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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스라엘 여행

이스라엘 여행이 남긴 것들

by 하 루 살 이 2018.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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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쓴 이스라엘 여행기에서 다 못 쓴, 공개하지 못한 사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진들을 일단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를 열었다. 


이스라엘 여행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척박하고 황량한 땅. 무질서해 보이는 도시. 밤이면 강한 추위가 엄습하고 낮이면 더위에 살갖이 타들어간다. 가늠하기 어려운 변화들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북쪽의 이스라엘은 굉장히 비옥했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모래와 돌덩어리들로 덮인 광야가 끝없이 펼쳐졌다. 지도로만 봤을 땐 작은 땅덩어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마주친 이스라엘은 굉장히 크고 넓은 땅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가끔 온화하면서 언제나 무서운 기운이 그 땅에 서려있었다. 

여행의 하루하루는 다양했고, 독특했으며, 극도로 다변했다. 


그 모든 변화의 가능성을 다 보지 못했다. 그만큼 돌아오는 길에 아쉬움이 컸다. 언제 다시 가볼 땅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멀리 보이는 황금돔 사원. 

저녁 시간이면 이슬람의 아잔 소리가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울린다. 그 옆의 통곡의 벽에선 이른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유대인들의 기도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와 함께 멀리 교회 종탑이 이 소리들에 뒤섞여 불안하고도 불운한 평화가 예루살렘의 성벽을 채워간다. 


종교란 무엇일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믿음, 그것을 두고 두 민족이 피의 전쟁을 벌인다. 참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 예루살렘은 그것을 고민하게 하는 도시다. 


이스라엘 땅을 두고 수십년 간 아랍과 이스라엘은 목숨을 다해 싸웠다. 유대인에겐 이 땅마저 빼앗긴 채 무자비한 디아스포라를 다시 겪을 수 없었다. 아랍인은 1평조차도 유대인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 


이 땅이 대체 무엇이기에..







1948년 독립 전후 시기를 거쳐 유대인들이 유럽에서 처절한 고통을 겪고 이 땅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 앞에는 평화보다 절망적 미래만이 펼쳐졌다. 편안함보다 불행함이 많았고, 그럼에도 그들은 신의 섭리를 찾아갔다. 그들 앞에 펼쳐진 땅은 거칠고 굶주림은 넘쳐났다. 아랍의 위협은 예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차라리 이스라엘을 분할하라는 당시 유엔의 의견을 분노와 좌절 속에서도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더 이상 유대인들은 그 어디에서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땅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상의 땅을 반절이나 내주더라도, 심지어 유대인의 심장인 예루살렘을 반으로 쪼갠다 할찌라도, 주어진 땅의 가치가 전혀 없더라도 그래서 받아들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랍은 분할을 거부했다. 그리고 전쟁을 일으켰다.결국 유대인에게 땅만 아니라 전쟁의 명분까지 모두 빼앗긴 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갇히고 말게 된 것이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많은 부분을 보지 못했다. 

남은 시간 최대한 많이 보고 싶어 해가 뜨기 무섭게 일어나 렌트 카에 올랐지만 역부족이었다. 남쪽 사막과 홍해바다, 그 유명한 베들레헴도 보지 못했다. 나사렛에선 너무 짧은 시간이 허용됐다. 엘리야의 흔적이 있는 하이파 항구는 너무 늦게 도착해 차가운 바다에서 해가 지는 모습만을 감상해야만 했다. 


야밤에 지중해 해안을 따라 텔아비브를 갈 때 죽음처럼 어두은 바다 저 끝 수평선 그곳에 남은 얇은 붉은 선이 꽤나 지속되는 걸 보며 나는 심한 고독감을 느꼈고,  상황이 어찌나 무겁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 모든 기억들. 






여행하며 유대인 친구 한 명을 사귀지 못했다이 가장 아쉽다. 기회는 있었으나 잡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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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관련 포스팅(클릭 후 이동)

이스라엘 박물관 방문기 ② 성경은 역사다

이스라엘 땅에 사는 유대인을 바라보며

나만 알고 있는 예루살렘 주차장

통곡의 벽 앞에서 노래하는 유대인 영상

텔아비브 시장을 둘러보며

갈릴리 호수 그 잔잔함에 관하여

나는 홀로 이스라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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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진지한 대화 한 번 나누지 못해 아쉽다. 언어도 문제였고 용기도 부족했다. 다음에 간다면 좀 더 용기를 내야겠다. 그들의 신앙, 신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성경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 내가 읽은 성경의 깊이를 그들을 통해 다시 한번 검토해보고 싶다. 


이스라엘. 다시 가보는 그날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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