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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맨은 유대인 영화다

by 하 루 살 이 2019.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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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개봉작 인사이드맨. 범죄, 스릴러 영화이자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은행 강도를 그린 영화다. 사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컨셉만 보면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은행 강도라는 뻔한 스토리에 관객이 반응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뻔한 스토리에 예상을 벗어나게 하는 한 요소를 첨가했다. 

 

바로 '유대인'.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 강도가 발생했지만 아무런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고 아무런 재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가 가면을 썼기에 경찰은 누가 범인인지 끝내 알아낼 수 없었다. 그랬기에, 서장이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범인은 사라졌고, 은행은 털리지 않았고,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어. 그럼 됐잖아. 덮어."

 

하지만 이를 담당한 형사키스 프레지어(덴젤 워싱턴)은 그냥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베테랑 형사로서 그가 범인에게 당한 치욕은 그런 류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리 이 사건을 덮기에 충분한 이유가 넘쳐나도 그 치욕은 그냥 덮기에는 그의 화려한 형사의 인생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아집이 결국 밝혀낸 것은 피해자가 무수하다는 것.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자들이 이 은행 뒤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범인은 말하고 싶어했고, 드러내고 싶어했고, 만 천하에 밝혀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1박 2일의 숨막히는 은행 강도 '쇼'가 뉴욕 한 복판에서 진행이 됐다.

 

이 은행장은 2차 세계 대전에서 유대인 친구의 이름을 팔아버리고 그 대가로 나치에게서 그의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받은 재산을 가지고 그는 은행을 차렸다. 그가 이 은행의 금고함에 넣어둔 다이아몬드는 그의 친구의 아내의 것이었고, 피가 서린 보석이었다. 

 

이 은행장은 마지막에 가서 형사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죄를 씻기 위해 수없는 자선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이 은행장은 형사가 온 이유를 잘못 짚었다. 강도의 의도를 잘못 이해했다. '네 것이 아닌 것으로 배불렀으니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너의 배부름을 위해 수용소로 끌려가 잿더미가 됐으니 말이다. 

 

 

이 영화는 결코 뻔한 스토리가 아니다. 유대인 말살 정책에 동조한 사람들이 보고 매우 불쾌하고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 영화다. '양심'이 고동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것마저 은행의 가장 은밀한 금고에 숨겨둘 순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친일파. 나라를 팔아먹고, 민족을 저버린 이들이 대가로 받은 무수한 재산들. 민족의 피가 서린 그 재산들로 자자손손 부를 되물림 받는 이들은 어떤가. 그 세력들이 지금도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그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 대신 우리는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활동해 왔어.'

 

하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네 것이 아닌 것으로 배불렀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죽어간 무수한 영혼들로 배불렀으니 말이다. 죄는 행위로 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범죄는 저질러졌고, 누군가에게 피해는 발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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