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트롤러'
넷플릭스에 공개된 볼만한 영화 중 하나다. 맷 데이먼의 주연으로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의 친구 안소니 마키가 영화의 '컨트롤러'로 나온다. 그의 과거 연기를 보는 쏠쏠한 재미도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다.
이 영화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우연'이 있을까. 요즘따라 이런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혼란한 마음이다. 과연 우연이란 무엇일까.
영화 컨트롤러는 이것을 말한다. 우선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의 상원의원이 되려는 정치인. 그는 최연소 하원의원이 됐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정치에 나서면서 구설수에 오를만한 치기어린 과거 행동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상원의원이 당선되는 것이 확실시되는 시점에서 또 과거가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선거에서 패배하고 패배 수락 연설을 하는 그 순간.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그는 '여자'를 만난다.
그리고 영화처럼 그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헤어진다.
하지만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만날 인연은 어떻게든 다시 만난다는 것. 다음날 아침 7시10분 버스 안에서 다시 그 여자를 만난 것이다. 필연. 그리고 그 여자로부터 전화번호를 받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컨트롤러'. 그들이 나선 것이다.
그들은 이 남자와 여자의 만남을 무조건 망쳐야하는 이들이다. 의문의 존재들. 그의 주변 인간들을 컨트롤하기에 나선 이들은 약간의 컨트롤, 예를 들어 주변 인물들의 생각이나 계획에 약간의 변화를 주며 그들이 원하는 플랜으로 세상을 이끌어 나간다.
영화는 컨트롤 순간에 또 다른 컨트롤을 일으킨다. 멧데이먼이 컨트롤의 순간에 이들을 발견한 것이다. 이들은 계획이 틀어진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네가 본 것을 누군가에게 한 마디라도 하면 너의 기억은 지워진다. 그리고 또 하나. 그녀를 만나지 마라." 그리고 그가 받은 그녀의 전화번호를 그의 눈 앞에서 불태워버린다.
그는 그렇게 잃어버린 우연을 컨트롤러와 헤어지고 난 뒤에도 다시 되찾으려고 하지만 그녀의 이름이 '엘리스'라는 것 외에는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라진 전화번호조차 그의 기억에서 희미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무려 3년 동안 같은 시간, 같은 버스를 타며 그녀와의 우연을 다시 만들려는 것이다. 의문의 존재들 중 한 명(안소니)이 말해준 것, "이 도시에는 900만이 산다. 우리가 막지 않아도 우연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인해 좌절하지 않는다. 그리고 해낸 것이다.
그는 그녀와 그들에게 이 말을 한다.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의 결말은 쓰지 않겠다. 넷플릭스에 넘쳐나는 수많은 영화들 가운데 재밌는 영화를 찾기 힘든 의외 안에서 이 영화는 단연 훌륭한 영화다. 볼 만한 영화로 무조건 추천. 탄탄한 스토리와 유명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살면서 한 번 쯤은 가졌을 법한 바로 그 의문, '우연'에 대해 매우 재미있는 의문을 던지이 있다.
'누군가 내 인생을 컨트롤 하고 있다면?' 신이 있다면,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미래까지 다 알고 있는 신이 있다면. 우리의 삶이 결정돼 있는 것이라면. 행, 불행이란 과연 무엇일까.
영화에 나오는 그 컨트롤러를 우리 삶에 신으로까지 확대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일요일. 내일부터 다시 일이 시작된다. 회사, 상사, 선배, 그리고 나의 일.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일과들.
그 시간, 나는 다른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바라는 것, 내가 하지 못한 것. 아쉬움, 후회, 결정의 순간에 매번 나의 컨트롤러에 의해 내려져야만 했던 선택들. 그 선택들은 나의 바라고 원하는 것과 매번 상치되었던 것이다.
나는 과연 나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영화가 던지는 매우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이 영화는 말한다.
나의 삶을 쉽게 포기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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