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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으면서

예수의 마지막 7일, 그리고 둘러보심

by 하 루 살 이 2021.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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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말하다 22] 예수님의 마지막 7일 - 예루살렘 입성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가사 모든 것을 둘러보시고 때가 이미 저물매 열두 제자를 데리시고 베다니에 나가시다  막 11:11

 

 

예수께서 예루살렘성에 입성하셔서 하신 일은 한 가지였다. 

 

 

성전에 들어가사 모든 것을 둘러보시고

 

So when he had looked around at all things, 

 

 

예수님이 예루살렘과 성전에 이르렀을 때 하신 일은 오직 둘러보신 일 뿐이다. 그때가 어두움이 임할 때였다. 그리고 조용히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베다니로 가셨다. 베다니에는 문둥이 시몬이 집이 있었다. 이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2km 정도(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가깝기가 한 오리쯤 되매, 요 11:18)되는 거리에 있었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이 날은 유대인의 최대 명절 유월절이 5일이 남은 때였다. 예수께서 나귀를 타고 입성하신 날짜는 돌아가신 날을 기점으로 계산했을 때 '일요일'이 된다. 유월절에 잡혀 십자가에 돌아가신 날이 금요일이므로 요한복음에 적힌 바 5일 남은 시점이라 봄이 계산에 맞는다.

 

예루살렘성에 이르시기 전에 한 사건이 있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시켜 나귀 새끼를 풀어 오도록 시키셨다. 그 나귀를 타시고 사람들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라는 일종의 입성식을 받으셨고, 이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들어왔다. 

 

 

해 질 무렵 감람산에서 바라본 예루살렘 전경. 나는 이 석양을 보기 위해 얼마나 급히 운전을 해 갔는지 모른다. 

 

 

과거 왕들의 입성과 대비되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그 자체로 대단치 않았다. 왕이 타는 멋진 말이 아닌 나귀 새끼(colt, 4~5세 된 수망아지)를 탄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예수가 탄 나귀 새끼가 밟은 것은 하늘에 흩날리다 땅에 떨어지는 천연색 꽃들이 아니었다. 낡고 먼지 날렸을 사람들의 겉옷과 나뭇가지들이었다. 사람들의 입에서만 '다윗의 나라여'라는 소리만 나왔을 뿐이다. 왕들의 화려한 입성식과 전혀 달랐던 것이다. 

 

누가복음에 따르면 그 사람들 속에도 바리새인들은 있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께 "선생이여 당신의 제자들을 책망하소서"라고 말했다. 예수께서는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라고 답하셨다. 그리고 예수께서 성전에 오셔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동물들, 동전 바꾸는 자들의 모습들을 보셨을 것이다.  

 

그리고 마태복음에는 이때의 분위기를 기록하고 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니 온 성이 소동하여 가로되 이는 누구뇨 하거늘 무리가 가로되 갈릴리 나사렛에서 나온 선지자 예수라 하니라 

마 21:11

 

 

예루살렘 박물관 야외 전시관에 2000년 전 헤롯 성전이 복원된 모습. 바라보는 전경이 감람산에서 바라보는 전광과 같은 방향이다. 

 

 

30여 년 전 예수께서 태어나신 해에 예루살렘에 동방박사들이 도착했다. 그들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라고 말했다. 그리고 똑같이 헤롯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했다(he was troubled, and all Jerusalem with him). 시간이 흘러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이가 드디어 예루살렘에 들어오셨을 때, 마찬가지로 온 성이 소동스러웠다(all the city was moved). 

 

자신의 탄생을 알리던 동방박사들의 소리에 소동한 그 성, 이제는 30여 년이 지나 예수께서 드디어 그 성에 서 계신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 모습과 표정이 어떠했을까. 누가복음에 근거한다면 예수님은 전혀 기쁜 표정이 아니셨다. 자신의 죽음을 이미 알고 계셨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채 조용히 사람들을 바라보신 것이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성에 들어가시기 직전,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가라사대

너도 오늘날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기웠도다. 날이 이를지라. 네 원수들이 토성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또 너와 및 그 가운데 있는 네 자식들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하리니 이는 권고받는 날을 네가 알지 못함을 인함이니라. 

눅 19:41-44

 

 

권고받는 날을 뉴킹제임스는 'the time of your visitation'으로, NIV는 'the time of God's coming'으로 설명한다. 곧 주가 임하는 날, 그때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 평화에 관한 일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로 인한 재앙의 다가옴 앞에서 예수는 성을 보고 우셨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동한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 그분이 이 성에 오셨음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흔들렸던 moved 것이다. 그리고 그 혼란스러움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마지막에 가서 '십자가'를 외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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