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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스라엘-이집트 평화조약 실화영화 '코드명 엔젤'

by 하 루 살 이 2018.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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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집트 평화조약 실화영화 '코드명 엔젤'


오해는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스라엘을 두고 생긴 오해의 발생도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탄압한다는 지극히 단편적인 오해다. 


나는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단순히 '가진 자의 없는 자를 향한 탄압'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나는 끊임없이 이스라엘의 탄생과 그 비극의 역사와 현대의 사건들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결코 단편적으로만 바라볼 문제가 아니면 단편적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분쟁이 쉬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시나이반도를 두고 펼쳐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역사가 바로 그 단순한 판단이 오히려 두 민족의 역사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과연 누가 대화를 거부하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누가 더욱 평화를 말하는지 우리는 깊게 생각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보다, 중동의 과격 분자들보다 더 인권을 위해 행동하고 인격적으로 대화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팔레스타인의 과격한 분자들은 이스라엘이라면 일단 대화를 거부한다. '이 땅에서 영원히 이스라엘을 제거하자'라는 구호를 사용한다. 과연 이스라엘이 무기를 현대식으로, 최첨단으로 준비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모사드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국으로 만들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아니다. 이스라엘은 지금 생존을 걸고 나라를 지키고 있다. 그런 국가를 향해 평화와 대화가 아니라 민족 멸절을 말한다면 이건 평화를 거부하겠다는 말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 이스라엘은 결국 더욱 강해지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스라엘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도 잘못됐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한 쪽을 매도할 정도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한쪽에서 평화를 담보로 한 협상을 제기하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이스라엘도 그걸 원한다. 영화 '코드명 엔젤 The Angel'이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것이다.  




1979년 3월 26일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 J.E.카터를 중심으로 이집트 대통령 M.A.사다트와 이스라엘 M.총리 베긴이 평화조약을 맺는다. 그리고 사다트와 베긴은 노벨평화상도 수여한다. 


이 평화조약은 서로 원하는 바가 절묘하게 맞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집트는 4차 중동전쟁인 6일전쟁 패배로 거대한 시나이반도를 빼앗겼고 어떻게든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스라엘은 '민족의 영원한 생존과 평화'를 원했다. 시나이반도를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집트가 할 수 있는 일은 둘 중 하나였다.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제 5차 중동전쟁이냐, 아니면 이스라엘과의 협상이냐. 


사다트는 고민했고 결국 평화 협상을 택했다. 

모든 중동 국가와의 인연이 끊어지는 상황이었기에 그가 택한 평화조약은 위대했다. 그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결국 피비릿내 내는 결과만 자초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미국 도움을 받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은 패배를 약속한 전쟁이나 마찬가지였다. 더 많은 땅을 빼앗길 위험이 있었다. 그럴 경우 자신의 정치적 생명만 아니라 이집트 내부의 분열과 혼돈만 키워 나라에 고통만 가중할 가능성이 높았다. 


영화 속 이집트 사다트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와서 한 연설 장명.



미국 카터 대통령의 가운데 두고 왼쪽의 사다트 대통령과 오른쪽의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손을 맞잡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선택을 했다. 평화 조약을 하자. 이스라엘에게 '영원한 평화'를 보장하고 두 국가 사이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대가로 시나이반도를 얻자. 그곳에 군대를 설치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자. 결국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땅보다 더 많은 땅을 통채로 넘겨주더라도 이 약속이 자신들의 존속에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돌려줬다. 




시나이반도를 두고 있었던 두 국가의 평화조약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투쟁과 '이스라엘을 제거하자'라는 구호보다 '이스라엘과 협상'하자는 것이 오히려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해 더욱 현실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는 교훈을 시나이반도는 말하고 있다. 그 조약이 비록 가진 놈들과 주변의 중동 권력자들로부터 배반자라는 비난을 받더라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다. 


시나이반도에 나부끼는 두 국가의 국기.



물론 이스라엘 모든 사람들이 시나이반도를 돌려주는 것에 대해 찬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더 이상 고통 받을 수 없다'는 말에 있어서는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찬성했다.


그것을 사다트 대통령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데 한 지혜로운 이집트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아슈라프 마르완'이다.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는 그에게 코드명 '엔젤'을 부여하고 그를 그렇게 불렀다. 


그는 사다트가 대통령이 되기 전의 대통령의 사위였고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이스라엘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었다. 그 이유는 이집트 국민이 더 이상 전쟁 때문에 피를 흘려선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이후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사다트 대통령에게 조언했고, 영화의 양치기 소년 전술을 통해 이스라엘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

그도 이 방법을 썼다. 시나이반도를 빼앗긴 이집트가 군사적 충돌을 준비하는 것은 어쩌면 이스라엘 입장에선 당연해 보였을 것이다. 두 번에 걸친 전쟁 대비를 이스라엘 모사드에 흘렸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에는 또 다시 전쟁의 두려움과 함께 대규모 전쟁 준비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 둘 다 전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거짓이 아닌 전쟁이라는 실재할 뻔 한 사실을 전달했을 뿐이었다. 이집트의 사다트는 정말로 전쟁을 준비했고 그는 사실을 이스라엘 모사드에 전달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지 않자 그의 정보가 거짓이었다는 모사드의 판단이 섰고 결국 그는 양쪽에서 이중 스파이라는 오해를 받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그는 오히려 전쟁을 하도록 이집트 대통령을 설득했고, 그 피해가 이스라엘에 극심할 정도가 되어선 안 된다, 중간 적절한 타이밍에 전쟁을 그만둬야 한다고 대통령을 설득했다. '양치기 소년' 전술이다. 


이후 이스라엘이 전쟁의 두려움을 느낄 때 평화 협상을 먼저 이야기한다면 분명 이스라엘이 그 조약을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그는 판단했고 사다트도 그것을 이해 못할 만큼 무지하지 않았다.  





그는 양 국가의 평화조약이 체결되는 것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모사드와 밀회하는 것은 이집트의 정보요직의 사람이 하기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집트 권력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써야만 했다. 그 가운데 런던의 한 여자를 사귀는 것처럼 꾸며야 했고, 그 만남을 이집트 정보국이 사진을 찍어 보관하다가 그를 제거하기 위해 그 사진을 그의 아내에게 보냈다. 가정의 불화를 통해 그가 딴 짓을 못하게 만들려는 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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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직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가정을 잃었다. 그는 거의 다 이뤄낸 양국의 평화를 두고 그만둘 수 없었다. 결국 가정의 행복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됐다. 그래서 사다트 대통령이 이스라엘 의회에서 평화를 위한 연설을 할 때 오직 자신만이 비참해진 결과 앞에서 고통받아야 했다. 


역사에는 이렇게 누군가의 희생이 담겨있다. 이 영화는 이 뒷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현재의 중동 분쟁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깨닫도록 유도한다. '코드명 엔젤'은 그래서 훌륭한 영화다. 평화를 위해 중동 국가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이스라엘에 어떻게 행동할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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