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이 지났다.
'본디오 빌라도의 재판'을 포스팅했을 때가 2021년 7월 13일이었는데, 그 뒤로 한 번도 성경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다. 솔직히 성경에 관해 쓴다는 것이 쉽지 않게 느꼈던 것 같다. 그 마음 한쪽에는 '게으름'도 자리 잡고 있었다.
https://wpalss.tistory.com/1184
우리는 어떤가 나는 어떤가.
예수를 팔아버리고, 세 번이나 저주하고, 침 뱉고 손으로 치며,
권력 앞에 굴복해 예수를 죽인 자들과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나는 그 글에서 본디오 빌라도는 결코 의로은 재판관이 아니며, 오히려 예수를 잔인하게 죽이는데 본인이 결정을 내린 자이고, 진리를 갈구하면서도 진리 앞에서 진리를 포기해버린 자라고 지칭했다. 시끄러운 자신의 주변 상황으로 인해, 유대인들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자기 자신의 위치가 위태로울까 봐 소동을 잠재울 이유로, 본질을 못 봤다는 것이다. 온전히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와 내가 어찌 나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다. 그렇게 자신 있게 본디오 빌라도를 나와 분리 시켜서 볼 수 있는가.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본디오 빌라도에서 나와 똑같은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주말이면 북한산에 간다.
올랫길을 걸으며 산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숲 속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을 맡는다. 그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며 행복인지 모른다. 발걸음을 멈추고 오감에 집중하는 그 시간이야말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사회는 그것을 방해하는 데 얼마나 바쁜가. 되도록이면 사회에서 벗어나 산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그 즐거움의 시간을 향해 가는 것이 가끔 귀찮아질 때가 있다. 숲까지 가는데 보통은 50분 이상 소요되다 보니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그냥 포기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막상 출발하면 쉬운 데 말이다. 노동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성경에 관해 쓰는 것도 같은 기분이다. 그저 시작하면 되는데, 무슨 일하는 것 마냥 하기 싫은 그런 기분이다. 그렇게 시작조차 않고 게으름에 몸을 맡겨버린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지나갔다. 참.. 그동안 뭐 했나 모르겠다.
어째됐든 위대한 이 생명의 지식을 이제는 미루지 말고 차근차근 정리하고 상고하고, 기록해야겠다. 다시금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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