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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네덜란드 유태인 시나고그 방문기

by 하 루 살 이 2018.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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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한 때 유럽에서 가장 부강하고 부유한 국가였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그것이 가능했을까. 역사학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유대인'들이 네덜란드에, 특히 수도 암스테르담에 많이 거주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네덜란드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도 암스테르담 내에 위치한 유태인 시나고그 방문이다. 지금은 박물관이 돼 있지만 과거 유대인들이 모인 회당으로 쓰였던 역사 깊은 장소다. 






사실 동인도회사를 주축으로 한 네덜란드의 전성기는 유태인들이 네덜란드에 가장 많이 체류했던 기간과 절묘하게 일치한다고 한다. 


유대인이 이동하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돈이 이동했다. 그들은 민족적 특성에 따라 유럽에서 외인이었지만 그런만큼 그들이 소유하는 부도 어느 나라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만큼 현재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대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디아스포라 덕분이었던 것이다. 






이 박물관은 암스테르담 중심부에 위치한다. 


네덜란드의 전성기 시절 동인도 회사 역시 유대인이 주도했다고 한다. 그런만큼 네덜란드의 유대인들은 부유했다. 


특히 이들은 이 부를 이용해 네덜란드 사회에 흡수되기 보다는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려 했는데 그것을 바로 현재 박물관이 된 이 시나고그에서 이뤄내려 했다. 





이 박물관에 들어오면 거대한 홀과 같이 생긴 곳이 나오고 그 중심부에 위 사진과 같이 두 기둥을 형성하고 있는 벽면이 나온다. 


과거 사진들과 그림을 보면 바로 이 공간에서 수많은 유태인들이 안식일 등에 모여 자신들의 예배를 봤던 것으로 나온다. 





위 사진이 그 유명한 '부림절'에 쓰인 도구들이다. 


부림절이란 간단하게 말해 구약성경 에스더를 기념하기 위해 모이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부림절에 유대인들은 다 같이 모여 구약 시대에 에스더와 모르드개가 페르시아 권력자 하만의 민족말살 계획에서 민족을 구해내는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한다. 


위 사진의 중간에 보이는 것이 '에스더서'이다. 유대인들은 부림절에 시너고그에 모여 '에스더서 두루마리'를 낭독한다고 한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손잡이가 달린 검은 물체가 그 유명한 '그레거 Gregger'이다. 부림절에 에스더를 낭독하다가 하만의 이름이 나오기만 하면 유대인들은 이 그레거를 힘차게 돌려 그 이름이 공기 중라도 지워버린다. 민족 전체가 민족의 생존을 얼마나 염려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도구이다.  





두루마리 책자. 






유대 제사장들의 물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다.






굉장히 성스러워 공간이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자녀들의 교육을 굉장히 중시한다고 한다.


특히 전통을 잃지 않도록 유대 전통을 어릴적부터 습득하도록 가르친다. 이를 통해 이민족들 가운데 살면서도 유대인의 전통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었고 그들의 민족이 수천년 동안 칼날을 피해 살 수 있는 힘을 가져다 줄 수 있었다.





이 박물관에는 다양한 유태인들이 어떻게 네덜란드에서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그림들이 많았다.












암스테르담 한 구역을 거닐고 있고 유대인 랍비와 그의 아내, 자녀 모습.






위 그림 설명을 읽어보니 재미있어서 잘 찍어왔다.


설명을 들어보면 유대인들은 특히 책을 아끼는 민족이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설명에는 '유대인 서점'이라고 나온다. 그림은 19세기 중반의 모습이다. 서점 주인은 매일 또는 주말 시장에 자신의 책을 수레에 담아다가 팔았다고 한다. 당시 네덜란드 책 판매업자는 대다수 유대인이었다고 한다. 이 사진 속 책 판매업자의 이름은 요셉 브록 Joseph Blok. 그는 그의 수레 앞에 서서 한 신사가 과연 책을 살지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 


실제로 요셉 브록의 수레에서 과거 빈센트 반 고흐가 책을 즐겨 샀다고 전해진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 유대인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과거 유대인 구역이었다고 표시된 지도. 






밖으로 나오니 햇살이 강하게 비취고 있었다. 유대인 박물관 근처에서 잠시 쉬어가는 노부부의 모습이 재밌어 보여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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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박물관은 암스테르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 편하다. 


그 근처에는 홀로코스트 박물관도 있다. 그 외에 다른 박물관도 있다고 한다. 좋은 점은 유대인 박물관 티켓을 끊으면 유대인 관련 박물관들은 모두 무료라는 것. 


그 티켓을 잘 보관하고 다니면 다른 박물관들도 방문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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