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암스테르담 노천시장 여행

by 하 루 살 이 2018. 8. 17.
반응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그리 크지 않은 도시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 일대와 삼청동, 서촌, 종로, 명동 등 서울의 사대면 정도 크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걸어서 다니기 굉장히 편한 도시고 점 멀다 싶으면 트램 Tram 이라고 불리는 지상 철도를 이용하면 좋다. 택시는 비싸다고 해서 나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트램만 타도 암스테르담 여행은 쉽게 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을 보고 느낀 감정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침이 평화로운 도시."


오후 되면 좀 복잡해지다보니 아침 일찍 여행을 시작하길 권한다. 




암스테르담은 바다 근처에 형성된 도시다. 네덜란드 땅이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운하가 많은데 암스테르담엔 특히 운하가 많았다. 


나중에 꼭 이 운하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을 타고 암스테르담을 구경하길..





암스테르담 아침 7시 광경은 참 인상 깊었다. 


서울이나 도쿄, 뉴욕 같은 여느 나라의 수도의 모습이 아니었다.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붐빌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 반대였다. 아침을 느끼러 하나 둘 나온 사람들이 노천 카페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풍경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골목길에는 빵 굽는 냄새가 풍겼고 그 냄새를 따라가면 제빵사의 분주한 움직임을 발견하게 된다.





나도 한 카페에 들려 커피와 함께 간단한 디저트를 먹었다. 


카페 안에는 신문을 읽는 사람, 친구를 만난 사람들이 보였다. 이들의 아침은 굉장히 여유로워 보였다. 부러움도 일었다. 나의 아침은 어떠한가. 과연 나에게 아침이란 게 있었던가 싶기도 했다. 분주한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거동조차 어려운 도시에서 살고 있는 것을 이곳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굳이 그런데서 살지 말고 암스테르담에서 사세요라고 말할 것 같았다.


비교되는 아침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춰서 이들을 관찰했다.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를 향하는 암스테르담 아이.







물 위를 유유자적 떠가는 유람선. 





꽃집 앞을 지나는 걸음이 불편한 할아버지.






큰 교회 앞에서 한 컷 찍다. 이 교회는 렘브란트 하우스 근처에 있는 교회다. 이 교회와 렘브란트 하우스 사이에 노천 시장이 꾸며졌다. 멋진 가구들, 구두, 옷, 장식품 등 한국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사진을 찍고 나니 주인이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해서 더 이상 찍지 못했다. 


찍을 수만 있으면 멋진 가구를 많이 찍어 놨을텐데 아쉽다. 





여기는 골동품 시장이다. 





텔아비브 노천 시장에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는데, 유럽 쪽 사람들은 과거의 물건들에 굉장한 애착이 있는 것 같다. 


옛 사진들에서부터 과거 누군가가 썼을 주방 용품들, 액자, 망치 누군가의 손을 탔지만 아주 소중하게 다뤄져 흠짓이 거의 없는, 혹은 그 흠짓 마저도 고풍스러움을 전달할 정도만 나있는 물건들이 굉장히 많았다. 






한 할머니를 찍긴 했지만 그 앞에 대패가 놓여있다. 가위도 보인다. 굉장히 고급스럽다. 누군가가 오랫동안 썼던 흔적들도 보인다. 하지만 얼마나 소중하게 다뤘을지 예상이 될 정도로 깨끗하다. 


그리고 이 물건들은 다른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멋진 구두가 참 많았다. 하나 사고 싶었지만.. 가난한 여행객은 그저 구경만 할 뿐.






이곳엔 없는 게 없었다. 





과거 쓰인 필름을 유리로 포장한 물건이다.


나는 여기에서 엄청난 걸 발견했다. 

19세기 쯤으로 보이는 예루살렘 필름 두 개를 발견했다. 하나는 다윗의 망루였고, 다른 하나는 통곡의 벽이었다.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다가 주인에게 "예루살림이죠?"라고 물었지만 주인은 잘 모르는 듯 "아마도 그럴 것 같네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것을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아주 작은 글씨로 'Jerusalem'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바로 샀다.








노천 시장을 돌아다니다 허름한 한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고 잠시 멈춰섰다.


네덜란드는 렘브란트, 반 고흐를 낳은 도시다. 이 도시 시민들도 그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진다. 그리고 지금도 암스테르담은 예술인의 도시로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벽에서까지 그림을 발견한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가끔 예술의 가치를 쉽게 무시하는 것 같은 서울에서 돚 나는 이런 광경 앞에서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어떻게든 빠르게, 어떻게든 편하게만 추구하는 도시인들에게 과연 예술 작품 하나를 감상할 공간이 허용될 수 있을까.




도시는 약 4~5층 높이의 건물들로 이뤄져있다. 높은 고층 건물은 암스테르담에서 찾을 수 없었다. 

아름다운 도시다. 







-----------------------------------------------


네덜란드 관련 포스팅(클릭 후 이동)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 방문기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을 보고서

네덜란드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네덜란드 전통 풍차마을 잔세스칸스Zaanse Schans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얼굴을 보다

암스테르담 렘브란트 박물관 방문기


-----------------------------------------------


이렇게 돌아다니고보니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팠다. 그래서 노천 카페에 찾아 수제 버거와 맥주를 시켰다. 하이네켄 맥주가 목에 감기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길가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차는 거의 볼 수 없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