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영웅이 되는가를 다룬다.
아무래도 '영웅'이란 단어를 우리는 잘 쓰지 않는다. 과거 전체주의에서나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단어가 '영웅'이며, '영웅주이'다.
영웅이란 일단 모든 사람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포함한다. 아울러 과거 역사를 보면 적군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고 그 적군을 쳐부실 때 우리는 그를 가리켜 영웅이라고 한다.
하지만 역사가 민주사회의 과정 속으로 들어오면서 '영웅'이란 단어는 폐기되었고, 다수에 의한 통치가 가능해지면서 이 단어는 고작해봐야 '어벤져스'와 같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오락성 짙은 단어가 되었다.
우리 시대에 그럼 영웅이란 단어과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권력의 분권화와 국민의 주권화가 강화되면서 '영웅'이 주는 단어적 의미는 더욱 선명해졌고 분명해졌다고 할 수 있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이것을 말하고 있다.
탑승객 155명을 태운 1549편 여객기를 조종하여 이륙하던 설리 기장은 본인 스스로를 영웅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이었으며 앞으로도 스스로를 영웅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새 때와 충돌한 기체의 양 날개 엔진이 꺼지는 위기의 순간에 30년 이상 수천 번의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여 쌓아온 실력과 감각을 통해 수백명의 시민을 구해내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는 환화의 음성보다는 본인이 태운 승객과 승무원 중 한 명도 빠짐없이 구출 되었는지를 듣고 싶었고, 생존자가 155명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후 쏟아지는 언론의 플레시에도 그는 오히려 그것을 불편하게 여겼고, 모든 것이 변해버린 잠깐의 시간 동안 자신이 살아온 평범했던 삶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불안했다. 그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 중의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의 아내 조차 남편도 엔진이 꺼져버린 그 비행기에 탔던 한 남자였다는 사실에 오히려 충격을 받았고 살아온 것에 대해 감사했다. 그 이상 없었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잔잔한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답답한 관료들과 규정들에 다소 화가 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 사회가 시민들의 용인 하에 만들어놓은 다소 불편한 과정들일 뿐이다. 혹시 설리 기장의 보여준 마지막 선택이 오히려 더욱 큰 피해를 유발하는 결과를 빚을 뻔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 정도는 할 수 있는 사회라는 점에서 이 답답한 장면들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다만 기적처럼 살아남은 사람들이 설리 기장에게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명칭과 함께 그를 치켜 세우는 장면에서 감동적인 장면이 나온다. 본인들의 이름이 아니라 본인들이 탔던 비행기 좌석 번호를 대면서 설리와 함께 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영웅은 과거 역사에서 시민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신적 존재가 아니라 우리 옆에서 우리와 함꼐 숨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 자기의 능력으로 남을 살리는 일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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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과 함께 이러한 사람들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허왕된 영웅주의가 아니라 평범하지만 비범함 능력을 가진 시민들의 행동을 더욱 영웅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설리 기장이 능력만 아니라 당시 비행기에 타고 있었던 승무원들의 침착함, 그 비행기 안 승객들의 차분함과 질서정연함, 그리고 빠른 구출을 위해 출동한 경비대원들과 주변 배 선장의 신속함까지. 영웅이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탄생하는 사회라는 점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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