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개봉한 영화 '마진콜'.
부제가 '24시간, 조작된 진실'이다.
이 영화는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어마어마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그 진원지가 월스트리트다. 그곳은 지금도 건재하다. 오히려 그들은 지금 사상 최고의 주가를 경험하며 매일 잔치를 벌이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들의 돈놀이, 숫자 놀이에서 떨어지는 떡 부스러기를 먹고 산 서민들은 그들이 뒤엎은 상에 맞아 상처를 입고 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당했다. 일자리를 잃고 집을 잃고, 허름한 집으로 이사를 가고, 돈 가지고 가족끼리, 친구끼리 다투고, 잠을 이루지 못해 고통을 겪었다. 고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판 나사로는 아브라함의 품에 쉬 들어가지 못하고 부자는 더 큰 잔치를 매일 벌인다.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2008년의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증권가가 어떻게 손해보지 않고 도망갔는지를 설명한다. 간단한 내용이라 더 적을 것은 없을 것 같다.
다만 가장 뇌리에 남는 장면이 위의 캡처된 장면이다. 이 장면은 다시 봐도 심장이 잠시 멎는 듯한 충격을 준다. 시장이 무너질 것을, 서민들이 고통받게 될 것을 알고도 자신들의 계획을 그대로 진행한 이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만들어낸 장본인들이 사고가 터지게 되자 빠르게 도망갈 것을 계획하고 있을 때 청소부는 언제나 그랬듯 새벽에 나와 일을 시작했다.
이들은 청소부가 없는 것처럼 대화를 이어갔다. 물론 청소부는 이들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려운 용어로 상품의 구조만 아니라 이름까지 지어대는 것이 증권가의 특색이다. 가진 자만 게임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가난한 자는 관심 밖의 대상이다. 그러니 어려운 용어를 써대며 대화하는 것이다. 견고한 차별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진면목이다.
이들의 하룻밤 계획에 시장은 무너졌다. 수많은 이들의 고통은 그렇게 시작됐다. 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월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손해볼 것 없는 현실 앞에서 자신들의 현명한 대처에 감동하며 말이다. 시장이 전보다 더 견고하게 그들의 뜻과 생각대로 움직일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다음날이 밝아오는 것마저 짜릿한 일이었다. 분명한 또 하나의 사실은 이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새벽 청소부는 그들의 쓰레기통을 미리 비워놓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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