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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여행 중 쓴 일기 일기를 손에서 놓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고등학교 3학년 때도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자정이 돼 집에 온 나는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며 일기를 썼다. 군대에서도 그랬다. 여유가 생기기만 하면 손바닥 만한 수첩을 꺼냈다. 그 순간의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쌓여가는 일기는 나만의 역사가 되어 갔다. 이스라엘 여행에서도 나는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어나고 스쳐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놓으려 펜을 들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다. 2017. 2. 24. 금. 08.37. 텔아비브 올드 욥바. 베드로가 광주리 환상을 본 장소. 텔아비브 해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 곳. 어릴 적부터 꿈에나 볼 수 있어 동경의 장소였던 텔아비브. 나는 첫날 늦은 밤 이곳에 도착했고, 떠날 때도 이곳을 방문했다.. 2017. 11. 10.
쳇 베이커 chat baker,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 쳇 베이커,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 "자, 이젠 머물 곳이 없어졌군. 우린 집 없는 사람들이야."쳇 베이커의 책 중 일부. 쳇 베이커 Chat Baker. 나의 20대는 그의 트럼펫 연주와 함께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을 맞고 잠에 들 때까지, 간혹 쳇 베이커의 트럼펫 소리를 듣다 그대로 잠에 들 때도 있었다. 의도적으로 그의 음악을 틀어놓고 잠을 청하기도 했다. 그의 전기는 기이한 천재의 삶을 설명한다. 그의 삶은 영광을 말하지 않는다. 아름답지도 않다. 언제나 텅빈 공간을 떠오르게 하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검은 비가 뿌려진 기분을 연상케 한다. 눈초리는 쓸쓸하고 트럼펫 소리는 이단아스럽다. 그래서 나는 그가 좋았다. 그의 음정은 절망에 빠지기를 반복하는 한 남자를 말하고 있었다. 어딜가도 적응하.. 2017. 10. 16.
일본 도쿄 편의점을 보면 일본 경제가 보인다 일본 도쿄 편의점을 보면 일본 경제가 보인다 일본 도쿄 여행 사진을 정리하다 편의점 사진들이 남은 걸 발견했다. 일본 편의점이나 한국 편의점이나 비슷비슷하긴 했다. 하지만 분명 다른 점들이 있다. 포스팅을 해본다.^^ 일본 편의점의 강점은 아무래도 '제품의 다양성'이라고 보여진다. 일본 편의점을 보면 이 나라의 경제력을 느낄 수 있다. 판매 물건들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편의점 상품을 종류별로 만들어 내고 있다. 삼각김밥부터 껌, 음료수 등 한 상품을 다른 업체가 다양하게 만든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편의점이 탄생한 것도 이에 연유한다. 일본이 경제가 위기라지만 나는 좀 다른 시각이 있다. 일본은 분명 중소기업이 많은 나라다. 편의점에도 잘 드러난다. 일본 편의점에는 입구에서부터 넘.. 2017. 10. 12.
필리핀 인트라무로스의 '성 아우구스틴 성당'에 가다 필리핀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성 아우구스틴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인트라무로스는 앞 글에서도 썼지만 마닐라에 있는 유명 관광지로 '도시 안의 도시'라 불리는 곳이지요. 스페인 점령 당시 유적지입니다. 인트라무로스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필리핀을 정복했던 스페인 사람들을 위해 지어졌다고 해요. 마닐라 대성당, 산티아고 요새, 성 아우구스틴 성당이 가장 유명합니다. 성 아우구스틴 성당은 인트라무로스에서도 가장 크고 웅장하며 고풍스러운 성당입니다. 또 이 성당은 필리핀에서는 최초로 지어진 카톨록 성당이라고 하네요. 1586년 짓기 시작해 1606년 왕공됐다고 합니다. 이 성당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록돼 있습니다. 필리핀에선 바로크 양식 교회로 유명합니다. 특히 .. 2017. 10. 11.
요리스 라위언데이크의 '상어와 헤엄치기', 은행을 파헤치다 요리스 라위언데이크의 '상어와 헤엄치기', 은행을 파헤치다 월가를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이 구호가 역사의 한 챕터로 들어갔다. '그럴 수 있지 뭐' 라고 볼 문제가 아닌데 우리는 그렇게 쉽게 생각한다. 금융은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이 태도는 현실을 보고 싶지 않은, 눈가림에 불과할 수 있다. 불경기 일수록 은행은 유례없는 수익을 올린다. 어떻게 가능할까. 금융위기가 터져 기업들이 줄도산해도 은행은 살아남는다. 은행원 연봉이 업계 1위, 2위를 다투고 있다. 언제나 그랬다. 그들이 돈을 버는 구조가 대체 어떻길래. 뭐 영원히 망하지 말라는 율법이라도 받은 걸까? 아니다. 현실은 이렇다. 국민 삶이 그들의 수익을 담보한다. '국민이 살아있는 한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 그들.. 2017. 10. 6.
코엑스 핫플레이스가 된 '별마당 도서관' 지식·예술 나눔의 장이 된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이색 도서관으로 유명해지고 있는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 다녀왔다. 삼성역에서 내리거나 봉은사로역에서 내려 코엑스 쇼핑몰로 들어가면 쉽게 별마당 도서관을 찾을 수 있다. 별마당 도서관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높은 천장과 거대한 책장이다. 높은 천장 덕분에 답답한 느낌의 도서관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있고 거대한 책장을 보면서 뭔가 압도 당하는 기분도 있었다. 도서관 규모만 총 2800㎡고 책장 높이는 13m라 한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특히 이 책장에 책이 5만권 꽂혀있다고 한다. 디자인적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서재를 갖춰 놓고 사람들에게 책 읽는 기분에 흠뻑 빠지도록 한 것 같다. 특히 별마당 도서관 책들이 대부분 기부를 통해 모여진 것이라 하니.. 2017. 10. 1.
청담동 근처 라이온 카페에서 열리는 금요일 음악회 청담동 맛집 라이온 카페에서 열리는 금요일 음악회 계절이 깊어 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부터 이렇게 추웠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고향에 대한 향수, 혹여 나로 인해 상처받고 떠나가버렸을 이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일어나는 계절이다. 자유를 꿈꾸었다던 샤를 보들레르 Charles Baudelaire가 떠오른다. 보들레르에게 일상은 언제나 끔찍했던 악몽이었다지. 그래서 그의 시 안에서 표현되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 그렇게 컸던 가보다. 자유의지. 일상에서 매번 엄격하게 제한받던 그 자유의지를 보들레르는 시에 드러냈다. 그것을 가로막는 모든 것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렇게 시인은 시를 통해 무거운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독자들은 그의 시 안에서 잃어버린 것을 생각한다. 보들레르.. 2017. 9. 11.
[이스라엘 여행] 통곡의 벽 앞에서 노래하는 유대인 영상 이스라엘 사람들에겐 독특한 부분이 있다. 어딜가나 노래 부르고 즐거워한다. 이스라엘 여행을 하다보면 아래 영상과 같은 노래하고 춤 추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선 더욱 그러하다. 이 영상은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통곡의 벽' 근처에서 찍은 영상이다. 통곡의 벽을 다 보고 나왔을 때 유대인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너무나 신기한 모습이라서 스마트폰을 들고 동영상을 찍었다. 그들은 노래 부르고 춤추며 악기를 다뤘다. 무엇 떄문인지 모르나 너무나도 기뻐했다. 즐거울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들이 한껏 기쁨에 취해 다른 이들에게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이 영상을 찍고 감란산을 향해 걸었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기쁨에 취하게 했을까 곰곰히 생각하며. 고민의 시간은 이들의 노랫소리가.. 2017. 9. 5.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주의할 점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주의할 점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새벽이었다. 그토록 바라던 이스라엘이었다. 그 땅을 밟았을 때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서 그런가 발이 묵직했다.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기분. 마치 나는 오랫동안 편지로만 알고 지낸 사람을 만나러 긴 여행길에 오른 사람 같았다. 글로만 알고 지낸 사람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이 일었다. 물론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함도 있었다. 보통 이스라엘 여행은 가이드가 있는 성지순례 여행이 흔하다. 나는 가이드 없이 모든 일정을 혼자 다 계획했다. 숙소(하루에 만원 정도하는..)에서부터 렌트카, 일정까지 모두. 그러다보니 너무나 낯선 이 나라에서 렌트카는 어떻게 받고, 숙소는 또 어떻게 찾아내야 하나 걱정됐다. .. 2017. 9. 5.
[일본 도쿄 여행] 일왕이 사는 고쿄의 특이한 디자인 [일본 여행] 도쿄 일왕이 사는 고쿄의 특이한 디자인 '고쿄'에 다녀왔다. 고쿄는 일본 천황과 그 가족이 사는 성이다. 지인에게 이런 엉뚱한 질문을 던져봤다. "일본은 자신들의 왕을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왜 우린 없을까." 우스운 질문인가? 아닐 것이다. 일본인에겐 우습게 들릴 지 모른다. 한국인에겐 반대다. 이들은 천황이라며 모시고 있는 고쿄가 있다. 우린 '왕이 살았었단다'라고 말하는 '관광지 경복궁'이 있을 뿐이다. 살아있는 역사와 죽어있는 역사다. 누구의 원죄인가. 이 마음으로 일본 도쿄 여행 중 고쿄를 찾았다. 방금 말한대로 고쿄는 일왕이 거주하는 왕궁이다. 400여년 전에 세워졌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치 중심지를 교토에서 도쿄로 옮기고 에도 성을 세우면서 지금 이 궁이 만들어졌다. 고쿄 명.. 2017. 8. 28.
살충제 계란 피한 농장 분석 '청초밭영농조합' 살충제 계란 파동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친환경 마크를 달고 시중에 유통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국민 불신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유기농 계란을 생산하는 곳이 나타나 알아보고자 한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이곳에서 생산하는 계란에선 살충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전국 유기축산 계란 인증을 받은 곳이 14곳에 달하는데 이 중 청초밭영농조합에서 생산하는 계란 양이 가장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대의 유기축산 농장으로 알려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유기 농장은 국내 유기축산 계란 인증만 아니라 USDA(미농무부), IFOAM(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 인증을 함께 받았다. 유기농 식품으로서는 국내서 가장 큰 공신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2017. 8. 25.
[일본 여행] 도쿄 시부야, 일본만의 패션·유흥이 넘치다 [일본 여행] 도쿄 시부야, 일본만의 패션·유흥이 넘치다 일본 도쿄 시부야 밤 거리를 찾았다. 낮엔 덥더니 밤이 오자 선선한 가을 기운이 느껴졌다. 계절 변화는 급작스러우면서도 부드러웠다. 시부야도 그랬다. 시부야가 유명해진 때가 태평양 전쟁시절이다. 변화의 속도는 빨랐다. 장사하는 사람이 몰려들고 2세, 3세가 이 곳에 정착해 그들만의 문화를 꾸며냈다. 시부야는 도쿄에서 가장 화려한 구역으로 유명하다. 서울 명동이나 강남과 비슷하다. 화려한 조명과 네온 사인으로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일본 연인들과 친구들이 거리를 배회하며 젊음을 향유한다 그들도 우리네처럼 일터에서 쌓인 억눌려진 감정을 이곳에 와서 표출하고 있었다. 시뷰야는 밤이 깊어질수록 화려함이 더했다. 일본인들이 남의 눈치를 잘 살핀다지만 시뷰야.. 2017.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