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 매매 기법 없다

단타 매매에 대한 관심이 굉장한 것 같다.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주식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방송사마다 주식 투자와 관련한 다큐들을 쏟아냈다. 그 방송 안에는 전문가 인터뷰나 투자 사례만 아니라 '단타' 트레이더들도 나온 것이 신기했다. 그들은 한 달에 수억원씩 버는 사람들이었다. 

 

거기서 말하는 단타는 투자가 아니었다. 일종의 트레이딩이다. 시세를 보고 들어가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내고 나오는 기법이다. 그런데 단타 매매에도 기법이 있을까. 나는 없다고 말하는 쪽이다. 

 

 

실제로 단타를 하던 모습. 단타는 모바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노트북이나 PC를 가지고 단기 시세에서 좋은 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승부를 내야하기 때문에 '광속주문' 버튼을 통해 마우스로 내가 원하는 자리에서 매매 결정해야 한다. 게임 같으면서도 도박 같은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업을 내려놔야 한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단타 매매는 인생에서 굉장히 위험한 도박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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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매매 기법' 없는 이유 세 가지

 

물론 유튜브를 보면 단타 매매로 통해 하루에도 엄청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작년 유튜브를 보며 단타를 해본 적이 있다. 단순 단타만 아니라 상한가 따라잡기도 엄청 해봤고, 종가베팅도 했다. 성공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론 손실이 훨씬 컸다. 그리고 상한가 따라잡기나 종가 베팅은 장이 끝나고도 피를 말리는 시간을 나에게 선사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무슨 일이라도 발생하면 다음 날 떡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 삶 자체가 피폐해진다.

 

주식 투자를 할 경우 기업과 업황, 시세와 글로벌 경기 현황, 금리, 사건 사고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그야말로 주식 투자는 경제 공부의 꽃인 것이다. 단타 매매는 그런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 유명 단타 유튜버가 하는 말도, 그 종목에 일어난 이슈를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할 정도지 않은가. 이유는 간단하다. 단타 매매 기법이라고 해봐야 그날 돈이 몰리는 종목을 중점적으로 관찰하다가 좋은 자리에 들어가 약간의 시세 차익을 먹고 나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9시 장 시작하자마자 오전만 단타 매매를 한다고 해도 다른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만큼 직장인은 할 수 없고, 그걸 하기 위해선 주식만 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매동 매매를 왜 했는지 알기 위해 자기가 투자한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고, 부족하면 녹화도 해서 다시 봐야 한다. 

 

그런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단타로 월 400~500씩 6개월 이상 찍는다면 모를까 무작정 무직으로 시작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타의 실패자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자신이 정말 단타 세계의 1%에 들어간다고 확신하지 않으면 단타 매매를 시작해선 안 된다. 정말 깡통찰 수 있기 때문이다. 

 

 

2. 3분봉, 5분봉, 20일 이평선 매매 기법.

말처럼 쉬웠으면 모두 단타매매했을 것

 

단타 매매 기법에는 다양한 기법들이 존재한다. 3분봉을 보면서, 혹은 5분봉을 보면서 시세가 있는 종목에서 눌림목이 발생하거나 돌파가 발생할 때 따라 들어가는 것. 

 

그런데 눌림목에서도 폭락이 나오고, 돌파에서도 폭락이 나온다. 한 번에 3~5% 떨어지는 경우가 곧잘 나온다. 그럴 경우 손절 치고 나와야 하는데 그 손실을 어떻게 복구하겠는가. 단타로도 3~5% 수익을 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결국 누적된 수익에서 최종적으로 마이너스가 찍힐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굳이 단타 기법을 말한다면 위 3분봉 시세처럼 큰 반등 후 시초가를 깨지 않고 반등의 여지가 됐을 때 '베팅'하는 것이다. 이걸 눌림목 매매라고 한다. 단타 매매 기법 중 하나다. 그런데 이때 들어간다고 꼭 상승하란 법이 없다. 한 번에 3~5% 쭉 빠져버릴 때도 있다. 그럼 꾸역꾸역 모아서 낸 수익을 모두 토해내는 상황이 벌어진다. 

 

 

단순한 매매 기법이 모두에게 통했다면 주식 투자는 필요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를 왜 사고 배당투자는 왜 하겠는가. 테마주나 따라다니면서 매매하면 될 것을. 수백 년 동안 주식 시장이 버틴 것은 단타 때문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에 의한 투자를 했기 때문 아닐까. 

 

 

3. 주식 공부는 경제 공부. 

 

주식 투자는 굉장한 인내를 요한다. 하지만 경제 공부를 동반하기 때문에 그 지루함을 버티고 잊을 수 있다. 하지만 단타는 어떤가. 단타를 하려는 심리는 명확하다. 빨리 돈을 벌고 싶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로는 몇 달 해야 얼마 벌텐데 단타를 잘하면 하루에 몇 백만원씩 버니 눈이 돌아가지 않겠나. 하지만 한 순간에 몇 백만원을 잃을 수 있는 것이 단타다. 해보면 안다. 물렸을 때 식은땀 흐르는 것을 경험해보면 안다. 

 

나는 단타 매매를 추천하지 않는다. 매매 기법도 따로 없다고 본다. 있더라도 베팅 기법일 뿐이다. 단타의 신이 아니라면 일반인은 살아남을 수 없는 도박장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 줄 요약

• 단타를 하려면 직업을 유지하기 어렵고, 무직으로 한다 해도 위험성이 커서 '깡통' 차기 쉽다
• 단타가 말처럼 쉬웠으면 가치투자, 배당주 투자는 오래 전에 없어졌을 것
• 지루하더라도 경제 공부하고 종목 분석해서 투자하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