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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쉰들러 리스트와 홀로코스트

by 하 루 살 이 2019.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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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쉰들러리스트가 내게 준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나를 이스라엘로 이끌었던 그 힘 중 하나도 쉰들러리스트에서 나온 유대인의 참혹한 역사에서 비롯됐다. '왜 그들은 그렇게 당해야만 했는가.' 그리고 이 영화를 기점으로 나는 유대인과 관련한 책은 어떤 책이든 살폈고, 그들과 관련한 영화는 누군가에게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흥미롭게 봤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 6학년, 13살 때였다. 



당시는 1998년이었다. 무척이나 가난했을 시절이었다. 부모님도 직장을 옮겨 다녔고 자주 싸웠으며, 나는 한 순간에 아파트에서 촌 구석 허름한 집으로 변하는 집 모양새를 보면서 돈이 없으면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런 때 TV에서 방영해준 영화가 바로 이 영화였다. 처음부터 나는 숨을 내가 쉬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영화에 빠져있었다. 얼마나 충격적으로 영화를 바라봤는지 모른다. 마지막에 가서 쉰들러가 그의 비서 '잇자크 스턴'을 붙잡고 자신의 양복, 자신이 낀 반지, 자신이 타는 이 차를 독일 나치당에게 팔았다면 몇 명은 더 구할 수 있었을텐데 하며 울부짖는 모습에서 한동안 나는 이 세상 사람들이 미쳐 있는 돈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던 것 같다. 돈을 가지고 죽고 죽이는 세상에서 그 사람이 부르짖은 말, '이 얼마의 돈이면 누군가를 살릴 수 있었을텐데...'


그 외에도 엄청난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무슨 포대자루처럼 쌓여있는 시체 무더기를 태우는 장면이나, 아이들을 노래를 부르게 하며 트럭에 태우게 하는 모습과 함께 그 트럭들이 지나갈 때 여자들이 자기 아이들이 탄 것을 알고 소리지르며 제재를 뚫고 가는 모습들. 독일 나치의 명령이 떨어지고 게토에 들어가 유대인들의 집집을 들어가 모든 물건을 중앙으로 버리며 사람을 끌고 나오는 장면들. 그 장면을 멀리서 말을 타고 바라보는 쉰들러의 놀란 표정. 


오스카 쉰들러는 실제 인물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의 손에서 유대인 1200명을 구해낸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전쟁물자를 공급하는 사업을 벌여 단숨에 재벌의 반열에 들어갔다. 그때 비서로 둔 사람이 유대인이었으며, 이 유대인은 영화에서 한명 한명 유대인을 취업시켜 죽음의 길목에서 빼내는 작업을 쉰들러가 알게 모르게 벌였다. 하지만 그것을 쉰들러는 다 보고 있었지만 일언반구하지 않은 채 묵묵히 있었다. 그렇게 쉰들러의 공장은 유대인의 천국이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로 변모해갔다. 


그러다 어느날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에는 패망의 그림자가 그리우고 있었고 나치당은 자신들의 죄악인 유대인을 말살한 증거를 지우기 위해 그야말로 '인종청소'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걸 알게 된 쉰들러와 비서는 함께 자신의 공장으로 이끌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이 지옥의 고통을 벗어날 수 있다는 성경의 말씀처럼 '쉰들러 리스트'라는 이름을 남기게 된 것이다. 그는 전 재산을 바쳐 유대인 수천 명을 구해냈다. 


그는 전쟁 중에는 성공했지만 전쟁 후에는 전쟁 때의 막대한 지출로 실패를 거듭한다. 나치당이라는 누명 때문에 전쟁 후 1949년 아내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나야 했다. 이후 1958년 아내를 남겨두고 독일로 돌아왔고 이후 1974년 사망했다. 



실제 '쉰들러 리스트'는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보관되 어 있다고 한다. 내 기억으로 그곳에서 그 리스트를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쉰들러가 전쟁물자로서 냄비를 만든 것을 영화를 통해 알았는데, 그 실제 냄비를 본 적이 있다. 아니, 실제로 내 손으로 만지고 들어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나 감격적이었는지 모른다. 눈물 마저 흘렀다. 그 위대한 위인, 내가 가장 존경하는 위인이라면 단연 몇 명이 나오겠으나 쉰들러의 이름은 결코 빼먹지 않는데 그 위인의 작품, 생명을 살리는데 쓰인 그의 작품을 보고 나는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무덤은 이스라엘의 서예루살렘에 있다고 한다. 영화 말미에도 그의 무덤에 그의 영향으로 살아남은 유대인과 그의 후손들이 그의 무덤에서 그의 삶을 기리는 장면이 나온다. 



누군가는 이렇게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는 전쟁 중에 매우 값싸게 놀릴 수 있는 유대인을 사용한 것이라고. 그는 결코 영웅이 아니라 자본에 충실한 사업가 그 이상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가 그런 쪽에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었던 것은 사실이겠으나 그의 머리와 발상에서 돈을 벌기 위해 나온 것들이 생명을 구하는데 사용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는 그 일에 매우 충실했고 그만큼 생명을 구하는데 본인이 사용됐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유대 탈무드에 나온 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인류를 살리는 것이다'의 말을 생각하면 그는 얼마나 많은 인류를 아우슈비츠와 홀로코스트의 그 죽음의 길목에서 건져냈는지 모른다. 그만큼 그를 존경하는 데 있어서 그의 자본에 욕심에 끌려 한 행동이 결코 방해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가끔 쉰들러 리스트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리곤 한다. 


그가 추운 겨울 유대 소녀를 함부로 다루는 독일 병사에게 다가가 무섭게 노려보며 거친 목소리로 "이 아이의 손이 아니면 몇 미리 포의 속을 어떻게 깨끗하게 닦을 수 있는지 당장 말하라"라고 했을 때 그 병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소녀를 풀어준 장면이 영화에 나온다. 


유대 비서가 결국 그의 유대인 구출로 인해 쓴 돈들과 그들을 위해 마련한 장소에 들어간 돈들로 '회사가 망했다'고 했을 때 그는 조용히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런 모습들. 


독일 나치당들이 잔뜩 모인 자리에서 그에게 전혀 멋도 없는 케익을 가져온 소녀 둘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의 그 통쾌함. 마치 쉰들러의 행동에는 "나는 너희 같은 살인마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라고 외치는 선언이라도 있어 보였다. 



나치당 괴트와 단판을 지으며 유대인들을 사기 시작하는 모습. 나치당들에게 뇌물을 주며 그의 사업을 번창시켜 나가는 모습. 하나같이 그의 성공이 그 당시 죽음의 문턱을 왔다갔다 하는 유대인들에게는 신의 축복이자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매우 작은 희망의 싹틔움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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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 리스트'는 누구라도 나는 명작으로서 추천한다.  

이 영화를 통해 100년도 지나지 않은 참혹했던 유대인들의 600만 학살과 수천 년간 이어져 내려온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생각하게 된다. 왜 그들은 그렇게 죽어가야만 했는가에 대해, 왜 그들은 그토록 미움을 받아야만 했는가에 대해 누구도 뚜렷한 담을 주지 못한다. 


이 영화는 분명 그 질문을 찾아가는 길목에서 우리의 마음을 한 번 더 진리에 가까워지도록 다잡아 주고 있다. 현 이스라일이란 나라와 그 역사가 결코 쉬운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남는 험난한 과정 중 쉰들러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시 봐도 많은 여운과 생각을 남기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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