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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운 하루가 다시 시작했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지나갈까.. 휴식을 취하는 깊은 밤이 잘~왔으면 좋겠다.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지만 이 마음의 무거움 때문에 나는 어떤 여유조차 느낄 수 없다. 여유를 만낀한다는 것.. 나에겐 이토록 먼 것인가 보다. 사실 그 부담감이 여느 날보다 더 심한 탓에 나는 집을 나서면서 '그래. 하루쯤 못하면 뭐 어때,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말자. 너무 부담을 갖지 말자. 한번 정도 못해도 괜찮을거야' 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봤다... 그러나 역시.. 이 떨칠 수 없는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천근만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랐다.
요즘 칼 맑스의 자본론을 읽고 있다. 아니, 김수행 교수의 '자본론 공부'를 읽고 있다. 글을 참 잘 쓰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독자와 대화를 하듯, 그리고 마치 인자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그의 글도 친절했다. 어려운 자본론을 학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전달하려는 노老교수의 노력이 책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세상에는 '돈' 이외에는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남을 함부로 대하고, 남의 예절과 성의를 자기의 권력과 권리인 듯 착각하는 인간들이 아무래도 더 많지 않은가. 그와 반대로 내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 나타나면 '나한테 뭘 원하지?' '사기꾼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먼저 들지 않던가. 손해라도 생길까 걱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강하게 나가고, 친절보다 배타적 태도를 먼저 보일 수밖에 없는 우리다. 그 손해라는 것. 돈과 관련돼 있다. 남이 나에게 무슨 손해를 끼친다는 것. 결국 돈과 상당히 연결이 잘 돼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발전하면 할수록, 모든 기준과 잣대를 돈에 귀속한다. 그럴수록 우리는 비인간적 심성을 자기 안에 품고 살 수밖에 없다. '남이 그런데.. 나만 당하고 살 순 없으니까.' 그래야 그나마 똑똑한 놈이란 소릴 들으며 진짜 제대로 사는 줄 착각이라도 할 수 있을테니까.
이런 사회가 우리의 사회다. 서로 먹고 먹히는 싸움터다. 노동자의 삶. 쓰라린 삶이다. 이 사회의 변혁을 그래서 철학자는 고민했다. 나는 친구에게 자본론을 이렇게 해석해줬다.
'노동자의 안식을 위한 글이다.'
안식. 그랬다. 칼 맑스는 진정 노동자의 안식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노동자의 안식을 갈취해 얻은 이윤이 이 자본사회를 형성해 나간다고 칼 맑스는 생각했다. 그 이윤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합법적이고, 불법적인 형태로 노동자의 삶을 옥죄고 파괴했던가. 얼마나 고달픈 삶인지.
물론 나는 칼 맑스식 해결책엔 동조하지 않는다. 급진적 해결책은 항상 다른 문제를 양산하니까. 다만 나는 칼 맑스식 문제제기에는 공감한다. 노동자가 어떻게 불합리하게 자본가에게 당하고 사는지. 그 자본가는 어떻게 이윤을 얻는지. 노동자에게 돌아가지 못한 임금이 자본가의 배를 부르게 한다는 것. 성경에는 이런 글이 있다. 제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가 흘리는 눈물. 그들의 울부짖음이 신에게 들린다.
이게 쉬운 말이던가. 이게 쉽게 읽고 넘길 글귀인가. 아니다. 죽을 때까지 노동자로 살아야 한다면 어느날 갑자기, 불현듯, 자기도 이 글처럼 어두운 방 안에서 홀로 눈물 짖고 있을지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사회는 마치 거대한 사기꾼처럼 우리에게 미소를 짓고 친절을 베풀려 한다. 그 뒤에는 언제나 그렇듯 비열하고 저질스런 사상이 존재한다. 고난의 연속. 이런 책을 읽으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알면 알수록 비참해지니까... 사회 변혁을 원하나 하루의 부담감조차 나는 벗어나지 못하는 작은 인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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