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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야기

주식투자와 철학의 상관관계

by 하 루 살 이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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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관련해 재미난 철학 이야기가 있다. 

 


예컨대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이야기에 따르면 그(탈레스)는 아직 겨울인데 별을 관측하는 기술을 이용해 이듬해 올리브 농사가 대풍작을 거둔다는 사실을 예측했다. 그래서 얼마 안 되는 돈으로 키오스와 밀레토스의 모든 올리브 압착기의 사용권을 얻기 위한 공탁금을 걸었지만, 아무도 그와 경합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에 싼 가격에 사용권을 획득했다. 마침내 추수할 때가 되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부랴부랴 몰려와 압착기를 빌리려 법석을 떠는 와중에, 그는 자기가 원하는 가격에 올리브 압착기를 임대해 준 대가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러셀의 서양철학사 p.64

 

탈레스와 올리브 압축기

 

 

위 내용을 3가지로 함축하면 이렇다. 

1. 탈레스(624-547 BC)는 내년 올리브 대풍작 정보를 얻었다. 

2. 싼 값에 올리브 압착기 사용권을 얻었다. 

3. 올리브 풍작 때 올리브 압착기 사용 가격이 천정부지 올랐다. 

 

나는 러셀의 서양철학사 앞부분에 나온 이 사례를 읽으면서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동학 개미, 서학 개미 용어가 남발하는 이때, 누구나 주식하는 시대가 됐는데 과연 사람들은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주식의 기본은 '싼 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판다'에 있다. 싼 값에 살 수 있는 능력은 회사와 국내외 경제 흐름을 다방면에서 읽고 거기서 오는 정보의 진실성을 미리 파악하는 데 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 능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게임의 승리는 언제나 정보를 가진 자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투자 실패의 가능성을 줄인다는 점이다. 비록 정보가 늦더라도 그 정보의 진실성이 확인된 후에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곧 '가격의 하락'이 그 때다. 

'때의 기다림'은 노자 철학에서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천지의 운행은 주기성의 리듬을 지닌다. 

 

도올의 '노자가 옳았다' p.22

 

 

주기성의 리듬. 

우리가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선 투자 가치가 있는 회사, 성장성이 확실한 회사, 이익이 꾸준히 증가한 회사 등 우량한 회사를 찾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것은 분명 철학자 탈레스의 방법이다. 

 

 

서울 여의도의 금융가 모습.

 

 

그리고 우리가 다음에 할 일은 주기성의 리듬을 찾는 것이다. 정보를 가진 자들은 개인이 아니라 회사의 임직원과 기관, 외국인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정보의 싸움에서 개인은 항상 패자의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개인들이 승산이 있는 것은 바로 가격의 하락, 곧 주기성의 반복을 찾는 능력 차이가 그들이나 나나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흔히 이 방법으로 투자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투자에 지루함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가치주가 급하게 성장하는 경우가 흔한가를. 다른 주식이 오르고 있는데 내가 가진 주식만 안 오르고 계속 손실을 보고 있다면 옮겨 타고 싶지 않겠는가. 특히 요즘 한국에서 성행하는 '단타 고수'들의 유튜브 방송. 그들은 단 몇 분 만에 수십, 수백, 수천만 원을 만든다. 그들을 보면 가치 투자, 저가 투자는 바보 같은 짓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능력이 갖춰있지 않은 상황에서 단타에 빠지면 '양질의 정보', '가격 하락의 때'라는 투자의 방법은 사라진다. 그러다 깡통 차는 것이다. 다만 본인이 단타의 고수가 될 수만 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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