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통곡의 벽. 예루살렘 올드씨티 서쪽 일부라 여겨 '서쪽벽(Western Wall)'이라 부르고, 유대 슬픔이 서린 곳이라라 통곡의 벽Wailing Wall)이라고 부른다.
예루살렘 성벽 안에 위치한 통곡의 벽에 도착했다. 도착하기 전에 검색문을 지났다. 예루살렘 올드시티는 4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 통곡의 벽은 유대 구역 안에 있다. 유대인 검문 검색을 통과해야 이 곳을 볼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가지나 공통된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이 우리를 여행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예상치 못했는데,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떠올랐다.
여자 아이가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과 완전히 다른 곳에 도달했을 때 느꼈던 묘한 그 기분.
신의 영역에서 사는 그들의 삶도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 하지만 내가 사는 세상만 존재하진 않는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알게 됐을 때 깨닫게 되는 것.
내가 너무 내 주변 문제만 집착하고 살았구나.
내가 모르는 세상은 넓구나.
이런 생각들이 지겨운 일상에서 잠시 우리를 놓아준다.
통곡의 벽에 도착한 순간 전율이 일었다. 나와 전혀 다른 민족. 그들은 내가 알 수 없는 언어 히브리어로 쓰인 책을 들고 온 정성과 힘을 다해 외우고 읊고 읽었다. 슬픈 모습으로 기도했다. 이 광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성벽은 살아있는 역사다. 유대 민족의 디아스포라는 이 통곡의 벽에서 시작했다. 그 기간이 2000년을 이어갔다. 유대 민족을 정신적으로 묶어 하나가 되게 하는 성전이 이 통곡의 벽 위에 건립됐었다. 하지만 이 성벽은 타민족에 의해 처절하게 무너졌다. 서기 70년 로마 티투스 장군은 거대한 성벽을 무너뜨리고 성전 일부인 성벽을 남겼다고 한다. 유대 민족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서였다. 그 정신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서였다. 성전이 무너지는 것을 본 유대인은 전 세계로 흩어진다. 그 기간이 2000년이다.
그 길고 긴 홀로코스트의 세월, 이 민족은 이 성벽에서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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