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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2'를 읽고

by 하 루 살 이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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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프라하는 어떤 모습일까. 

그곳의 공기는 상쾌할까. 사람들은 미소를 가졌을까. 이방인에게도 친절할까. 

돌아가는 공항에서 다시 오고 싶은 감정을 만들어줄까. 

프라하는 아름다울까.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2'에도 체코 프라하가 나온다.

읽는 내내 쓸데 없는 문단들은 과감히 눈짐작으로만 보고 건너뛰었다. 읽다가 졸기도 했다. 글이 지루해서일까, 몸이 고단해서일까 사실 잘 모르겠다. 유시민의 시선과 나의 시선은 같은 장소에서도 분명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의 프라하 여행 마지막 글귀는 퍽이나 기분 좋게 하는 뭔가가 있어, 그래서 이 책이 조금 좋아졌다.  이 정도면 '유럽도시기행2'의 좋은 평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라하 자체는 대단했다.
프라하는 역사의 상처를 감추지 않았고, 그 상처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지도 않았다. 지나날의 상흔은 지난 일로 정리하고 오늘은 오늘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중략) 프라하의 공기는 자유와 관용의 정신을 품고 있는 듯했다. '심하게 지나치지만 않다면 뭘 해도 괜찮아.' 사람들이 프라하를 좋아하는 것은 이렇게 말하는 도시여서가 아닌가 싶었다. 


유시민 '유럽도시기행2' p.241

 

 

 

 

그래.

지난 날은 흘러가도록 해 주고, 오늘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 어찌 보면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바람직한 삶의 태도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지난 일이 내 삶을 정리하고 있으면 그것 만큼 고된 삶도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또 괴롭힐 것이다. 과거 속 즐거운 일이든 슬픈 일이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과거이다. 다 정리하고, 오늘을 즐거워하는 것.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감사하는 것. 살아있음에.

 

그러려고 우리는 아침을 맞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는 것 아닐까.

쉼의 축복을 기다리는 것 아닐까. 

 

체코는 어떤 곳일까. 프라하는 어떤 도시일까.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프라하. 

나는 그곳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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