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국책은행 직원과 점심을 같이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두산중공업을 매수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4월에 들었는데 이후 주가는 3배 이상이나 급등했다.
나는 그 은행 직원의 두산중공업 주가전망 그리고 분석을 듣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단순히 후회가 아니다. 앞으로도 무수한 투자 정보를 들을 텐데 이렇게 흘려들어서야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머니투데이방송의 권순우 기자가 삼프로TV에서 나와 두산중공업과 해상풍력에 대해 분석한 방송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사들도 좀 검색하면서 두산중공업에 대해 알게 됐다.
은행 직원은 왜 두산중공업 주가전망을 긍정적으로 봤을까
내가 궁금점을 가진 지점이 바로 여기서부터다. 먼저는 원전에 대한 기대감 커졌다는 걸 몰랐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10년의 하락기를 경험했다. 이런 주식에 물려버리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원금 손실 없이만 나와도 성공이다. 두산중공업은 탈원전이 글로벌 이슈가 된데다 현 정권 들어와 탈원전에 대한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반등의 여지없이 그냥 무너진 모습이었다.
그런데 친환경과 관련해 원전이 다시 부각된 모습이다. 곧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각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주요 의제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도 막대한 전기를 생산해내는 기술로 원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다 소형원전개발을 미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추진하면서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최근엔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자력발전사업을 위한 협력 이야기가 나오면서 SMR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SMR 자체가 기존 원전보다 안정성이 뛰어나고, 소형이라 공사기간도 짧아 각 국가의 친환경 정책에 매우 적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두산중공업이 원전 기술력에서 글로벌 탑 수준인 데다 이 부분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원전의 핵심 설비 제작만 아니라 해체 사업까지 해온 기업으로 특히 SMR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2019년에는 신고리 4호기가 성공적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하였고, UAE 원전 정비사업계약 (MSA : 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체결하며 해외 원전 주기기 정비시장에 최초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미국 NuScale사와는 4월 소형원전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한 데 이어 국내 투자사와 공동으로 지분투자까지 완료하며, 미국 및 세계 원전시장 내 NuScale 소형원전 사업에서 핵심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2021년 1월에는 NuScale社 소형모듈형원전 노형 제작성 검토 용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NuScale社 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기도 하였습니다. 3월에는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인 Cask 5 sets를 미국 TMI원전에 공급하며 국내기업으로서는 최초의 해외 수출실적을 달성하였습니다. 또한 중국 CTEC社 와도 중국 쉬다보원전에 원전계측제어시스템인 MMIS의 주요 기재재인 지진자동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 1분기 보고서 내용 |
언론에 의하면 두산중공업은 NuScale에 4400만달러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면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가 SMR 모델과 관련해 미국 NRC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최초의 회사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돈을 만지는 은행 직원이 두산중공업을 유심히 보다가 주가 전망이 좋다는 판단 하에 미리 투자에 나선 것으로 생각된다.
두산중공업 주가 전망 무조건 좋을까
하지만 권순우 기자의 두산중공업 풍력 개발과 관련해 썩 좋지 않은 전망을 들으면서 쉽지 않은 투자처라는 생각을 해봤다. 권 기자는 자신의 기사에서도 이렇게 적었다.
풍력, 원자력 등 에너지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한달새 160%까지 올랐다가 수주 계약 발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규모 친환경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점은 다행인데, 그 과정을 보면 한국 풍력 산업에 대한 걱정이 앞섭니다. 두산중공업이 만들기로 한 제주한림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입니다. 제주도는 2012년 <카본프리 아일랜드 제주 2030>를 발표했습니다. 그 안에는 100메가와트 이상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대정해상, 한림해상, 제주동부해상 등 3개가 있었습니다. 10년이 지나서야 겨우 1개가 이제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방송 기사 https://m.mtn.co.kr/news/news_view.php?id=2021061017521798576 |
위 기사를 읽어보면 수많은 인허가와 민원의 벽, 국산화에 대한 과도한 요구, 낮은 기술력, 인허가 과정의 불확실성, 장기적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공시에 나온 '신규사업에 관한 사항'에 풍력사업 내용이 나온다. 이 공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개발 중인 대형 가스터빈을 2021년 상용화할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풍력사업은 국책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개발이 진행 중이다. 권 기자의 분석대로라면 결코 쉽지 않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의 주가 전망은 분명 밝아 보인다. 원자력은 전 세계 전략 생산량의 11%를 담당하고 있고 앞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육성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신규 원전 건설이 확실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만 아니라 일본 등 원전 선진국들이 원전 산업을 재개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이런 점에서 두산중공업의 산업은 밝아 보인다. 다만 산업은행에서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하고 풍력 개발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등도 유심히 살펴봐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세 줄 요약
-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안전한' 원전에 대한 수요 발생 중
- 원전에서 글로벌 기업인 두산중공업이 그만큼 호재의 시기를 맞아 주가전망 긍정적.
- 풍력발전에 대한 불안 요소들도 살펴봐야 할 투자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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