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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읽으며

by 하 루 살 이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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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변 이성으로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신, 자유, (영혼) 불사성 개념을 이성의 도덕적 사용에서 찾고, 그 위에서 정초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금 저 '비판의' 무기를 손에 들지 않을 수 없다.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드디어 구매했다.

 

나는 위와 같은 문장들 앞에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보라. 신에 대해 저렇게까지 까버리는 문장을 또 본 적이 있는가. 그 존재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 문장을 통해 나는 위대하다고 일컫는 칸트가 누구인가에 궁금증을 갖는다.

 

 

 

 

백종현 교수는 "인간의 삶과 종교의 특별한 관계로 인해 사람들이 경전을 가까이하게 되는 경우는 별도로 하고, 일반 교양인이 만약 일생에 단 한 권의 책만을 읽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경우, 일어야 할 책은 무엇일까? 자문하고서 그것은 바로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이다라고 자답한 바 있다"라고 이 책에 대해 찬사했다. 이는 성경 이외의 책 중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이 으뜸이라는 말로 내겐 들렸다. 이런 찬사의 이유로 '인간의 존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은 이상에 비추어보면 미천하기 그지없는 인간이 그럼에도 왜 존엄한가, 어떻게 하면 그 존엄성을 지켜갈 수 있는가를 일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다움의 모습을 알게 하고, 사람으로서의 위신을 높여갈 수 있는 방도를 합리적으로 깨우쳐주는 책보다 한낱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사람에게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칸트의 위대한 것은 경험된 것들에 대한 심념을 인정하면서도, 경험에만 매몰된 오류를 피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신체로부터 발생하는 느낌에 근거한 경험만 아니라, 그 경험을 가능하게 하고 경험을 벗어난 선험적 인식의 개념을 파헤쳐 들어간 것이다. 칸트는 거기에서 보편 타당한 원칙을 만들어냈다.

 

그 원칙이란 인간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의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런 인간을 대할 때는 수단이 아닌 목적의 준칙에 의해 대할 것을 요청한다. 신이 우선이 아니다. 내 옆의 작은 존재, 언젠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그 연약한 존재가 우선이다.

 

 

숙고하면 할수록 점점 더 큰 경탄과 외경으로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내 위의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법칙이다.

실천이성비판의 맺음말

 

 

 

 

그 앞에서 종교는 다음이다. 그걸 잊은 종교인들이 모인 단체에 함부로 매몰되지 말라는 것이다. 진짜 재수 없는 인간의 짓거리를 스스로가 하고 있을 수 있다. 가족을 잊고, 친구를 잊고, 추억을 잊고, 오직 하나님 아버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복음주의자, 답 안 나오는 선데이 크리스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경도 읽지 않는 주제에 말이다. 칸트는 보편 법칙을 통해 자유를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모든 인간이 인정할 수 있는 규율을 통해서 말이다. 그 규율은 '인간의 소중함'을 목적으로 한다. 종교인들이 쉽게 잊는 그것 말이다. 이 광신도들아. 

 

어찌 됐든, 내 책장에 칸트가 놓이게 된 기쁨을 말하고 싶다. 나는 읽지 않는 책은 이제 모조리 버리고 있다. 이해되고 다시 읽을 책만 남겨놓고 있다. 나는 칸트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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