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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도올 김용옥의 '난세일기'를 읽으며

by 하 루 살 이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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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씹는다.



도올 김용옥의 글은 쉽다.
결코 어렵지 않다.

나는 그의 책을 대부분 읽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어렵다고 느낀 적이 없다. 오히려 철학의 어려운 말들을 한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가볍지 아니하게,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만 아니라 강연도 그러하기에 그의 강연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다.

그래서 도올 선생께서 이번 책 난세일기에서 본인의 글이 어려운 것이 아니한가 고민하는 것을 보고 내가 그의 전시회에 가서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람들이 선생님의 책이 어렵다 하는 것은 치켜세우는 표현식에 불과할 수사일 뿐이지 결코 한국인이 이해하고, 선생과 독자와의 소통함에 불편을 끼치는 문장들이 아니라고.





도올 김용옥 선생의 철학은 한마디로 말해 몸 Mom 철학이다. 하이데거의 존재의 철학도 이 안으로 포섭된다.

우리의 현 몸을 벗어나 무엇을 말한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랴. 내가 피부로 느끼고, 감정으로 느끼는 이 느낌의 기적적 사건 외에 무엇이 중요하다 말할 수 있는가. 조직도, 사회도, 국가도, 세계도, 나라는 존재 없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께서도 말씀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막 8:36

For what shall it profit a man, if he shall gain the whole world, and lose his own soul? Mark 8:36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한가라는 말씀을 또다시 영적으로만 해석하게 되면 많은 오류들이 발생한다. 하나님 나라는 먼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안에서 이뤄져 가는 것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 난세일기에서 강조하는 '나는 씹는다'는 것도 그러하다. 보이지 않는 생명이 씹는 활동이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것이다. 이 생명의 유지를 위해 몸은 배고픔을 느끼고 음식을 찾는데 그 첫 관문인 입에서 턱의 움직임을 통해 음식을 고르게 하며 침과 함께 위로 보내주는 행위가 나타난다.

이게 고장 나면 결국 호스를 몸 어딘가에 연결해 병원에 누워있어야 한다.

정상적인 인간의 삶은 결국 먹는 행위의 자연스러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건강한 삶도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결국은 어떻게 먹느냐, 무엇을 먹느냐, 얼마나 먹느냐에 달려있으며 사색하는 삶도, 소통하는 삶도, 부유한 삶도 모두 이 정상적인 먹는 행위의 보장이 좌우한다고 봐야 한다.



사진 출처 JTBC / https://mnews.jtbc.co.kr/News/Article.aspx?news_id=NB11186854


이런 철학을 어찌 어렵다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철학을 이해 못 하는 자신이 스스로를 오히려 돌아봐야 한다.  이번 도올 김용옥의 난세일기는 그것을 깨우치고 있다.

기독교인들이여. 죄사함의 진리도 살아있을 때나 깨닫는 것이다. 믿음의 사건도 죽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성경의 위대함을 안다면 평생에 읽어야 할 텐데, 제발 건강함을 빼먹고 말하지 말라. 건강해야 하는 것도 신앙의 제1 원칙이다.



존재의 근원을 씹음으로 볼 때, 우리가 끊임없이 반추해야 할 삶의 조건은 자구구실이다. 즉 입안에 채워 넣는 것(자구)을 끊임없이 반추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무엇을 위하여 나는 입을 채우고 있는가, 그 소이연을 스스로 탐구해야 한다는(구실) 것이다.

난세일기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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