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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스라엘 여행

이스라엘 박물관 방문기 ① 성전 모형을 둘러보며

by 하 루 살 이 2018.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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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박물관 방문기 ① 성전 모형을 둘러보며


이스라엘 여행 중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박물관 방문기다. 

나는 예루살렘을 둘러보고 저녁이 다 된 시간 박물관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박물관 직원이 문 닫을 시간이 거의 다 됐다며 1~2시간 정도만 볼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그래도 어떠랴. 나는 이스라엘에 있고 이런 기회는 흔치 않는 법. 표를 끊고 들어갔다. 다시 오면 되는 것이니까. 여행이 즐거운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무작정 내키는 대로 하는 것.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따라 움직인다. 항시 계획적이어야 하고 스케줄에 따라 사는 삶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나는 점점 어두워가는 박물관을 여유로운 보폭으로 거닐었다.


그런 와중에 이스라엘 박물관이 엄청 크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안에 전시된 것들은 너무나 훌륭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이키는 유적품들이 많았다. 나는 다시 날을 잡았다. 그리고 여유를 가지고 이스라엘 방물관은 샅샅이 돌아다녔다. 그게 그렇게 나에게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유대인은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박물관에 옮겨다 놓았다. 과거를 현재의 이야기로 풀어낼 줄 아는 민족다웠다. 성서의 이야기도 그렇다. 스토리 형식의 텍스트는 그 자체만으로 박진감 넘치고 교훈적이며 생명력이 넘친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 성서를 끊임없이 읽고 연구하며 그 안에서 신의 존재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 성서의 구절을 따라 그들은 과거를 발견해냈다. 


위 사진에는 그래서 이런 성경 구절이 적혀있다. 


"And there they anointed David King" 

Ⅱ Samuel 2:4


"유다 사람들이 와서 거기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사무엘하 2:4


이스라엘은 성서 구절 하나로 이 기록물에 담긴 모든 해석을 대신했다. 그랬기에 더욱 내용이 깊어보였다. 그들의 초대 왕 다윗을 기록한 이 돌에는 예루살렘의 첫 수도화를 한 다윗을 떠올리게 했다. 성서는 다윗을 통해 다시 오실 유대인의 메시아를 설명한다. 그들에겐 다윗은 과거를 통과해 지금도 미래를 기다리게 만든다. 



그들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미래를 기다린다. 



이스라엘 박물관의 상징인 흰 둥근 지붕으로 보이는 '성서의 전당'이다. 


이 전당은 '빛의 아들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안에는 과거 쿰란에서 발견된 사해 문서들이 전시돼시 돼 있다. 유대인과 기독교인에게 아주 귀한 장소이다. 




성서의 전당은 어릴적부터 알고 있었다. 어린 시절 낡은 책장에 꽂혀 있던 이스라엘 여행 책자 속에도 흑백사진으로 성서의 전당이 나와 있었다. 그 사진을 보고 또 봤던 나였다. 특별한 이유도 없었지만 항아리 모형의 지붕 모양이 너무나 인상적으로 보였다. 




성서의 전당 안에는 사해 문서들이 전시돼 있었지만 사진은 촬영 금지였다. 


성서의 전당 밖으로 나오면 2000년 전의 예루살렘 성전과 그 주변이 모형이 전시된 장소가 나온다. 



과거 예수 시절의 성전과 당시의 예루살렘 모습이라고 한다.






이 모형을 보면 지금 남아있는 '통곡의벽'을 기준으로 2000년 전의 제2성전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저 부분이 지금 남아있는 통곡의 벽이다. 




지금 남은 통곡의 벽도 어마어마한 크기다. 


이를 통해 보면 2000년 전의 로마군에 대항해 일어났던 이스라엘 민족의 대항이 얼마나 컸는 지 알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을 무참히 짖밟고 성전을 무너뜨린 로마의 잔혹함이 당시 어떠했을 지 상상할 수 있다. 


성경에는 성전을 가리켜 이런 말씀이 나온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와서 가실 때에 제자들이 성전 건물들을 가리켜 보이려고 나아오니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로나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리우리라


마태복음 24:1~2





역사는 이 말씀대로 서기 70년 로마 티투스 장군에 의해 이토록 거대한 성전이 무너졌다. 


당시 한국은 고조선 말기였다. 삼국시대도 있기 한참 전의 일이다. 유대인은 그토록 까마득한 과거에 이런 거대한 성전을 짓고 신을 향해 예배를 드린 것이었다. 













이 검은 대리석 벽은 어둠의 아들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성서의 전당이 빛의 아들들이기에 대비적으로 이 상징물이 세워졌다고 한다. 


사실 한국 사람에게 박물관은 참 지루한 장소 중 하나일 것이다. 어릴 적 수학여행을 가면 박물관 방문이 그렇게 재미없고 지루할 수가 없었다. 아마 우리는 과거가 현재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삶이 과거와 너무나 이질적이다보니 박물관은 우리에게 있으나마나한 과거의 전시물에 불과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달랐다. 그들은 기록의 민족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배우고 미래를 기원한다. 이스라엘 박물관에서 나는 유대인이 과거의 기록을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 민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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