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익선동을 찾았다.
근처 갈 일이 있어 간 곳이었는데 한 2년 만일 것이다. 아, 그런데 이렇게 변해버릴 줄이야. 이 동네를 천천히 걷는 내내 기억속의 익선동과 현재의 익선동이 너무 달라 혼란스럽고 생각이 복잡했다.
지금 익선동은 옛 정취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자본은 거센 물결처럼 모든 걸 휩쓸고 바꾸었다. 거주민들이 살던 한옥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식당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남은 슈퍼마켓 하나가 덩그런히 남아 있었는데, 유독 그곳에만 손님이 없었다. 사라질 대상 1호일 것이다.
익선동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익선동은 종로3가역 6번,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그 입구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한옥마을이다. 2년 전 만해도 서울 시내에서 유일하게 조선 후기 시대의 모습을 그나마 간직하고 있는 마을로 존재했을 것이다. 옛 정취가 느껴졌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래 사진처럼 이곳에는 3~40년 살아온 거주민들이 자기 생활을 영위해간 곳이었다. 과거가 된 익선동에는 특히 한복집이 많았다. 매우 특이하면서 70년대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미용실도 있었다. 노동자가 점심에 싼 값에 먹고 쉬어가는 작은 식당들도 있었다.
위 사진은 2년 전 사진이다. 이런 동네가 현재는 아래 사진처럼 관광지가 되어버렸다. 그 급박한 변화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래 사진들부터는 현재의 익선동 모습이다. 주차장 옆에 현대식 가건물이 들어서있었고 거기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익선동은 본래의 모습을 잃은 채 존재했다.
큰 달 모양의 조형물이 참 익선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선동에는 레스토랑, 카페만 아니라 이렇게 소품을 파는 공간과 매장도 많이 들어서 운영 중이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익선동은 발디딜틈이 없다는 표현이 딱 알맞는,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오락실도 있었다. 익선동의 옛 감성이 조금 남은 그 분위기에 오락실도 잘 어울리긴 했다.
옛날로 치면 회식 빛 돌담이 원래 것이고, 그 벽을 트고 흙색 벽돌로 조형을 한 레스토랑.
위 두 사진을 비교하면 정말 많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저 길목엔 익선동 주거민들이 살고 있었다. 지금은 모두 레스토랑과 카페로 변했다.
지금은 닫혀있는 옛 문. 저기도 곧 누군가의 매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익선동은 사람이 살 곳이 이제는 못된다. 시끄러워서, 복잡해서 못 살 것이다. 이제는 오래된 거주민들도 이 동네를 떠나야 한다.
지붕만 한옥이지 벽면은 현대식 매장일 뿐이다.
뜰안 찻집은 옛날부터 있었다.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아래 사진부터는 2년 전 익선동의 모습이다.
많은 부분이 바뀐 것을 사진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다시 아래 사진들부터 다시 현대의 사진들. 그나마 남아있는 옛 모습들이다.
이 슈퍼는 2년 전에도 그대로 있었다. 아직도 운영 중이었다. 주인 사장님과 정답게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는데 차마 들어가보질 못했다.
이제는 이 슈퍼는 익성동과 어울리지 못하는 가게가 되었다.
익선동 담벼락에 꽃무양이 덧칠해졌지만 그렇기 아름다워보이진 않는다. 화려하다고 꼭 아름다운 법은 아니다. 진짜 모습을 잃어버린 화려함이란 그저 인공적인 분위기만 전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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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익선동의 딜레마도 존재했다. 종로는 고층 빌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개발의 최정점 구역이다. 익선동만 낙후된 상태로 방치돼 왔다. 집주인, 땅주인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낙후된 한옥들을 3~40년 놔둘 수만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아있던 한옥들이 우리의 옛것을 간직한 보물이었음도 분명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고민이 될 수밖에 없던 곳이 익선동이었다.
지금은 관광지가 되었다. 거주민은 떠났다. 익선동을 추억하는 건 개인의 몫일 뿐이다. 변화가 옳은 건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옛 정취가 사라진 것은 분명했다.
익선동은 다른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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