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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신영복 선생의 '담론' 마지막 강의라 더 애절하게 읽힌다

by 하 루 살 이 2017.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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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제목과 부제만 보고 책을 샀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를 통해 신영복 선생의 사색의 깊이를 남다르게 느껴왔던 터다. 그 분의 마지막 강의라 하길래 뭔가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몇 자 읽어보고 역시 신영복 선생이시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책을 사는 데 큰 고민이 없었던 이유다.


나는 이 분의 책이라면 사다놓고 얼마 읽지도 않아서 책 읽기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영복 선생의 책은 그런 책이다. 선생님 본인이 그런 분일 것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언제 만나도 샘 솟는 지혜가 있는 사람. 항상 찾아가 뵙고 싶은 사람이다. 그 분의 책도 그럴 것이란 확신을 준다. 




'담론'은 신영복 선생이 대학 교정에서 강의한 것을 녹취록으로 만든 책이다. 책의 반은 학생들에게 중국 고전을 가르친다. 논어, 맹자, 주역 등 중국 고전을 통해 사실과 진실의 차이, 톨레랑스와 노마디즘의 차이, 인간에 대한 고찰을 설명한다. 


담론 첫 부분이 고전을 통한 인간 관계를 설명하려 했다면 나머지 반은 그야말로 '신영복'으로부터 인간의 이해와 성찰을 말한다. 


선생께서 직접 겪으신 일을 통해 인간 정신을 연구한다. 관계의 중요함을 말한다. 특히 신영복 선생 당신이 감옥에서 느낀 인간의 성찰이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나는 그분이 감옥을 대학大學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가본 적 없는 장소임에도 잘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군대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22살, 23살 어린 나이 군대에서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절망과 엮경이 사람을 키워낸다. 군대나 감옥이나 눈 뜨고 일어나면서 자는 순간까지 그 사람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함부로 할 수 없다. 문제가 생겼을 때 예전처럼 '없는 사람'으로 치부할 수 없다. 결국엔 서로의 오해를 푸는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그 후 '아.. 다른 관점과, 다른 경험이 있구나. 그로부터 생긴 기준과, 서로 이해충돌이 있구나.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이지만 그래서 그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겠구나.' 이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신영복 선생은 그렇게 중요하다고 말씀한다. 




신영복 선생이 인간관계를 그토록 중시 한 이유가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생각과 경험이 너무나 다르기에 우리는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선 서로 관계를 맺어야 했다. 그러지 않고선 타인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오해가 생겼을 때 그 추정을 여지없이 무너진다.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옥이 그랬다. 범죄를 저질러 들어온 사람이 모여있다.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감옥 안에서 일어나겠는가. 그들은 그곳에 들어온 이유가 각기 달랐다. 말할 수 없는 환경들이 그들을 감옥에 오게 만들었다. 그 환경이 나에게도 있었다면.. 나도 그렇게 됐을 것이다. 연민이 대화와 관계맺음에서 생긴다. 


그 연민은 그 사람을 낮게 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동질의 것이다. 나도 너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 그 사람을 이해한다. 신영복 선생은 이 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같이 우산 쓰는 게 아니라 같이 비를 맞는 것'. 더 가까운 것이다. 그때 생기는 사람 간의 믿음은 그 무엇보다 단단하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담론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반성했다. 요즘 나는 사람을 표피적으로만 만나는 것 같다. 인간의 소중함을 너무 잊고 살는 건 아닌가 걱정된다. 관계를 소홀히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이뤄진 관계만 형성하다보니 먼저 무미건조한 삶 속에 버려지는 것 같다. 


관계의 중요성을 한번 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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