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갱스터 스쿼드 Gangster Squad'는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다. 거물급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 소재가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도 마지막까지 씁쓸한 기분을 떨치지 못한 채 봐야했다.
이유는 이 영화에서 나온 한 장면, 한 대사 때문이었다. 바로 영화 속 악역 갱스터 미키 코헨을 유대인으로 설정하고 나온 대사다. 다시 말해 인종주의적 차별에 대해 무의식 간에 보는 사람에게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누군가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필요 있냐며 반감을 내놓을 수 있다.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그 내막에 인종주의와 민족에 대한 차별, 유대인에 대한 분별없는 반감이 깔려 있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내놓은 의견이라면 나는 그 의견에 반대한다.
이런 말이 나올 수도 있다. '무슨 영화를 그렇게 심오하게 보느냐'. '갱스터 스쿼드는 그냥 오락 영화다. 또 당시 유대인들이 금융, 기업, 언론을 장악했고 정치에 대한 로비가 심각했으며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유 때문에 당시에도 반유대주의 감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났을 수 있다'.
하지만 반유대주의에 대한 나의 의견에 반대하며 말한 것이 고작 유대인이 재계, 금융계, 심지어는 정치계까지 손을 뻗고 있었다는 말이라면 나는 그 근거가 얼마나 신빙성 있느냐를 묻고 싶다. 저 유대인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근거가 지극히 빈약하다.
이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쓰인 말과 같다. 당시에 "유대인이 세계를 정복하려 한다"며 "우리의 위대한 아리아인은 유대인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아우슈비츠를 유럽에 깔아놨던 히틀러와 그의 수족 나치 주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유대인이 할 일이 없어서 세계를 정복할 계획을 세운단 말인가. 당시 나라도 없이 떠돌던 유대인이었는데. 인종주의를 내세울 이유도 근거도 없이 그냥 내세워 인류의 범죄를 나치를 우리는 쉽게 기억에서 지우면 안 된다.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악당은 이미 유대인으로 깔아놨다. 고급 클럽에서 만난 갱스터 미키와 잭은 그날 밤 뭔가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 둘 사이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바로 최근 시카고 갱스터의 한 일원을 미키가 죽인 것이다. 이에 잭은 미키가 최근 벌인 살인에 대해 충고했고 세력을 넓히는 것에 주의를 줬다. "너는 돈, 여자, 특권 가질 것을 다 가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런데 왜 굳이 시카고를 건드냐고 충고했다. 갱스터 미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 그건 살인이 아니다. 진보다. 내가 곧 진보다."
이 말에 잭은 세력을 넓히는 일에 대해 경고했다. "너는 망할 것"이라는 충고다. 그 말에 잭이 거부하자 그는 이렇게 욕을 한다.
"멍청한 유대인 놈!"
이에 발끈한 잭은 "빼앗을 수 있을 때 빼앗아야 한다"며 자기가 LA를 모두 먹겠다고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이 영화는 그런 갱스터 미키를 처단하고 세력을 말살시키는 일을 해내는 정직한 경찰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시대적 배경은 1940년대 후반이다. 낭만의 시대였다. 보안관이 권총을 차고 다니고, 구두에 광을 내며 멋을 내던 시대다. 중정모가 잘 어울리는 형사는 미녀에게 다가가 자기의 매력을 뽐냈고, 정장 수트에서 나는 향기에 여인들은 그 형사에게 미소를 지어주던 시대였다. 영화가 그것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의 주연들도 얼마나 훌륭한지 모른다.
라이언 고슬링(영화 노트북, 라라랜드 주인공), 조슈 브롤린(맨인블랙에서 제이(윌스미스)의 파트너 케이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나온 인물), 마이클 페나, 안소니 마키(어벤져스에서 캡틴아메리카의 친구) 등이 나온다. 이들이 펼치는 연기 때문에 나는 이 영화도 긴장감을 가지고 너무나 재밌게 몰입해 봤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유대인을 악당으로 설정한 것에 이어 저렇게 '유대인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지럽히면서까지도, 경찰과 정치계를 매수해 가면서까지도 이뤄낸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나 위험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저런 영화들이 결국 우리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국제사회를 오히려 더 어지럽히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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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brandt House Museum in Amsterdam
The mystery death of Yoo Byung-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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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파급력은 무섭다.
최근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유럽 각지에서 일어나는 반유대주의 물결이 그냥 나왔겠는가. 저런 영화들과 서적, 정치인들처럼 힘 있는 사람들의 한마디 말들 때문에 가능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개명한 시대에서 반유대주의는 머리를 쉽게 들지 못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에 두려움과 부끄러움, 자기성찰의 힘이 빈약해 질 때 그 무서은 악령은 다시 평범성을 띄고 고개를 들기 시작할 것이다.
갱스터 스쿼드 angster Squad 는 굉장히 재밌는 영화지만, 너무 불편하게 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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