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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스라엘 여행

예루살렘 황금문 앞에서 든 생각

by 하 루 살 이 2017.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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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데리고 성소 동향한 바깥 문에 돌아오시니 그 문이 닫히었더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이 문은 닫고 다시 열지 못할찌니 아무 사람도 그리로 들어 오지 못할 것은 

이스라엘 하나님 나 여호와가 그리로 들어 왔음이라 

그러므로 닫아 둘찌니라

에스겔 44장 1절-2절



여호와의 영광이 동문으로 말미암아 전으로 들어가고

에스겔 43장 4절



제 구시 기도 시간에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올라갈쌔 나면서 앉은뱅이 된 자를 사람들이 메고 오니 

이는 성전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구걸하기 위하여 날마다 미문이라는 성전 문에 두는 자라

사도행전 3장 1절-2절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올드시티 성벽에는 8개의 문(욥바문·새문·다마섹·헤롯문·스데반문·황금문·분문·시온문)이 있다. 그 중 가장 묘한 성문은 미문으로 불리는 황금문(Golden gate·Westen Wall)이다. 다른 성문은 모두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과 관광객을 맞았다. 이 성문만 유독 홀로였다. 굳게 닫히어 누구의 통행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 앞에 수많은 묘비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었다. 이상한 냄새도 났다. 어느 관광객조차 가지 않는 문이 될 수밖에 없었다. 

황금문과 관련해 이런 역사가 있다. 이 문은 AD520년에 세워졌다. 로마 황제 유스티아누스 1세(AD483-565) 통치 기간 중이다. 하지만 전쟁으로 파괴되고 우마이야조가 예루살렘을 통치하던 AD700년쯤 다시 세워진다. 이후 1541년 오스만제국 술탄 술레이만 1세가 메시아를 염원하는 유대인을 억압하기 위해 성문을 완전히 봉쇄하기에 이른다. 지금의 황금문이 사람 통행이 불가능한 문이 된 역사다. 

유대 전통에 따르면 이 문을 통해 메시아가 들어온다고 한다. 성전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스라엘에는 1년에 1번 대제사장이 민족의 죄를 사하기 위해 피를 가지고 성전 지성소에 들어가는 의식이 있다. 유월절이다. 

그 순서를 보면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성전 밖에서 성소를 지나고 휘장을 지나 지성소 앞까지 차례로 나아간다. 이 순서대로 보면 당연히 황금문이 예루살렘에서 제일 첫 번째에 위치하는 문이 된다. 한마디로 메시아가 이 문을 통해 들어와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만 아니라 인류 구원과 심판, 영광을 얻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문인지. 그런데도 이 문은 다른 복잡다잡한 문들과 달리 홀로 조용히 있다. 그 주변에는 부활을 믿는 사람들의 무덤이 있다. 

이 문 바로 앞까지 갔다. 죽은 이들은 이곳에 자기 묘를 묻기를 원했다. 가족들도 가족의 죽음을 슬퍼할 때 이곳에 묘를 만들었다. 부활의 소망이다. 그 어느날 메시아가 올 때 가장 먼저 부활하기를 바랐다. 마음에서 미문 앞엔 묘비들이 관광객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바로 앞에 보이는 문이 황금문입니다. 황금문 뒤쪽이 서쪽이다. 유대인은 지금도 황금문을 통해 성전을 들어가는 메시아를 기다린다. 


성전문 앞에 질서없이 놓여 있는 묘비.



이스라엘 민족. 메시아를 기다리는 유대인. 

이들의 신앙, 믿음은 놀라운 데가 있다. 무언가를 향한 이 정도의 믿음을 나는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내가 믿는 어떤 가치에 있어 이들처럼 열정과 염원으로 그것을 강하게 열망한 적이 있는가. 그렇게 강하게 추구해본 적이 있었던가. 나의 희망과 꿈을 위해 말이다. 나의 미래를 위해 말이다. 


유대인들 앞에서 생각들이 어지러이 나를 둘러쳤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유없이 저 통곡의 벽에서 울부짖는 것이 아니다. 나라를 얻기 위해 울었고, 나라를 위해 울고, 미래를 위해 노래한다.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무서울 정도로 비난과 비판의 여론 앞에서도 그 염원을 지켜간다.


그 동쪽 문이 이 유대인의 정신 그 자체다. 유대인 삶을 표현한다. 감람산에 올라 이 문을 바라보며 나도 굳게 닫은 입으로 많은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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