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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스라엘 여행 30

파도 치는 갈릴리 바다 갈릴리 바다를 가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토록 평온한 바다를 본 적이 없다.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평온은 아무리 걸어도 힘들지 않을 경사로 바다와 맞닿아 있었다. 그곳에는 나와 같은 기독교인들이든, 가톨릭인들이든 예수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다를 향해 걷고 있었다. 나는 2천 년 전 예수의 말씀을 떠올렸다. 가난한 자들을 향한 그 음성도 바다를 보며 느끼고자 했다. 민중이 기진해 돌아가지 않도록 음식을 축사하고 나누어 주던 그 기적의 사건까지도 나는 오감으로 기억하고자 했다. 그 위대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유튜브에 그 평온한 곳의 파도치는 곳을 생동감 있게 잡은 영상을 발견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jGMXPcGp3Y&t=37 예수가 '잔잔하.. 2022. 8. 7.
하늘에서 본 이스라엘 2017년 2월 나는 이스라엘을 여행했다. 약 8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창가에 앉아 하늘에서 보이는 이스라엘을 찍었다. 그 사진들을 오랜만에 보면서 포스팅을 하나 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정리하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다. 나는 비행기에 올라 이륙하기 직전 벤구리온 공항을 찍었다. 초대 수상의 이름을 따서 만든 벤구리온 공항. 우리는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공항 이름을 짓지 않지만 그들은 초대 수상의 이름으로 공항을 만들었다. 그들에게 벤구리온은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이다. 우린 그런 시도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초대 대통령에게 문제가 많았으며 현재 정치적 좌우 진영도 첨예하게 갈라져 있다. 그런 점들이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의 차이를 만드는 것 아닌가 싶다. 드디어 하.. 2021. 7. 15.
이스라엘 여행 마음가짐 이스라엘은 작지 않다.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뿐이다. 2018년 2월 이스라엘을 7박 8일간 여행하며 이런 점을 알았다. 이스라엘이 '강원도 크기만 하다'라는 말이 많지만 안 가본 자들의 말일뿐이다. 나도 숫자적 정보만 있다 보니 이스라엘을 작은 나라로만 여겼다. 그러다 보니 여행 코스를 짜는데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숙소를 정하는데 나는 텔아비브 한 곳에만 정했다. '어차피 작은 나라인데 왔다 갔다 하지'라고 생각한 게 실책이었다. 너무 많은 시간을 도로 위에서 썼야만 했던 것이다. 텔아비브에서 갈릴리 호수까지 상당한 거리였다. 거기서 하이파를 거쳐 다시 텔아비브로 돌아오는 단순한 여행도 순탄치가 않았다. 그 유명한 하이파 항구에 도착했을 땐 해질 녘이었다. 최남단 에일랏은 가지도 못했.. 2021. 6. 27.
예루살렘을 여행하며 예루살렘은 어떤 도시일까. 가끔 노래 가사에서 흘러 나오는 예루살렘은 사람들에게 뜻 모를 무언가를 전달해주는 것 같다. 인간은 무엇일까. 나란 누구인가.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이란 내일의 삶이 더 잘 되길 바라며 잠드는 존재라고. 동물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많을 테지만 나는 이 차이를 강조한다. 우리는 이 희망을 바라며 잠들길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종교라는 걸 만들어 냈을 수 있다. 영원히 잘 되고 싶은 마음. 바로 영원성이다. 이 영원성을 종교는 말하지 않던가. 죽음의 끝 어딘가에서 눈을 떴을 때를 인간은 고민한다. 영원성은 인간만이 가진 특별함이다. 그 영원성의 힘이 만들어낸 도시가 예루살렘일 것이다. 이 도시의 역사는 이 힘 아래서 300.. 2018. 8. 27.
텔아비브 여행의 묘미 이스라엘에서 가장 상업화되고 가장 개방적이라고 알려진 도시 텔아비브. 지금와 와서 생각해보면 텔아비브는 나에게 이스라엘이 어떤 나라인지 가장 상세하고 명확하게 알려준 도시가 아닌가 싶다. 이스라엘에 도착한 첫날 새벽.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나는 숙소가 있는 텔아비브로 향했고, 다음날이 숙소 체크인이라 그날 새박 어둠에 휩싸인 텔아비브에서 차를 몰고 다녀야했녔다. 나는 갈 곳이 없었고, 연락할 사람도 없었다. 그저 도시를 돌아다니며 주차하고 잘 곳을 찾는 가진 것 없는 여행자였다. 결국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는데 그곳이 하필 텔아비브였던 것이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그곳은 당혹스러움마저 완벽했다. 2000년 전 베드로는 지중해 해안 도시 욥바에 머문 적이 있다. 그는 시몬 피장의 집에 있었다. 그곳에서 광.. 2018. 8. 27.
이스라엘 야드바솀 방문기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에는 야드바솀 Yad VaShem 이라고 불리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있다. 이스라엘 박물관과 쌍벽을 이루는 이스라엘 최대의 박물관이라고 보면 좋다. 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른 박물관이다. 이스라엘 박물관이 고대 전통 이스라엘을 소개하는 곳이라면 야드바솀은 홀로코스트를 있는 보여주는 장소이다. 개인적으로 이 야드바솀을 방문했던 기억이 더욱 선명하다. 많은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몇 장의 사진은 남겼다. 돌아오고 나서 더 많이 찍어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스라엘 야드바솀에 들어오면 처음에 보이는 곳이 직삼각형 구조형 건물이 나온다. 그 처음 벽면에 홀로코스트를 겪었던 유대인 사진들이 나온다. 이때부터 이곳을 방문하는 유대인들과 관광객들은 숙연해지고 무엇이든 자제할 준비가 된 사람들의 .. 2018. 7. 4.
유대인에 관하여 유대인에 대해 무엇을 말할 것인가. 한국 언론 대다수는 유대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댓글을 보면 대다수 한국인이 마치 유대인을 혐오하는 것 같아 보인다. 물론 댓글만으로 여론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침묵하는 다수가 오히려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댓글의 형식 만으로 한국인들이 유대인에 대해 적대감을 가졌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댓글을 유발하는 기사들이 무분별하게 남발되는 걸 보면 국내 언론의 시각이 유대인에 곱지 않다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말한다. 유대인을 향해 살인자라고. 인권 탄압자라고. 그렇게 비판하고 지적한다. 과연 그럴까. 내가 알고 있는 유대인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들의 역사를 함부로 평가하면 안 된다. 그 험난한 역사를 알면 현실의 복잡.. 2018. 6. 5.
예루살렘 여행 그리고 생각 "겨울밤에 예루살렘의 건물들은 검정색 배경 앞에 얼어버린 회색의 형상처럼 보인다. 억눌린 폭력을 잉태하고 있는 풍경. 예루살렘은 때로 추상적인 도시가 된다. 돌과 소나무, 그리고 녹슨 쇳덩이들."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의 '나의 미카엘' 아모스 오즈는 예루살렘을 음울하고 침울한 분위기로 자주 표현했다. 그에게 히브리어는 깨지기 쉬운 도자기였다.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 불안한 미래. 유대인은 언제 어디서나 이방인이었고 고국 땅에서조차 그들에게 외쳐진 목소리는 '민족 말살'이었다. 민족 말살. 유대인을 이 땅에서 쓸어버리겠다는 그 협박과 경고의 목소리. 유대인은 조용히 다시 당할 수만은 없었다. 팔레스타인과 유대인의 끝날 길 없어보이는 갈등은 역사는 참으로 어렵고 복잡하기 그지 없다. 예루살렘 하면 .. 2018. 5. 26.
이스라엘 여행이 남긴 것들 지금까지 쓴 이스라엘 여행기에서 다 못 쓴, 공개하지 못한 사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진들을 일단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를 열었다. 이스라엘 여행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척박하고 황량한 땅. 무질서해 보이는 도시. 밤이면 강한 추위가 엄습하고 낮이면 더위에 살갖이 타들어간다. 가늠하기 어려운 변화들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북쪽의 이스라엘은 굉장히 비옥했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모래와 돌덩어리들로 덮인 광야가 끝없이 펼쳐졌다. 지도로만 봤을 땐 작은 땅덩어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마주친 이스라엘은 굉장히 크고 넓은 땅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가끔 온화하면서 언제나 무서운 기운이 그 땅에 서려있었다.. 2018. 5. 25.
이스라엘 박물관 방문기 ② 성경은 역사다 이스라엘 박물관 방문기 ② 성경은 역사다 이스라엘 박물관 야외와 내부에는 다양한 조각품들이 있다. 아래 사진은 마치 오랜 시간 광야를 걸어가다 지쳐버린 한 남자의 형상을 표현한 것 같다. 예술가들은 인간의 희열과 환희보다 좌절하는 인간의 고통에 더욱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를 통해 어쩌다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우리의 처지를 고민하게 한다. 예술품에는 답은 없지만 그래도 생각은 하게 한다. 과연 하루를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보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움과 불신, 오해와 증오는 어디에서 비롯됐단 말인가. 그렇게 살지 않아도 사는 건 언제나 힘든 것인데. 예술은 불행한 인간에게서 시작한다. 이스라엘 박물관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여진 고통받는 한 남자 앞에서 나는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2018. 2. 11.
이스라엘 박물관 방문기 ① 성전 모형을 둘러보며 이스라엘 박물관 방문기 ① 성전 모형을 둘러보며 이스라엘 여행 중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박물관 방문기다. 나는 예루살렘을 둘러보고 저녁이 다 된 시간 박물관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박물관 직원이 문 닫을 시간이 거의 다 됐다며 1~2시간 정도만 볼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그래도 어떠랴. 나는 이스라엘에 있고 이런 기회는 흔치 않는 법. 표를 끊고 들어갔다. 다시 오면 되는 것이니까. 여행이 즐거운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무작정 내키는 대로 하는 것.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따라 움직인다. 항시 계획적이어야 하고 스케줄에 따라 사는 삶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나는 점점 어두워가는 박물관을 여유로운 보폭으로 거닐었다. 그런 와중에 이스라엘 박물관이 엄청 크다는.. 2018. 2. 9.
예루살렘 무덤가를 거닐면서 사람은 죽는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우리는 왜 신을 믿는가. 우리는 왜 신을 찾는가. 바로 영원성 때문이 아닐까.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영원히 사는 것에 대한 열망으로 신을 갈구하는 것이 아닐까. 이스라엘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감람산의 무덤 사이를 한참이나 걸어 올라갔던 경험이다. 유대인의 죽음. 성경 에스겔에서 선지자 에스겔이 뼈들이 살아 움직여 거대한 군대가 되는 환상이 떠오른다. 생기가 그 군대에 들어가는 장면들. 나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나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으니까. 이스라엘 민족은 독특하다. 돌무덤을 만들고 그 위에 돌맹이를 올려 놓는다. 죽은 자를 이렇게 기린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했으나 물을 길 없어 그저 바라봤다. 누군가의 무덤에서.. 2018.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