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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54

갱스터 스쿼드 Gangster Squad 인종주의 영화 '갱스터 스쿼드 Gangster Squad'는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다. 거물급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 소재가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도 마지막까지 씁쓸한 기분을 떨치지 못한 채 봐야했다. 이유는 이 영화에서 나온 한 장면, 한 대사 때문이었다. 바로 영화 속 악역 갱스터 미키 코헨을 유대인으로 설정하고 나온 대사다. 다시 말해 인종주의적 차별에 대해 무의식 간에 보는 사람에게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누군가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필요 있냐며 반감을 내놓을 수 있다.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그 내막에 인종주의와 민족에 대한 차별, 유대인에 대한 분별없는 반감이 깔려 있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내놓은 의견이라면 나는 그 의견에 반대한다. 이런 말이 나올 수도 있다. .. 2018. 12. 20.
영화 '안시성'과 신채호 "수백 년 사대주의의 노예가 된 역사가들이 좁쌀만 한 눈으로 연개소문을 혹평하며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되지 못한 도덕률로 그의 행위를 규탄하고,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기는 것은 하늘의 도리를 따르는 것이다"는 노예근성으로 그 업적을 부인하여,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의 송장을 살 한 점 남지 않게 씹어 대는 것을 나는 원통히 여긴다." 신채호 '조선상고사' 신채호 선생의 원한이 담긴 글이다. 그는 조선의 일제강저기 당시 우리의 찬란한 고대 역사를 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웠다. 특히 사대주의 빠지고, 일본의 왜곡된 조선 역사 주입교육으로 우리가 스스로를 폄하하고 비하하게 만든 사실에 대해 '크게 원통히' 여겼다. 그래서 신채호 선생은 이렇게 썼다. "조선사는 내란이나 외침보다는, 조선.. 2018. 12. 18.
마동석의 '성난황소'에 성난다 마동석은 자신을 잘 아는 배우다. 그런 점에서 영화 '성난황소'는 누가 봐도 마동석만이 소화할 수 있는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누구나 한계는 있구나.' 성난황소의 강동철 범죄도시의 마석도. 두 사진을 그냥 보면 구분이 잘 안 간다. 둘 다 성난황소 같고 범죄도시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의 감상평은 '한계'다. 차돌 같은 주먹, 속시원하게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 이것으로 관객의 속 시원함을 유도하려고 했다면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그런 역할은 영화 '범죄도시'까지 먹혔다. 관객을 쉽게 보면 안 된다. 어설프게 따라하다 싶으면 귀신 같이 눈치챈다. 일단 마동석의 캐릭터를 '범죄도시'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 너무 눈에 보였다. 치명적인 실수다. 이 영화에는 '범죄도.. 2018. 12. 15.
영화 300 실제 역사-헤로도토스 유시민의 최신작 '역사의 역사'를 읽는 중,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영화 '300'으로 잘 알려진 스파르타와 페르시아 대군과의 전투가 적혀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유시민도 헤로도토스가 쓴 그 전투에 대해 이같이 썼다. "다음은 그리스 남부와 북부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 테르모필레에서 벌어졌던 전투를 묘사한 대목이다. 아포소스강이 흐르는 협곡의 고갯길에서 그리스 연합군의 마지막 한 사람까지 싸우다 전멸했던 이 전투 장면을 읽으면 헤로도토스의 '역사 토크쇼'에 빠져든 아테네 시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테르모필레 전투에서의 레오니다스 1세. 다비드(1814) 영화 '300'의 레오니다스와 그의 300의 용사들 아래 글은 유시민이 '테르모필레에서 벌어진 전투 묘사 대목'이라고 말한 바로 그 글이다. 헤.. 2018. 12. 14.
영화 바울에 대한 비판 최근 영화 '바울'이 영화관 스크린에 올라왔다. 반가운 기분에 많은 교회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았을 것이다. 나도 교회 지인들과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고, 보는 김에 '우리 영화를 정확히 보자'는 의미에서 '사도행전'을 이틀만에 다 읽고 가자고 했다. 사도행전은 28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틀에 걸쳐 14장씩 읽으면 딱 맞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루에 약 3시간을 투자해 사도행전을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과거에는 모든 성경을 짧게 끊어서 읽었다. 그러다 보니 머리가 이해하는 부분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사도행전을 이틀에 걸쳐 한 번에 다 읽다보니 뇌에서 거대한 스토리가 그려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도행전을 이미 10번도 더 넘게 읽었을 터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박진감 넘치고 다이나믹했.. 2018. 12. 7.
유대인 영화 '오퍼레이션 피날레' "존엄성의 상실이란 죽음의 위협 속에서 산다는 것을 말하고, 빠져나갈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장 아메리 '죄와 속죄의 저편'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를 휩쓸었던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유대인 학살. 누구라도 유대인이면 학살의 대상이었고, 그들은 인간으로서 대우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죽어야 했고 죽여야 했다. 마치 박테리아처럼, 세균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인마냥 그렇게 누구라도 예외없이 죽어갔다. 600만명. 이 영화도 그렇게 죽어간 이들의 후손과 전쟁 이후의 모든 살아남은 인류를 위해 기록물로서, 그리고 인식의 저장고로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영화 '오퍼레이션 피날레 Operation Finale' 다. 1960년 이스라엘 정보기구 모사드 요원들이 아르헨티나에서 한 .. 2018. 12. 2.
실화 영화 '극비수사'를 보고 잠이 오지 않아 넷플릭스로 영화 '극비수사'를 봤다. '극비수사'는 소제가 실화를 바탕이다보니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천재적 감각을 가진 형사가 여자 아이 유괴 사건을 다루는데 도저히 풀리지 않는 난제 앞에서 점쟁이의 도움을 받는다는 소제 자체가 흥미를 끌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기 시작한 영화. 보통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단 몇 분만에 다른 영화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영화관처럼 비싼 돈을 낸 것도 아니고 차분하게 앉아 볼 필요도 없다보니, 재미와 흥미가 없다 싶으면 바로 치우는 것이다. 그런 냉정한 소비자들을 상대해야 하며 살아남는 영화들 중에서 '극비수사'는 단연 손꼽힐만하다는 생각이 다 보고 나서 들었다. 충분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곳곳에 저것이 정말 실화였을까 하는 궁금증.. 2018. 12. 2.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영화를 보고 감동을 했다. 감동이라고 해봐야 별거 없다. 그 영화를 보고 잠시나마 생각에 빠진다면 그 영화는 진심으로 잘 만든 영화다. 이 생각이라는 것은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지 않던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일요일 밤. 사실 나는 걱정이 앞선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할 것'이라는 내 사랑하는 성경에 쓰여진 말씀을 이렇게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어기고 사는 삶이 참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과연 이번 한 주는 잘 지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주말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이 생각을 어김없이 일요일 저녁마다 하다 월요일 아침, 바쁜 일상에 깨끗하게 잊어버리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한 질문을 던진다. "하루를.. 2018. 11. 18.
데드풀 1, 2편 후기 B급 감성이 풍부한 영화를 보면 좋은 이유가 있다. 심오하지 않고 무작정 유치하지 않으면서 위트와 감동, 철학적 의미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보여주기 때문 아닐까. 데드풀 1, 2편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데드풀은 슈퍼히어로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폭력적이고 욕설이 난무하며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가 끝날때까지 이런 폭력성과 유머러스움이 철철 넘친다. 기존에 이런 영화가 있었다면 '킹스맨'이나 '킬러의 보디가드'일 것이다. 하지만 데드풀은 '더 나갔다'. 그야말로 '약 빨고 만든 영화'다. 감독은 그야말로 인간 욕망과 폭력성을 고스란히 한 인물 안에 쏟아냈다. 데드풀을 통해 기존에 볼 수 없던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킨 것이다. 사실 엑스맨이나 로건, 블레이드, 슈퍼맨, 베.. 2018. 10. 14.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후기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영웅이 되는가를 다룬다. 아무래도 '영웅'이란 단어를 우리는 잘 쓰지 않는다. 과거 전체주의에서나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단어가 '영웅'이며, '영웅주이'다. 영웅이란 일단 모든 사람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포함한다. 아울러 과거 역사를 보면 적군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고 그 적군을 쳐부실 때 우리는 그를 가리켜 영웅이라고 한다. 하지만 역사가 민주사회의 과정 속으로 들어오면서 '영웅'이란 단어는 폐기되었고, 다수에 의한 통치가 가능해지면서 이 단어는 고작해봐야 '어벤져스'와 같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오락성 짙은 단어가 되었다. 우리 시대에 그럼 영웅이란 단어과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권력의 분권화.. 2018. 10. 11.
클린트 이스트우드 '15시17분 파리행 열차'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2018년 개봉한, 다소 한국인들에겐 생소한 영화 '15시 17분 파리행 열차 The 15:17 to Paris'.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실제 인물들이 주인공 역을 직접 맡아 촬영했다. 그 점에서 굉장히 독특하다. 그리고 더욱 현실적이다. 몰입감은 여기서 연유한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일부 블로거들의 글을 살폈다. 일부 블로거들은 '지루하다'고 표현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답지 못하다는 표현도 있었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영화의 잔잔함이 클라이막스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전혀 반대였다. '15시 17분 파리행 열차' 영화는 분명 우리의 삶과 직접 연결하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2018. 10. 3.
'더 포스트' 기자란 무엇인가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 4시까지 이어진 술자리로 인해 컨디션을 제대로 찾지 못한 상태에서 나는 토요일 아침 8시30분부터 지방 일을 나섰고, 결국 그날 토요일 자정을 넘겨서야 차가워진 서울 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착잡한 심정들이 뒤얽힌 상태로 집까지 걸어갔다. 날씨는 그 무덥던 여름을 비웃는 듯 차가워져 있었고, 집에 돌아와보니 토요일 아침 급하게 약속 장소로 나간 탓에 정돈되지 않은 이불이며 잠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그걸 하나하나 챙기들고 정돈했고, 무거워진 몸둥아리를 이끌고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집안에 춥다는 걸 느꼈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쉽게 잠들거라는 예상과 달리 이 피곤한 상황에서 나는 쉽게 잠을 청하지 못.. 2018.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