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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스라엘 여행

이스라엘 여행 마음가짐

by 하 루 살 이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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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작지 않다.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뿐이다. 

 

2018년 2월 이스라엘을 7박 8일간 여행하며 이런 점을 알았다. 이스라엘이 '강원도 크기만 하다'라는 말이 많지만 안 가본 자들의 말일뿐이다. 나도 숫자적 정보만 있다 보니 이스라엘을 작은 나라로만 여겼다.  그러다 보니 여행 코스를 짜는데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숙소를 정하는데 나는 텔아비브 한 곳에만 정했다. '어차피 작은 나라인데 왔다 갔다 하지'라고 생각한 게 실책이었다.

 

너무 많은 시간을 도로 위에서 썼야만 했던 것이다. 텔아비브에서 갈릴리 호수까지 상당한 거리였다. 거기서 하이파를 거쳐 다시 텔아비브로 돌아오는 단순한 여행도 순탄치가 않았다. 그 유명한 하이파 항구에 도착했을 땐 해질 녘이었다. 최남단 에일랏은 가지도 못했다. 만약 숙소를 남, 북 두 곳에 정해 돌아다녔다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썼을 것이다.

 

 

 

구글 지도를 보면 이스라엘 최북단 골란고원에서 최남단 홍해까지 직선거리를 그려면 차로 5시간이 걸린다. 472km. 서울역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차로 421km 가는 것보다 훨씬 길다. 이스라엘 남쪽에도 유적지들이 상당히 많다. 솔로몬 시절에 만들어진 채굴장은 여행 다큐에서만 봐도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에일랏은 황색의 사막에 펼쳐진 새파란 바다로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곳에 가는 길엔 광활한 대지가 있다. 

 

 

 

아래 사진 중 첫번째 사진은 갈릴리로 가는 길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때 나는 이스라엘이 비옥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갈릴리 호수로 가는 여정을 3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않았다.

길 위에서, 나는 마치 엘리스의 여행처럼 미지의 곳에 놓여진 기분이 들었다. 기름이 다 떨어져 주유소를 찾는데 나타나질 않았다. 겨우 찾았을 땐 메인 도로를 벗어나야 했다. 외딴섬처럼 놓여진 주유소에서도 나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화성에 온 것 마냥 외질적 기분에 사로잡혔다. 평화로운 대지 위의 작은 주유소엔 중학생으로 보이는 유대인 여자 아이가 카운터를 지켰다.

관광객도 없고, 현지인도 한 두 명 보일 뿐. 나는 푸르스름한 대지를 가만히 바라봤고 바람이 시원한 걸 느꼈다. 이후 이상한 곳으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에 의해 현지인이 아니면 모를 지방 도로를 구비구비 누볐다. 대한민국에서의 일상을 몸만 아니라 정신까지 벗어난, 완전한 자유를 잠시 만끽한 것은 당연하다.  



갈릴리 호수로 가는 길 중간에 차에서 찍은 사진. 이때 나는 이스라엘은 비옥하다고 생각했다.
유대광야 여행 중 찍은 사진. 가로등 하나 없는 것을 보고, 밤에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스라엘을 절반만 보고 왔다. 작다고만 생각해 여행했기 때문이다. 홍해도, 헬몬산도, 골란고원도 보지 못했다. 텔아비브의 지중해와 예루살렘, 유대 광야와 사해는 충분히 봤지만 다른 곳은 못 보고 온 것이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더 효율적으로 그 아름다운 땅을 여행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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