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tegorie506

'그린북' 차별을 이겨낸 천재 피아니스트 "그는 다윗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용기와 도전만큼은 분명 다윗의 것이었다." 늦은 밤에 노트북을 열었다. 다음 주는 크리스마스다. 누군가에겐 지독한 외로움이 기승을 부리는 날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반대로 절정의 행복이 가득한 날이 될 것이다. 그 차이를 나누는 기준은 다른 것 없다. 바로 가족이다. 그리고 친구. 나를 너무나 잘 알고, 나도 그를 너무나 잘 아는 그런 친구 말이다. 같은 추억만 아니라 서로 떨어져 지냈어도 각자 쌓아온 추억마저 너무나 비슷한 구석이 많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이야기가 이어지는 그런 친구. 가족은 나면서부터 주어지는 것이기에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면 방금 말한 친구는 살아가면서 의도치 않게 내 옆에 서있는 이기에 가족과 다를 게 전혀 없으며 그렇.. 2019. 12. 21.
도올 김용옥의 '마가복음 강해' 사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를 읽은지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한 권의 책을 완독한 후 한참 시간이 지나버리면 책에 대한 대략의 감상평은 가능해도 내용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어렵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에 대한 강렬한 인상 덕이라고 할까, 쉽게 지워지지 않는, 도올이 마가복음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 사유로 이번 포스팅을 남기기로 했다. 이 책은 600페이지가 넘는다. 도올 선생 스스로도 이 책을 집필하는데 2년이 꼬박 걸렸다고 할 정도다. 그 양이나 깊이에 있어서 상당히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매우 진지하고 집중력 있게, 그러면서도 매우 즐겁게 읽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최근 광화문과 청와대 근처에서 마이크를.. 2019. 12. 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올해 최고였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알 파치노, 커트 러셀 등. 이런 초호화 캐스팅의 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배우들이 총 동원된 영화라서 당연히 나는 영화관을 찾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보통 영화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영화의 줄거리를 간소하게나마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가는 데 이 영화는 일부러 어떤 정보도 없이 영화관의 자리에 앉았다. 그러니까 왠지 모를 불안감이 스며들었는데, 그것은 보통 반복적으로 해오던 행동이나 일이 아닌 생소한 행동이나 일을 하게 될 때 오는 불안감이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보통 사람들은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던가. 이런 사소한 것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영.. 2019. 9. 28.
김영하 산문집 '여행의 이유' 부모님과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제주에어 비행기 안. 앞 좌석에 써붙인 안데르센의 문구가 잊을만하면 눈에 읽혔다. 모든 죄석 뒤에 적힌 글이 전부다 같았다. 항공사가 작정하고 고객 머리에 입력하려고 한 것 같다. 여행은 당신을 젊어지게 하는 샘이다. 동화작가로만 알던 안데르센이 이런 글도 썼나 싶었다. 그 날따라 비가 와서 육지로 착륙하려는 비행기는 흔들렸다. 나는 과거 극렬하게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모두 소리지르고 기도하는 승객들의 모습이 너무 웃겨 그 안에서 유일하게 웃어버린 사람이었다. 그 기억이 있었는데 그만 이번엔 약간의 흔들림에도 그놈은 자만심이 흔들리는 걸 경혐했다. 나도 별 수 없구나 생각햏다. 너무 오랜만에 비행기를 탄 것이다. 여행 자체도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돌아와 읽은 김영하 .. 2019. 8. 4.
휴가철 읽을 책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호주머니 속의 축제' 두껍지 않고 고지식하지도 않은, 그러면서 흔한 일상을 말하면서 그 안에 삶의 심오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헤밍웨이의 작은 책이 있는데, 제목하여 '호주머니 속의 축제'다. 이런 책이 좋은 것은 첫째로 작고 얇기 때문에 어딜가든 불편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뿐 아니라 대가들의 대작들과 달리 한 대가의 조촐한 일상 속의 고민과 실수, 후회, 게으름과 도박에도 빠지고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사투,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조금은 유치하고 숭고하게 그려 우리에게 고백하기 때문에 값진 것이다. 그래서 나의 생각은 안도하게 된다. 더 나아가 자신감을 얻는데 '대가도 별거 없네'하며 묘한 미소를 얼굴에 머금는다. 나를 꾸짖는 소모전을 잠시 멈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육체와 날들, 시간의 휴가 속에서 되찾게 되는 정신.. 2019. 7. 27.
요세푸스 유대전쟁사 : 예루살렘 함락사 여기에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서술하려 한 남자가 있다. 그의 다짐은 '요세푸스 : 유대전쟁사(예루살렘 함락사)' 마지막 한 구절에 들어있다. "저자의 유일한 의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의 전달에 있었음을 분명하고 담대하게 말할 수 있다."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다. 정확히 말하면 역사란 사실의 해석이다. 다시 말해 역사란 사실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오직 누군가의 시야에 담긴 역사는 해석에 의해 재창조된다. 그래서 역사는 매우 주관적이다. 사실에 근접한다 할지라도 사실에 가려진 진실은 파편화되어 산화된다. 산화의 흔적만이 우리가 역사의 기술을 통해 발견되는 사실의 지문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 지문의 발견에도 우리는 결국 역사적 실체를 만날 수 없다. 이미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기 .. 2019. 7. 11.
넷플릭스 볼만한 영화 '컨트롤러' 영화 '컨트롤러' 넷플릭스에 공개된 볼만한 영화 중 하나다. 맷 데이먼의 주연으로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의 친구 안소니 마키가 영화의 '컨트롤러'로 나온다. 그의 과거 연기를 보는 쏠쏠한 재미도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다. 이 영화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우연'이 있을까. 요즘따라 이런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혼란한 마음이다. 과연 우연이란 무엇일까. 영화 컨트롤러는 이것을 말한다. 우선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의 상원의원이 되려는 정치인. 그는 최연소 하원의원이 됐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정치에 나서면서 구설수에 오를만한 치기어린 과거 행동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상원의원이 당선되는 것이 확실시되는 시점에서 또 과거가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선거에서 패배하고 패배 수락 연설을 하는 .. 2019. 7. 7.
스파이더맨 파프롬홈 나름 괜찮았다 스파이더맨 파프롬홈을 보면서 역시 마블 시리즈는 처음부터 즐기던 사람만이 제대로 이해하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구나 싶었다. 중간중간마다 영화의 흐름을 점프하는 듯한 생소한 인물들과 그들의 대사가 나온다. 그 내용들은 분명 그 전의 마블 시리즈 중 스파이더맨과 전혀 다른 종류의 마블 시리즈에 나온 내용과 이어진다. 때문에 그 영화들을 보지 않았다면 분명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어떤 장면에서는 누군가는 웃는가 하면 누군가는 웃지 못하는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스파이더맨 파프롬홈은 대체적으로 영화가 재미있었다. 영화의 긴장감도 그러했고, 최근의 증강현실이 이슈가 많이 되고 있는데, 영화가 '현실과 가상의 대결'이라는 소재를 쓰며 현실감을 높인 점도 훌륭했다. 그리고 최근 어벤져스 엔드게임.. 2019. 7. 7.
인사이드맨은 유대인 영화다 2006년 개봉작 인사이드맨. 범죄, 스릴러 영화이자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은행 강도를 그린 영화다. 사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컨셉만 보면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은행 강도라는 뻔한 스토리에 관객이 반응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뻔한 스토리에 예상을 벗어나게 하는 한 요소를 첨가했다. 바로 '유대인'.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 강도가 발생했지만 아무런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고 아무런 재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가 가면을 썼기에 경찰은 누가 범인인지 끝내 알아낼 수 없었다. 그랬기에, 서장이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범인은 사라졌고, 은행은 털리지 않았고,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어. 그럼 됐잖아. 덮어." 하지만 이를 담당한 형사키스 프레지어(덴젤 워싱.. 2019. 6. 24.
존윅3 파라벨룸, 4탄도 나온다 존윅3를 보고 느낀 것은 '존윅 시리즈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실 존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키아누 리브스의 액선 때문이었다. '주인공이니까 당연히 죽을 수 없다'는 원칙을 넘어 키아누 리브스이 액션은 그야말로 레전드가 활약하는 액션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번 존윅3에서도 당연히 그랬다. 적들도 그와의 목숨을 건 결투를 '영광'이라고 표현했으니 말이다. 레전드의 화려한 움직임을 보면 아무리 영화지만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존윅3에서 나온 액션을 유심히 보면 유도의 기술이 유난히 많이 나타났다. 상대방일 여러 동작을 통해 매치는데 유도를 배운 입장에서 보면 키아누 리브스의 동작은 완벽한 유도의 움직임을 담아내고 있었다. 수년 간 수련한 유도인처럼 움직였는데 정말 많이 .. 2019. 6. 23.
도올 김용옥 '우린 너무 몰랐다'…제주4·3과 여순 민중항쟁 모든 문제는 여수·순천 지역의 민중이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그들에게 가해지는 모든 폭력적 체제에 저항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1만5천 명 이상의 학살로써 국가가 대응했다고 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만행이다. 도올 김용옥 '우린 너무 몰랐다' p.302 도올 김용옥 선생의 '우린 너무 몰랐다'를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과거 그가 광주에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동아시아 30년 전쟁사에 대해 강의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강의에서 그가 한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해방 직후부터 6.25라는 비극적 전쟁 전까지의 역사. 그 역사를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의 무조건 항복 라디오 방송으로 해방된 직후와, 한국전쟁 전까지 5년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 2019. 6. 6.
용산 아이맥스에서 두 번 본 어벤져스 엔드게임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 직후 2D로 영화관에서 봤지만, 지인이 보내준 아이맥스 기프트표가 있어서 여운이 가시기 전에 한 번 더 봐야겠다 싶어 용산 CGV 아이맥스관으로 향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이미 천만 관객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맥스 관의 자리는 평일, 주말, 낮, 밤, 새벽 시간을 가리지 않고 거의 대부분이 차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영화 타임이 거의 다 되었을 때 모바일 앱에서 확인하니까 누군가 예매 취소를 한 덕에 뒷쪽 자리가 생긴 것을 바로 예매했고 볼 수 있었다. 들어가기 직전에는 아예 맨 뒷자리가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예매 취소는 영화시작 15분 전에야 가능하기에 그냥 볼 수밖에 없었다. 아이맥스관에 들어갈 때 역시 3D관이라 안경을 받고 들어갔고, 화면은 생각.. 2019.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