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일본 도쿄 여행] 일왕이 사는 고쿄의 특이한 디자인

by 하 루 살 이 2017. 8. 28.
반응형

[일본 여행] 도쿄 일왕이 사는 고쿄의 특이한 디자인


'고쿄'에 다녀왔다. 고쿄는 일본 천황과 그 가족이 사는 성이다. 지인에게 이런 엉뚱한 질문을 던져봤다. "일본은 자신들의 왕을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왜 우린 없을까." 


우스운 질문인가? 아닐 것이다. 일본인에겐 우습게 들릴 지 모른다. 한국인에겐 반대다. 이들은 천황이라며 모시고 있는 고쿄가 있다. 우린 '왕이 살았었단다'라고 말하는 '관광지 경복궁'이 있을 뿐이다. 살아있는 역사와 죽어있는 역사다. 누구의 원죄인가. 


이 마음으로 일본 도쿄 여행 중 고쿄를 찾았다. 




방금 말한대로 고쿄는 일왕이 거주하는 왕궁이다. 400여년 전에 세워졌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치 중심지를 교토에서 도쿄로 옮기고 에도 성을 세우면서 지금 이 궁이 만들어졌다. 


고쿄 명칭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만들어졌다. 태평양 전쟁 때 소실된 바 있다. 1968년 재건되면서다. 


재밌는 건 예약한 방문객에 한해 궁이 개방된다는 것이다. 관람은 1일 2회,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우리도 이 관람에 동참하려 했으나 신분증을 요구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해외 관광객은 신분 확인을 위해 여권을 소지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단 다른 곳을 둘러보는 건 여권 없이도 가능하다. '고쿄 히가시교엔'과 '기타노마루 공원'은 개방돼 있다. 고쿄 히가시교엔은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일왕을 지킨 무사들이 생활한 시설이다. 과거 사진과 함께 전시 돼 있다. 


사진 / 일본 무사들이 살았던 곳


고쿄에 가면 바로 알 수 있는 게 있다. 


일왕이 살고 있는 궁 앞에 펼쳐진 광장이 굉장히 넓다는 것이다. 주변 나무도 높이를 모두 맞췄다. 아무데나 심지도 않았다. 사열 중인 군인처럼 자기 위치에 심어진 인상을 준다. 넓은 광장엔 자갈이 깔려있다. 한국에서 쉽게 보는 큰 자갈과 다르다. 훨씬 작은 자갈이다. 




밟으면 특이한 '바삭바삭'한 소리를 냈다. 도로와 멀어서 고요한 밤에는 그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한다. 과거 자객 침입이 많았다고 한다. 자객의 발소리를 듣기 위한 용이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상황이 만들어낸 색다른 풍경이다. 




사진/ 일반 자갈보다 훨씬 잘게 느껴지는 자갈이 궁 앞에 깔려있다.




성벽과 성문도 경복궁과 견주면 2~3배 훨씬 견고하다. 성벽 앞에는 거대한 인공 호수가 있다. 고쿄의 모든 시설은 오직 일왕을 위해 만들어졌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조바심과 두려움이 도쿄 일왕 궁을 훨씬 멋지게 꾸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쿄 모든 시설이 얼마나 깔끔하고 얼마나 정교해 보이는지. 


사진 / 고쿄 앞에 있는 대로. 궁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 일본인들의 정성이 건물 디자인에도 드러난다. 



사진 / 궁까지 가려면 이런 큰 광장을 지나야 한다. 나무 높이가 모두 일정하고 마치 정렬돼 심어진 것처럼 보였다.


사진 / 고쿄 궁에는 이런 인공 호수가 많다. 과거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낙엽 하나 떨어지면 바로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로 고요한 궁을 만들어냈고, 그 고요한 궁을 만들기 위해 모든 성 디자인이 섬세하게 다뤄졌다. 


고쿄는 분명 일본 도쿄 여행의 대표 명소다. 외국인에게만 아니라 일본인에게도 그렇다. 그들의 생각은 관광객의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겠지만. 





고쿄 가는 길


JR도쿄역 마루노우치 중앙 출구 도보 12분


주소 


千代田區 千代田 11


오픈 시간 


10:00~11:15, 13:30~14:45



일본 도툐 여행 관련 글

일본 도쿄 편의점을 보면 일본 경제가 보인다

[일본 여행] 2박3일 주말 도쿄 여행을 마치고

[일본 도쿄 여행] 일왕이 사는 고쿄의 특이한 디자인

[일본 여행] 도쿄 시부야, 일본만의 패션·유흥이 넘치다

서울에 교보문고가 있다면, 일본 도쿄는 '츠타야 서점 TSUTAYA BOOKS'

[일본 여행] 도쿄 메이지신궁…변하진 않는 그들의 정서

[일본 여행] 신주쿠 도쿄 도청 전망대서 보는 도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