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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바울에 대한 비판

by 하 루 살 이 2018.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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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바울'이 영화관 스크린에 올라왔다. 반가운 기분에 많은 교회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았을 것이다. 나도 교회 지인들과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고, 보는 김에 '우리 영화를 정확히 보자'는 의미에서 '사도행전'을 이틀만에 다 읽고 가자고 했다. 


사도행전은 28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틀에 걸쳐 14장씩 읽으면 딱 맞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루에 약 3시간을 투자해 사도행전을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과거에는 모든 성경을 짧게 끊어서 읽었다. 그러다 보니 머리가 이해하는 부분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사도행전을 이틀에 걸쳐 한 번에 다 읽다보니 뇌에서 거대한 스토리가 그려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도행전을 이미 10번도 더 넘게 읽었을 터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박진감 넘치고 다이나믹했던 내용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사도행전을 읽고 난 뒤의 감격은 달랐다. 


그 후 영화 '바울'을 봤을 때 나는 다른 친구들이 느꼈던 감동보다는 다소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의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보였던 것이다. 


이런 영화를 볼 땐 우선 성경이 어떠한가 먼저 자세히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영화의 감상에만 빠질 수 있다. 성경은 온데간데 없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성경에 기초한 영화라 할지라도 그것이 진정 성경과 의미가 없을 수 있으며 그것을 알지 못할 경우엔 우리가 느끼는 영화의 감격은 성경과 전혀 관계없는 감격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영화 '바울'은 바울이 로마에 간 뒤에 일어나는 일을 '상상'해서 만든 영화다. 사도행전은 바울의 로마에 도착한 위 이 년이 지난 시점까지만 기록돼 있다. 이후 디모데에게 보내는 편지 '디모데전, 후서'를 통해 바울 사도가 당시 로마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받았느닞를 조금씩 엿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에 나오는 바울의 모습이다. 


영화에선 바울이 지극히 나약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인간적인 바울의 모습을 그려내려 노력한 것이라고 이해해주려다가도 너무 성경적이지 않은 모습에 거부감마저 들었다. 성경에 나오는 바울은 그 어느 누구보다 강인한 인간이었으며, 그 힘은 바로 말씀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영화 속 바울은 지극히 나약한 인간으로만 그려진다. 악몽에 시달리는 한 남자로 그려내고 있다. 그 악몽이라는 내용도 지극히 성경과 거리가 멀다. 영화에선 바울이 빛을 보고 회개하기 전에 핍박한 사람들에 대한 악몽을 꾼다. 하지만 바울은 그들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린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을 생각하며 전도에 더욱 매진한 사람이었다. 



바울이 에베서 교회의 장로들을 만나 예루살렘에 갈 것을 말하며 한 말을 들어보자. 


"그러므로 오늘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모든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내가 깨끗하니 이는 내가 꺼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다 너희에게 전하였음이라." 사도행전 20장 26절~27절


바울의 전도는 이 세상의 어느 전도인이 한 것보다, 어느 목사의 것보다 위대했고 거대했다. 전도는 바울이 다 한 것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그의 전도 여행은 인간의 힘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그 전파력이 강했다. 그에 의해 결과적으로 로마가 기독교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바울은 복음에 대해 '나의 복음'이라고 할 정도로 하나님에 의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런 바울은 "모든 사람의 피에 대하여 깨끗하다"고 했다. 악몽에 시달리는 한 약한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다. 악몽이란 없는 사람이었다고 봐야 더욱 성경과 맞다. 





그리고 영화에서 의원 누가의 성경 기록이 마치 바울의 허락을 받고 된 것처럼 나온다. 근거가 없는 내용이다. 누가가 바울과 함께한 것은 사실이나 누가가 기록한 사도행전이 어떻게 바울과 협의해서 썼다고 단정할 수 있겠는가. 그런 단정이야말로 성경을 이해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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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의 큰 실수 때문에 나는 영화 '바울'을 결코 좋게만 보지 않았다. 과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성경과 맞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나온 것처럼, 그 외에 많은 성경을 토대로 한 영화들이 성경과 다른 내용을 삽입해 성경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줬듯, 이번 영화도 그런 점들이 영화 전체에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영화들 앞에서 성경을 더욱 자세히 읽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성경의 주요 인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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