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개봉작 영화 '세븐'을 보고 '이제는 왜 이런 영화를 찾을 수 없나'하는 개탄과 함께 나는 영화의 뛰어난 구성력에 감탄했다.
이 영화를 통해 보다 젊은 모습의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의 정제되지 않은 연기에 반가웠고, 기네스 팰트로의 단백한 연기에도 신선함과 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한 사이코패스 기질의 연쇄살인범을 대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윌리엄 소머셋은 은퇴를 7일 앞두고 불가사의한 살인마의 살인 사건을 맡게 됐고, 그에게 새로 들어온 조수겸 파트너 형사인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밀스'가 찾아온다.
밀스는 당연히 신참 형사 냄새를 풀풀 풍기며 다녔지만 그만큼 거칠었고 거침이 없었다. 형사 경력상 소머셋의 발뒤꿈치도 따라오지 못할 실력이지만 이런 그의 정제되지 않은 수사력에 은퇴를 앞둔 거물급 형사는 수사의 새로운 발현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중간마다 오히려 소머셋이 밀스에게 매달리는 듯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그의 독자적 행동에도 소머셋이 눈 감아주는 장면들이 나온 것이다.
세븐.
이는 7일의 날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점은 살인마가 살인 후에 남겨놓는 7가지 죄악을 의미하기도 한다.
‘식탐’, ‘탐욕’, ‘나태’, ‘분노’, ‘교만’, ‘욕정’, ‘시기’
범죄자가 남겨놓은 이 단서를 통하 두 형사는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데, 그 과정이 영화가 사직하는 동시에 몰입감을 유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못하게 만든다.
매우 치밀한 영화의 구성으로 인해 보는 사람에게 마치 자기가 그 영화 속 사건들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인마냥 긴장감을 유지하는 거이다.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몇 군데가 있는데, 나는 그 중 하나가 범인이 마지막 '시기'의 죄악을 남겨놓고 스스로 두 형사가 있는 경찰서에 나타나 두 사람을 매우 찢어지는 목소리로 크게 부르는 장면이라고 보고 싶다.
영화 속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의 놀라는 장면이 매우 현실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보는 사람으로부터 '대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가려는 건가' 싶을 정도로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모든 사건에서 귀신 같이 사라지면서 그 흔적은 매우 짙고 명확하게 남겨 놓던 범인이 피묻은 차림으로 나타나 '형사님!'이라고 소리지르는 모습을 통해, 영화의 몰입감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강화된다.
아, 마지막 장면.
바로 이것이었구나. 범인이 원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바로 그 장면을 통해 결국 영화의 관객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 다시 말해 영화 속 브래드 피트에 빙의하고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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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건 프리먼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마지막 자막을 던지며 영화는 끝나는다. 내가 이 두 장면으로 '대체 요즘은 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걸까'하는 회한적 감상평을 나도 모르게 내놨으며 그러는 동시에 이 영화에 감동했듯, 그 감동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이 부분을 써놓지 않고 비밀로 남겨놓는다.
너무나도 좋은 영화였다. 좋은 영화란 사람을 사고하게 만드는 영화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영화 '세븐'은 너무나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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