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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야기

'나는 신이다' 그리고 유병언

by 하 루 살 이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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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4편 오대양 관련 영상을 재밌게 봤다. 보는 내내 편집술과 음향 기법에 감탄을 했다. 편집 경험이 있는 만큼 그 능력을 칭송한다. 그리고 특히 나는 보는 내내 비판할 게 너무 많다는 점에서 흥분했던 것 같다. 팩트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는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살고 있음을 감사한다. 
 
 

Q. 그 당시 항간의 '소문'은 오대양 돈이 구원파로 가고 구원파 돈이 유병언에게로 갔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내용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나요.

A. 수사 대상 자체가 아니라 그런 흔적을 발견 못했으니까요. 박순자가 빌린 돈이 구원파로 흘러가고 구원파에서 유병언에게 갔다는 것은 그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걸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위 내용은 기사 링크로 공유한다.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1409100009 

수사검사가 밝히는 오대양 사건의 진실

“현장 봤다면 타살 의혹이라 말하지 못할 것”

monthly.chosun.com

사진 출처 : 월간조선 /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1409100009

 
 
 
나는 몇 년 전 세모의 모 사장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지금은 사장으로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는 기자들로부터 호되게 당한 경험 때문인지 '어떻게 기자가 주관적으로 기사를 쓸 수 있냐'라고 했다. 나의 답변은 "'주관성'을 가진 기자가 쓴 기사에서 어떻게 '객관성'을 담보하느냐"였다.
 
같은 팩트를 두고 기자의 생각과 사상이 다 다른데, 그 결과물에서 어떻게 객관적 진실을 바라느냐다. 당연한 말 아닌가. 그 사장은 팩트와 진실 사이의 구분이 안 된 사람이었다. 진실은 팩트 너머에 있는 것이다. 기자든 넷플릭스 다큐 감독이든 그들의 역할은 팩트 전달까지다. 이번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의 오대양 편에서 진실과 관련해 논란이 될 만한 부분 또한 여기에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과연 유병언 회장에게 오대양의 돈이 흘러들어갔느냐.

 
 
이 영상이 지적하는 것도 바로 이 문제 아닌가 싶다.
32명의 집단 자살 혹 타의에 의한 자살에서도 풀리지 않는 것이 바로 돈의 행방이다. 그것 때문에 1991년 7월에 6명의 오대양 직원 자수자가 나타나면서 다시 한번 배후설이 증폭됐고, 유병언에게 모든 기자의 펜대가 모였던 것 아닌가. 이 영상에서 보면 인터뷰를 한 사람들의 표현을 잘 보라. 유병언 쪽으로 이야기가 이동할 때 문장의 말미는 '~다'라는 확정적 표현이 아니라, '~로 보인다' '~가 아닐까'와 같은 방식의 흐리기가 나온다. 왜냐? 합리적 의심으로 표현했다고 해야 뒤탈이 없을 테니까. 그런데 위에 내가 공유한 답변을 한 번 보자. 
 
 

(박순자의 돈이 유병언에게 갔다는) 흔적을 발견 못했으니까요.

 
 
 
이런 식의  단정적 표현 앞에서 또 음모론을 펼치길 바란다. 저런 단정적 전달이 가능한 것은 뒷받침 있는 조사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할 것이고, 그랬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문서가 남을 수 있었다고 본다. 
 
 
 

출처 : 구원파에 대한 오해와 진실 / https://klef.co.kr/244

 
 
그런데 이번 넷플릭스의 오대양 관련 영상에서는, 오대양의 돈 4억여원이 마치 세모 쪽으로 흘러간 것처럼 나오고 있다. 여기에서 유병언 회장은 무엇을 말했을까. 입을 다물었을까? 아니다. 91년도에 기자들이 따라붙어 질문을 안 했겠는가. 당시 그를 만난 기자가 전하는 유병언 식 말투가 있다. 유병언을 직접 인터뷰한 한 기자는 '직설선적인 화법'이라며 "대화를 나눠 보니 兪사장은 말을 앞뒤 재지 않고 직선적으로 하는 스타일이었다."라고 전했다. (구글링을 하면 바로 찾을 수 있다.)
 
 
 

기자 :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씨 돈이 송재화를 거쳐서 세모에 들어갔다는 증거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병언(주-세모사장) : 물건을 사고팔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뭐냐 하면 그 돈이 후에 밝혀진 뒤지만은 그 미양코리아라는 수입품을 파는 회사하고 우리가 대행해 주는 일하고 연결이 돼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정도의, 거래 정도의 그 돈이 움직였을 거다.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회사에 물어보면 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KBS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706500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706500 

오대양 사건, 유병언 세모사장 인터뷰

유병언 (주-세모사장) : 검찰에서 저를 소환한다고 그러는데, 신문에 보니까요. 헌데 아직 연락은 없고요....

news.kbs.co.kr

 
 
 
이 말이 무엇이겠느냐.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오대양 편에서 나온 세모 유병언 사장에까지 갔다는 그 4억여원의 돈에 대해 당시 KBS 기자가 물었던 것이고, 그에 대해 유병언 사장이 답변한 내용인 것이다. 쉽게 말해 '회사끼리 거래 아니냐'는 답변이다.
 
그럼 100억원이 넘는 박순자와 그 오대양 직원들이 모은 사채는 어디로 갔느냐. 그것까지 유병언에게 갔다고 합리적 의심을 할 것인가? 검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채는 돌려 막기식으로 이뤄졌고 고이율의 이자를 내는데 쓰였다는 것이다. 사실 당연하지 않은가. 이번 다큐에서도 나왔지만, 채권자들에겐 날짜가 정확히 지켜져 이자가 지급됐다고 하지 않았는가. 어머어마한 이자는 어디에서 났겠는가. 그것은 다른 사채를 통해서였고, 사채와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감당이 안 된 사람들이 결국 오대양 사건의 결말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이런 비극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는가.  
 
사채 일부가 유병언의 세모로 유입된 점은 구원파도 인정하고 있더라. 아래 글을 제발 한 번만 자세히 읽고 지나가길 바란다. 
 
 

시사저널 기사

 
 

오대양은 세모에 “내 돈 내놓으라”고 요구할 만한 입장이 아니였던 것이다. 즉 오대양 사채중 세모로 유입된 금액을 검찰이 밝혀낸 것은 1억7천5백만원이 전부였다. 검찰은 “박순자가 83년11월~84년4월 사이 송재화에게 4억6천3백92만원을 송금한 사실과 송재화의 구좌에서 인출된 수표 1억7천5백만원이 (주)세모 관련자들에 의해 최종적으로 은행에 제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순자가 돈을 보냈다는 83년 11월~84년4월 시기는 오대양이 설립되기 이전(표 참조)이라는 점에서 이 돈마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출처 : 시사저널 /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131

 
 
결국 4억여원이라는 돈을 이런 설명도 없이 마치 박순자가 대전 지역 자금책으로 활동하며 송재화에게 전달하고 송재화가 유 사장에게 전달했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 집단 타살이 일어났고, 그 배후는 유병언이며, 그래서 91년에 자수 사건으로 이어지고, 구원파를 감추기 위한 자수 모의가 있었고, 그리고 오대양과 관련 없는 상습사기 건으로 유병언 사장에게 4년 형이 확정됐다고 풀어낸 기사와 의혹이 많아야 했던 것이다.
 
자수 모의? 아니 내가 구원파라도 양심의 가책을 받은 자수자들이 구원파 내에 나타나면 자수 전에 모여서 이야기라도 했겠다. '구원파와 엮지 않는 게 좋겠다'라고도 말하겠다. '구원파와 엮어서 꼭 말씀해 주세요'라고 했겠는가. 종교인들이여. 잘 알지 않은가. 자신의 고민을 교회에 가서 상담하고 해답을 구하는 행위를. 흔해 빠진 의존적 행동을. 살인자들이 종교인이 됐는데 하필 그 종교가 구원파였고, 그래서 거기 가서 상담을 한 것이다. 이건 유병언 회장도 말하더라. 
 
 

기자 : 1991년에 오대양 직원 3명 살인과 관련, 직원 7명이 자수했을 때 세모가 관련돼 배후에 흑막이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유병언 사장 : 그 오대양 직원들이 대부분 옛날에 기독교 복음 침례회(구원파)에 있다가 나간 사람들이라 세모 직원이나 교단 사람들이 안면이 있었는데,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듣고 세모 직원 몇 명이 관련자 전원의 자수를 권유한 것은 맞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2의 집단 자살 사건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해요. 그때 남아있던 오대양 직원들은 또 한 번 오대양을 일으키려고 집단생활을 하고 있었다는데 일부만 자수시키면 나머지는 또 殉敎(순교) 운운하면서 자살할지 몰랐거든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죄지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자수시킨 게 무슨 잘못입니까?

출처 월간조선 /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199909100053

 
 
 
유병언 사장이 결국 받은 4년 형은 앞선 포스팅에서 많이 썼지만, 과거 구원파 내 열성분자였던 통용파 출신들이 헌금을 모으고 다녔는데, 돈을 낸 사람들 사이의 분쟁에서 고소 고발이 일어났고, 그것의 최종 책임자로 유병언이 지목됐지만 89년에 이미 유병언에게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것까지 해석을 하자면 '지들끼리 돈 가지고 문제를 일으켰는데 유병언이 돈 가져오라고 지시한 것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걸 91년에 다시 가져와서 4년형을 때린 것이다. 오대양에 대한 재판을 받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유병언이 오대양 재판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오대양의 배후라고 의심한다. 그렇게 못이 박히게 만들었다. 종교에 미쳐버린 인간들, 지독한 복음·율법주의자들의 헌금 운동. 그리고 오대양이라는 끔찍한 사건. 그 책임을 다 유병언에게 몬 것이다. 유병언 쪽에서 "어금니를 깨물며 억울함을 느낀다"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 출처 : KBS방송 캡처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706439

 
 
오대양 사고 현장에서 나온 쪽지 '지금 삼우도 고통받고 있습니다'와 유병언 설교집 '알파와 오메가까지'에 대해서도 당시 엄청난 취재가 이뤄졌다.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나는 유병언 회장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었다. 매우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글을 내가 쓰고 앉아 있나 보다. 그런데 그를 따르는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가졌고, 그 숫자가 지금도 굉장하다. 그럼 91년 그 당시엔 어땠겠나. 이 점을 당시 취재 기자도 파악했다. 그래서 그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이런 모방관계 때문에 세모의 유벙언 사장은 구원파교회에 발을 끓은 서울통용파 여인들과 (주)오대양 직원들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을수 있었다. 1987년 오대양 집단변사사건이 일어난 오대양 용인공장 천장에서 유병언씨의 설교 녹취록인 알파에서 오메가까지가 발견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서울토용파와 오대양 직원 모두 남에게 빌린 차입금을 개발비로 부렀던 것도 두 조직간의 모방관계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이러한 모방 관계에도 불구하고 세조직 간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첫째, 사업하는 마인드와 사업능력이 달랐다. 삼우에는 능력이 있는 구원파 신자들이 몰려들어 계속 번창해왔다. 서울통용파는 한때 21개의 사업장(가게)을 운영했으나 파산 등으로 자꾸 수가 줄어 현재는 단 두 개의 식당만 하고 있다. 오대양은 사업에 실패한 회사로 생산실적이 전무하다시피했다.

둘째, 남을 돕는 수준이 달랐다. 유병언 사장은 회사 이익금 중 극히 일부를 불우이웃돕기에 기탁했다. 서울통용파는 수지타산을 맞추지 않고 남을 돕다가 파산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오대양의 박순자는 오대양 직원의 노부모를 모아놓고 양로원을 꾸몄고 직원의 자녀들을 모아 고아원을 만드는 등 거짓 사회사업을 했다.

셋째, 결속력의 정도가 달랐다. 세모에서는 장년층 사원과 젊은 사원들간에 집단행동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서울통용파에서는 의견이 다른 사람이 없다. 생각이 달라진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박순자의 오대양은 집단구타까지 해가면서 완벽한 결속력을 다졌던 곳이다. 용인공장 천장에 올라간 32명 전원이 죽은 것은 그 결속력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이다.


출처 : http://www.dangdangnews.com/bbs/list.html?table=bbs_2&idxno=2191&page=1&total=2&sc_area=T&sc_word=%C3%E0%BC%D2%C1%F6%C7%E2

 
 
이런 글을 왜 쓰고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언젠가 용인 공장에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혹했던,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다른 팩트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썼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나는 언제나 광신도들을 사정없이 비판해 버린다. 구원파 내에 혹여 있는 광신적 행태도 피해 갈 수 없다. 진실은 팩트 너머에 있다. 유병언을 옹호하기 위해 쓴 글이라고 해도 나는 팩트를 근거로 이야기했다. 넷플릭스의 이번 영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가 팩트의 보충이 필요하다. 
 
(넘치는 감정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구원파 청년들에게 충고하고 싶다. 이 모든 걸 알고도 침묵하는 행태는 성경이 죄악으로 규정했다. 구원받은 이후로, 죄사함의 진리를 받은 이후로, 믿음이 온 이후로! 죄를 짓지 말고 살라고 배워온 너희들이니 뼈 때리는 기분을 느낄 것이라 믿는다. 조직 내에서의 활동만으로 족하다면 그렇게 하시고.)
 
마지막으로 귀담아들을 영상 하나를 공유한다.
혹시 삭제될까, 중요한 문장은 기록해 남긴다. 아래 말을 듣고도 자기들만 구원이 있다라는 식으로 '구원파'라고 비난한다면 잘못된 것을 알아야 한다. 저런 말을 하는 자가 스스로 신이라 불렀겠는가? 합리적 사고는 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게 맞지 않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ksK1BCO1gwQ&list=PPSV 

 
 

유병언 : 여기에만 구원이 있다는 말을 어떻게 합니까. (중략) 이 모임만, 이 모임만 하던 사람들이 너무 이 모임을 주장하게 될 경우에 (중략) 모임주의자가 되어 버리면 그건 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중략) 그러다가 이 모임을 떠날 때에 무슨 말을 하느냐 하면 꼭 그 방법으로 '자기들만 구원이 있다' 그런 방법으로 밖에서 이간 붙여버리는 일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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