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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으면서

바울 사도는 왜 아라비아에 갔을까

by 하 루 살 이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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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그 후 삼 년 만에 내가 게바를 방문하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갈라디아서 1:17~18 

nor did I go up to Jerusalem to see those who apostles before I was, but I went immediately into Arabia and returned to Damascus. Then after three years, I went up to Jerusalem to get acquainted with Peter.  Galatians 1:17~18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Saint Paul

 

 

나는 어릴적부터 신약성서를 처음부터 읽어내려갈 때마다 갈라디아서가 이상하게 그 중요성에서 조금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이상한 감정을 느끼곤 했다. 그러다 어느날 갈라디아서야 말로 바울 사도의 자서전적 배경을 가장 잘 표현한 편지면서, 그의 사상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낸 매우 진귀하고 위대한 책이라는 설명을 듣고 다시 봤을 때 매우 놀랐던 적이 있다. 

 

 

바울 사도는 다메섹 도상에서의 사건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그의 부활하심을 복음의 기초로써 설명했다. 구원됨의 가능성은 율법의 행위에서가 아닌 믿음으로써만 가능하다는 진리를 전파했다. 그 날카로운 구분지음은 바로 갈라디아서에 매우 잘 설명되어 있다. 갈라디아 교회가 율법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수밖에 없었다. 

 

 

아라비아로 갔다가 

but I went immediately into Arabia

 

 

 

사진 :위키피디아 Conversion of Paul the Apostle

 

그런데 갈라디아서 첫 장부터 재미난 표현이 나온다. 바울 사도가 이름도 개명하기 전, 예수 믿는 자들을 잡아다가 핍박하고, 스데반의 돌 맞아 죽는 순간에도 돌 던지는 자들의 편에 설 정도로 지독한 바리새파로 활동했는데 다메섹으로 가던 도중 강한 빛을 보고 한 음성을 들으며 눈이 멀었다. 그리고 다메섹으로 가서 안수를 받고 눈과 몸이 회복된다. 그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다. 

 

그리고 그는 아라비아로 갔던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예수께서도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신 후 성령의 비둘기 같이 임재하심 경험한 후에 광야로 나가지 않았던가. 그 이야기를 바울이라고 몰랐겠는가. 누가복음을 쓴 누가와 항상 함께 다닌 바울이 몰랐다고 하는 것이 더 무리일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는다.

권위자들, 제도상의 사도들, 그리스도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을 만나러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는다. 바울은 스스로의 눈에 자기를 사도로 세우고 있는 사건을 (사람에게) 확인 받으러 가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새로운] 주체의 돌발적 출현을(예수 그리스도의 임함을) 모든 공식적 (인간과 제도와 조직의) 인준 밖에 둔다. (중략) 모든 권위를 버리고 바울은 복음을 선언하기 위해, 일어난 일이 정말 일어났음을 알리기 위해 아라비아로 떠난다.

알랭바디우 '사도 바울' p. 42

 

 

 

 

바울 사도는 자기의 사도됨을 인간의 인준에서 가능했다고 말하지 않앗다.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가능했다고 편지 곳곳에서 반복했다. 그는 '내가 전한 복음이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다(갈1:11) '라고도 말했다. 사람에게 배운 것도 아니라고 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위키피디아 Conversion of Paul the Apostle

 

 

그는 예루살렘으로 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단 번에 이루어진 영혼 변화는 분명 그리스도인을 핍박한 그에게는 어떤 것으로도 설명될 수 없는 강한 충격을 줬음은 분명하다. 그가 평생에 따라왔던 율법의 사상과 생각을 내려놓고 이제는 그가 거부했던 예수의 그리스도이심을 전파하고 그 부활을 말할 일만을 남았는 데 이 완벽한 변화 앞에서 그는 인간과의 교제가 아닌 하나님과의 교제가 먼저 필요했을 것이다. 

 

그 의논을 기라성 같은 베드로나 주의 형제 야고보 및 사도들과 할 수도 있었다. 자신의 회심을 인정받고 전도 여행을 떠나기를 계획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바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에게 말씀을 전하신 이는 인간의 목소리를 통과하지 않았다. 직접 강한 빛으로 하셨다. 바울은 결국 인간의 인정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소통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조용한 곳으로 아라비아를 택했다.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및 죽은 자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도된 바울.

갈라디아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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