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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12

도올 김용옥이 말하는 언론이란 "진실은 기사의 팩트 너머에 있는 것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께서 쓰신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지금 읽으면서 이 책 초반에 나오는 언론에 대한 젊은 도올 김용옥의 통찰이 가슴을 울린다. 그리고 나는 블로그를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의 기사가 진실인 것 마냥 믿어버리는 자가 되지 않기 위해선 도올의 이 말을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기사는 철저히 해석의 영역이지, 진실의 전달에 있지 않다. 팩트와 진실은 구분되어야 한다. 'XX일보'라고 할 때 우리는 '일보日報'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보'란 의미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의되어 있겠지만 그 주요한 의미는 역시 '당일치기 소식'이란 뜻일 것이다. 즉 일보와 관련된 모든 물物의 시간 단위는 당일치기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2023. 10. 30.
도올 김용옥의 '난세일기'를 읽으며 나는 씹는다. 도올 김용옥의 글은 쉽다. 결코 어렵지 않다. 나는 그의 책을 대부분 읽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어렵다고 느낀 적이 없다. 오히려 철학의 어려운 말들을 한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가볍지 아니하게,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만 아니라 강연도 그러하기에 그의 강연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다. 그래서 도올 선생께서 이번 책 난세일기에서 본인의 글이 어려운 것이 아니한가 고민하는 것을 보고 내가 그의 전시회에 가서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람들이 선생님의 책이 어렵다 하는 것은 치켜세우는 표현식에 불과할 수사일 뿐이지 결코 한국인이 이해하고, 선생과 독자와의 소통함에 불편을 끼치는 문장들이 아니라고. 도올 김용옥 선생의 철학은 한마디로.. 2023. 6. 25.
도올 김용옥이 본 대장동 화천대유 요즘 같이 추운 주말이면 나는 우이동의 북한산 한 자락에서 따스한 커피 한 잔을 시켜먹는 재미에 푹 빠진다. 거기서 읽는 책 읽는 시간이란, 어지러운 세상으로부터 잠시 해방되어, 남들로부터 해방되어, 조직의 힘과 일방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사상과 신념, 종교의 목소리로부터 해방되어! 오직 '나'라는 존재에게 다가온 시간에 집중하는 기회와 매우 맞닿아 있다. 그것을 일컬어 일종의 자유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기에 말이다. 잠시나마이며 비록 미약한 것이겠지만, 그래서 더욱 귀하다. 숨 쉬고 있는 기적을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신체의 조건들을 곰곰이 생각해본 적 있는가. 음식이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삼켜지고 소화되는 행위에 놀라워한 적 있는가. 오직 남들과만 .. 2022. 12. 17.
화이트헤드 '이성의 기능'과 도올 김용옥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이성은 저 하늘 위에 고고히 매달려 있는 어떤 추상적 실체나 본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몸'이라는 거대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현상과 일원적으로, 즉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어떤 기능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화이트헤드에게 있어서 "이성"이란 "실체"가 아닌 "기능"이다. 이성이 우리의 몸에서 어떠한 기능을 달성하느냐 하는 그러한 각도에서만 그 실체성이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이성의 기능 The function of Reason p.24~25 어떤 책은 읽다가도 멈칫하게 하는 책이 있다. 그 책은 생각의 넓이를 확대하는 기분을 자아낸다. 그래서 너무 아까워서 무작정 덤벼들기가 힘들다. 이런 책은 무한한 지적 기쁨을 가져다준다. 그 지적인 것은 우주보다 신비롭고 기.. 2022. 8. 28.
도올 추천 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 넷플렉스에 올라온 톰 행크스 주연 영화인 '뉴스 오브 더 월드'. 도올 선생께서 최근 동경대전 강해 중에서 추천한 영화다. '뉴스 오브 더 월드'를 한국어 제목으로 만든다면 '뉴스 읽어주는 남자' 정도가 될 것이다.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 뒤 참전용사로서 전국을 돌며 뉴스를 읽어주는 대위 역할을 톰 행크스가 맡았다. 그의 차분한 목소리가 '뉴스 오브 더 월드' 영화 내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말 저녁 조용히 영화를 시청하는 맛이 있을 것 같다. 특히 도올 김용옥 선생이 최근 동경대전 강해를 이어가고 있는데, 거기서 이 영화를 추천했다. 도올 선생께서 이 영화를 말하면서 내놓은 감탄사 '이야~' 이 장면이 꽤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도올은 아마도 미국의 저력을 이 영화 속에서 다시 한번 느낀 것 같았다. .. 2021. 11. 24.
도올 김용옥의 동경대전을 읽고 끊임없는 순환의 항상성 constancy 수운이 말하는 상연常然이란 '늘 그러함'이다. 변화의 항상성을 말하는 것이지 불변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존재 그 자체가 몸Mom(body)으로 규정되는 것이요, 몸의 오행의 기로서 하늘의 강과 땅의 질을 묘합한 것이라고 동학론 모두에서 이야기된 것이다. 내 몸이 건강할 때 이 천지의 조화가 바른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것이다. 도올 김용옥의 동경대전2 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동경대전을 읽고 그의 책 '노자'의 실천이성을 본 기분이 든다. 도올 선생께서 언제나 강조하시는 바 '철학은 현세의 정치와 민중의 삶에서 실현되지 않으면 무가치하다'는 것을 생각할 때, 노자의 사상은 수천 년의 세월을 지나 동학을 통해 드디어 살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 같다는 .. 2021. 8. 16.
도올 김용옥의 동경대전과 김지하 시인 도올 김용옥 선생의 '동경대전'에 시인 김지하에 대한 평이 나와 반가움과 놀라움을 느낀다. 도올은 김지하 시인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우리나라에서 동학을 실천적인 가치로서 민중들의 심성에 배양시킨 최초의 사상가는 시인 김지하였다. 김지하는 동경대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었고, 특히 해월 최시형의 실천적 생애와 사상에 관한 매우 적확하고도 심오한 통찰이 있었다. 그는 '생명사상'이라고 하는 자신의 사상적 틀 속에서 동학을 바라보았고, 그러한 동학의 이해방식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1970·80년대 반군사독재투쟁의 사상적 토양이 되었다. 동학대전 p.16 6~7년 전 나는 3대 일간지 중 한 곳에서 인턴기자를 했다. 그곳의 한 부장이 김지하 시인을 인터뷰하러 주말을 이용해 원주로 갔고 나도 동행했다. '토지.. 2021. 4. 17.
도올 김용옥의 '노자가 옳았다'를 읽고 우리는 이 세계를 철인의 마음으로써가 아니라 시인의 마음으로써 바라보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도올 김용옥 '노자가 옳았다' 2020년 여름. 50일 장마가 있던 그때 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노자가 옳았다'를 읽었다.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이 소중했기 때문에 나는 일부러 급하게 읽지 않았다. 그랬기에 이 책이 전하는 인간의 의미를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다. 언제나 도올 선생은 나에게 지식의 기쁨과 깨달음의 기회를 준다. 불현듯 생각 하나가 떠오른다. 제주 4·3 기념식에서 도올 선생님이 나와 읽으신 '제주 평화 선언문'이다. 이 선언문은 한 시대의 고발서이자 정의를 위한 외침서였다. 그리고 제주 사람들과 함께 참혹한 과거를 알게 된 모든 국민의 가슴을 울리는 시였다. 내가 이미 '도올 김용옥 제주 .. 2021. 2. 4.
도올 김용옥의 '마가복음 강해' 사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를 읽은지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한 권의 책을 완독한 후 한참 시간이 지나버리면 책에 대한 대략의 감상평은 가능해도 내용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어렵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에 대한 강렬한 인상 덕이라고 할까, 쉽게 지워지지 않는, 도올이 마가복음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 사유로 이번 포스팅을 남기기로 했다. 이 책은 600페이지가 넘는다. 도올 선생 스스로도 이 책을 집필하는데 2년이 꼬박 걸렸다고 할 정도다. 그 양이나 깊이에 있어서 상당히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매우 진지하고 집중력 있게, 그러면서도 매우 즐겁게 읽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최근 광화문과 청와대 근처에서 마이크를.. 2019. 12. 17.
도올 김용옥 '우린 너무 몰랐다'…제주4·3과 여순 민중항쟁 모든 문제는 여수·순천 지역의 민중이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그들에게 가해지는 모든 폭력적 체제에 저항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1만5천 명 이상의 학살로써 국가가 대응했다고 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만행이다. 도올 김용옥 '우린 너무 몰랐다' p.302 도올 김용옥 선생의 '우린 너무 몰랐다'를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과거 그가 광주에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동아시아 30년 전쟁사에 대해 강의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강의에서 그가 한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해방 직후부터 6.25라는 비극적 전쟁 전까지의 역사. 그 역사를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의 무조건 항복 라디오 방송으로 해방된 직후와, 한국전쟁 전까지 5년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 2019. 6. 6.
도마복음은 성경의 외경인가 예수께서 가라사대 구하는 자는 찾을 때까지 구함을 그치지 말지어다. 찾았을 때 그는 고통스러우리라. 고통스러울 때 그는 경이로우리라. 그리하면 그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되리라. Jesus said, "He who seeks should not stop seeking until he finds. When he finds, he will be troubled, he will marvel, and he will reign over all." 도마복음 2:1~4 '도올의 도마복음이야기1', '도올의 도마복음한글역주 2'를 읽었다. 이 책들은 신약 27권 외에 모든 책들을 외경이라고 지칭하며 성경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기독교인들에겐 분명 이단적이다. 요한계시록에는 예언의 말씀을 더하거나 제하는 자에 대한 .. 2019. 2. 16.
'도올의 로마서 강해'와 김용옥 '도올의 로마서 강해'를 단숨에 다 읽었다. 너무나 재밌게 읽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신앙적 깊이가 이토록 깊다는 것에 나는 정말 놀라면서 읽었다. 가끔 성경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해서 속으로 '왜 저럴까' 했는데, 그 누구보다 성경을, 특히 로마서를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 그 이해의 넓음에 대해 다시한번 나는 로마서를 수십 번 읽은 한 개인으로서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이 책을 이렇게 단숨에 다 읽어내려가고 나니 다시 한번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우선 든다. 원래 도올 선생의 강의를 자주 찾아 들어온 나로서는 도올의 깊은 철학적 사유 앞에 나의 편협한 생각들을 후회하곤 했다. 그런데 성경을 사랑하는 한 개인으로서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인식의 지평 확대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었다.. 2019.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