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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으면서

소경 바디매오 "주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by 하 루 살 이 202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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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말하다 21] 소경 바디매오의 한 마디 "주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여리고에서 소경의 부르짖음에 대해 우리는 깊게 생각해야 한다. 

 

이 장면은 요한복음을 제외하고 공관복음에만 나온다. 공관복음서마다 차이는 조금씩 있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는 예수께서 여리고를 나가실 때(went out) 소경을 만난 것으로 나온다. 누가복음에는 반대로 예수께서 여리고에 가까이 오셨을 때(He was coming near Jericho) 소경을 만나신다. 또 마태복음에는 소경 둘이 나오는 반면 마가·누가복음에는 소경이 한 명만 나온다. 차이가 발생한 원인은 알 길이 없다.  

 

 

     마태복음 

 1. 소경 두 명

 2. 여리고를 떠날 때 만남

 3. 예수께서 저희 눈을 만지시는 행동만 나옴.

     마가복음

 1. 소경 한 명
 '바디매오'라는 이름 특정

 2. 여리고를 떠날 때 만남

 3.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누가복음

 1. 소경 한 명

 2. 여리고에 가까이 오실 때 만남

 3.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이 사건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기 직전, 곧 호산나 찬양을 받으시기 직전에 일어났다. 그리고 세 복음서에서 공통된 것은 '소경이 눈을 떴다'는 것이다. 또 예수의 한 마디 질문과 소경의 한 마디 대답이 같다. 예수는 이렇게 물으셨다.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What do you want Me to do for you?

 

 

영어로 보면 '내가 네게(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가 된다. 그런데 이 질문은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따르면 바로 직전에도 똑같이 한 번 더 하시는 것을 알 수 있다. 소경이 눈을 뜨는 일 바로 앞에는 세베대의 아들들과 관련한 일이 나온다. 마태복음에는 그 둘의 어머니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예수께 왔고, 마가복음에는 어머니는 없고 야고보와 요한만 주께 나온다. 그들에게도 예수께서 물으셨다.

 

 

What do you want Me to do for you?

 

 

이 질문이 나왔을 때, 제자들은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말했다. 나머지 열 제자는 이를 듣고 야고보와 요한에 대해 분히 여겼다. 영어로는 'greatly displeased' 라고 나온다. '매우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다. 왜 나빴겠는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셨을 때 (누가복음에 의하면) 저희는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로 생각했고, 여기서 말하는 저희는 분명 예수의 열 두 제자도 포함된 저희일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태복음에서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선수 치듯 '주의 나라에서' 두 아들의 높은 자리를 부탁한 것이고, 마가복음에서 야고보와 요한 또한 한 자라씩을 부탁했던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나기 전에. 

 

 

 

 

하지만 소경은 달랐다. 그런 자리? 그에겐 필요 없었다. 예수의 똑같은 질문에 그는 이 한 마디면 충분했다. 

 

 

보기를 원하나이다.

 

 

보기를 원하나이다. 이 얼마나 깨끗한 원함인가. 예수께 바랄 것은 오직 하나. 보기를 원한다는 것. 가장 순결한 한 마디만 있었을 뿐이다. 야고보와 요한의 대답에는 자기들의 영광, 한 자리 얻고자 하는 마음, 남보다 먼저 위에 오르겠다는 욕심과 교만이 발현돼 있다. 그런 것들은 이 거지에게 필요 없었다. 부와 재물, 권력은 필요 없었다. 오직 보기를 원할 뿐이었다. 

 

 

 

 

누가 더 깨끗한가. 예수를 따라다니던 제자들인가. 아니면 다윗의 자손 예수, 자신을 구해줄 이는 오직 이 하나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사람들이 꾸짖든 말든 소리질러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외친 이 거지가 깨끗한가. 어머니까지 대동하고 나서 한 자리를 부탁한 제자들인가, 창피함은 문제되지 않는 심정으로 겉옷까지 내어 버리고 뛰어간 바디매오인가. 예수께서 간절히 구하는 거지에게서 본 것은 '믿음'이었다. 그리고 바디매오는 곧 보게 되어 예수를 좇았다. 나는 예수님 앞에 어떤 사람인가. 우리의 기도에는 무엇이 있는가. 나는 야고보와 요한 같은가, 소경 거지 바디매오와 같은가.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your faith has made you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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