리가 바로 눈앞에 가득 차면서 하늘은 마침내 머언 밤의 색깔로 깊어졌다. '설국雪國' p.49 20대 초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었던 나는 다소 답답할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를 주는 이 소설에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부럽기도 했다. 한국 영화는 바보스러움을 앞세워 유치한 개그로 사람을 웃기는경우가 많은데, 일본 영화는 무의미해 보이기까지 한 조용한 주인공의 삶에서 산다는 의미를 찾는 경우가 어렵지 않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 고요한 분위기가 이 책에도 잘 녹아있다고 생각했다. 설국, 소설 속.. 2023. 1. 23.
도올 김용옥이 본 대장동 화천대유 요즘 같이 추운 주말이면 나는 우이동의 북한산 한 자락에서 따스한 커피 한 잔을 시켜먹는 재미에 푹 빠진다. 거기서 읽는 책 읽는 시간이란, 어지러운 세상으로부터 잠시 해방되어, 남들로부터 해방되어, 조직의 힘과 일방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사상과 신념, 종교의 목소리로부터 해방되어! 오직 '나'라는 존재에게 다가온 시간에 집중하는 기회와 매우 맞닿아 있다. 그것을 일컬어 일종의 자유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기에 말이다. 잠시나마이며 비록 미약한 것이겠지만, 그래서 더욱 귀하다. 숨 쉬고 있는 기적을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신체의 조건들을 곰곰이 생각해본 적 있는가. 음식이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삼켜지고 소화되는 행위에 놀라워한 적 있는가. 오직 남들과만 .. 2022. 12. 17.
체코 프라하와 보후밀 흐라발 한 나라를 어떻게 해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나처럼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만 머물다 갈 사람이라면, 몇 가지 좋은 방법은 있다. 첫 째 유튜브에 나온 '걸어서 세상 속으로'를 이용하기. 둘째 개인 유튜버들의 여행 영상 보기. 셋째 위키백과 읽기. 넷째 소설과 소설가를 파악하기 이 네 가지만 잘 조화되어도 한 나라를 이해하기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체코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인정받는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읽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에겐 밀란 쿤데라가 체코 소설가로 먼저 떠오르겠지만, 밀란 쿤데라 조차도 체코의 소설가로 보흐밀 흐라발을 말하고 있다. 어찌됐든, 이 소설에서 언급되는 체코인들의 성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십오 대에 걸쳐 사.. 2022. 10. 14.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2'를 읽고 비 오는 프라하는 어떤 모습일까. 그곳의 공기는 상쾌할까. 사람들은 미소를 가졌을까. 이방인에게도 친절할까. 돌아가는 공항에서 다시 오고 싶은 감정을 만들어줄까. 프라하는 아름다울까.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2'에도 체코 프라하가 나온다. 읽는 내내 쓸데 없는 문단들은 과감히 눈짐작으로만 보고 건너뛰었다. 읽다가 졸기도 했다. 글이 지루해서일까, 몸이 고단해서일까 사실 잘 모르겠다. 유시민의 시선과 나의 시선은 같은 장소에서도 분명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의 프라하 여행 마지막 글귀는 퍽이나 기분 좋게 하는 뭔가가 있어, 그래서 이 책이 조금 좋아졌다. 이 정도면 '유럽도시기행2'의 좋은 평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라하 자체는 대단했다. 프라하는 역사의 상처를 감추지 않았고, 그 상처 때문에.. 2022.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