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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낙산해수욕장 겨울 바다여행

by 하 루 살 이 2018.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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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하나 없는 날. 동쪽 해안을 향해 차를 몰고 갔다. 바다에 도착하니 여름보다 더욱 새파랗게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풍경이 나타났다. 


바다에 오랜만이었다. 


반가움과 장대한 광경에 잠시 말을 멈췄다.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거대한 산을 바라보는 부자가 생각났다. 아들이 산을 보며 이야기하려 하자 아버지는 그 말을 막았다. 


"자연 앞에서 너는 작은 존재다."   




지난주 찾아간 양양의 낙산해수욕장. 

동해에 많은 해수욕장이 있어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모래사장이 많은 곳을 가고 싶어 낙산해수욕장을 택했다. 



이날 파도는 상당히 거셌다. 바다는 추위가 심할수록 자기색을 온전한 상태로 드러냈다. 


고난에서 진면목을 나타낼 수 있는 건 인간만이 아니었다. 자연이 먼저 그러했다. 원래 자연이 그러했기에 사람도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순서적으로 이렇구나 생각해봤다. 


바다를 보면 나를, 인간을, 자연을 생각한다.  





모래사장을 걸으며 이 모래들이 파도를 받아내며 펼쳐진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낙산해수욕장의 장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감상하기에 좋다는 점이다. 바람이 거셌지만 그 거센 바람은 큰 파도를 만들어냈다. 다양한 파도에서 들리는 물소리는 '많은 물소리와 같다'는 성경을 떠올리게 했다. 도시에서는 결코 들어볼 수 없는 위대한 자연의 소리였다.  



나는 바다 모래사장 위를 걷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도시는 인간에게 땅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모든 땅을 다 덮어버린다. 인간과 땅을 격리한다. 격리된 그만큼의 거리와 크기 만큼 인간은 아플 것이고 고통받을 것이다. 




도시는 인간을 위해 탄생되지 않았다. 

바다는 거기에 지친 인간을 기다린다.



바다 가까이에 가자 고운 모래가 이리저리 파도에 쓸리고 있었다. 거친 파도지만 그 거친 파도에서도 모래는 정돈을 되찾기를 반복했다. 파도를 만날 수 없는 모래들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지우지 못하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물을 만난 모래들은 자신을 끊임없이 씻어내며 깨끗해졌고 스스로를 정갈하게 유지했다.


그게 참 맘에 들었다. 




바다를 만나는 지점에 함부로 발자국을 남겨도 그것을 지워주는 모래의 형상. 나의 잘못된 과거를 모두 가슴에 품고 나를 받아주는 오래된 친구의 모습처럼 따뜻해보였다. 파도와 모래는 서로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낙산해수욕장 주소는 '강원 양양군 강현면 해맞이길 59' 이다. 



서울에서 여유롭게 가도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중간에 휴게소 들려 간 시간이 약 3시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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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식당도 많다. 횟집만 아니라 생태탕 집도 일품인 집들이 즐비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낙산 해수욕장 정중앙에 기러기 형상의 큰 조형물이 있는데, 그쪽에 차를 대도 좋으나 사이드 쪽으로 가면 바다 모래사장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 이쪽에 주차하는 것도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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