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는 흥행했다.
보기 전엔 별 내용 없을 것 같은데 보고 나면 본 이들에게 사이다를 제공한다. 야 이거다 싶은 상쾌한 기분을 준다. 이유가 뭘까. 그 이유를 마동석에게서 찾을 수 있다. 마동석은 잘 생기지도 않았다. 몸매 비율은,, 그러하다. 똑똑하지도 부드럽지도 않다. 부드러운 남자는 그와 상극이다.
그런데 그런 그를 보며 (비록 영화지만) 이 시대의 남자상을 그리게 된다. 남자는 저래야 한다는 기분을 느낀다.
지칠 줄 모르는 강인함과 넘치는 에너지.
그 에너지는 순수함을 만나 저질 인간들을 때려잡는다. 그런 남자의 모습.
남자가 봐도 형님으로 삼고 싶은 남자가 있다. 단순히 동생들을 챙기는 남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배울 것이 있는 남자라야 남자들의 형님이 된다.
남자들은 가슴 속 깊은 곳에 '의리'를 가지고 산다. 의리는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 내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되어도 나의 상황을 이해하고 토닥여주며 술 한잔 건네는 남자가 형님이 된다. 내가 잘못할 때 남들은 쉽게 비난하고 떠나버리지만 형님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무섭게 화를 내며 나를 타이른다. 사회라는 거친 물결에 떠내려가지 말라고 하는 말이라는 걸 우리는 안다. 그 말들이 비록 거칠어도 나의 가슴에 깊게 박힌다. 그리고 그는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아준다. 정신차리게 한다.
장첸을 처리하려는 가리봉동 한국 깡패 춘식이. 그에게 욕을 하며 보호복을 내던지는 마 형사에게 춘식이도 그를 진짜 형님으로 생각한다.
그런 남자는 남자들의 형님이 되어도 무방하다. 아니 그러해야 한다.
범죄도시의 마 형사는 깡패든 건달이든 양아치든 물불 가리지 않는다. 잘못하면 사정 봐주지 않는다. 그는 믿음직하다. 마석도 형사는 자기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막내 형사를 챙기고, 자기와 성격이 맞지 않는 상사에게도 신뢰를 얻고 조직을 이끌어 나간다.
범죄도시는 2004년 서울에서 일어난 조선족 조직깡패 살인사건을 영화화했다.
영화에선 장첸이 가리봉동 일대를 점거하기 시작하면서 시작한다. 토막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선량한 시민들이 여러모로 피해를 입기 시작한다.
범죄도시의 마석도 형사는 이런 일에 소위 머리 굴리는 사람이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이치를 아는 사람이다. 어떤 흉악한 범죄 앞에서도 그는 두려워할 줄 모른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실행한다. 프로답게 행동한다.
이런 사람이 우리 사회에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다는 영화가 '범죄도시'다. 비록 흔한 소재, 예를 들어 형사 영화, 깡패 영화로 우리 앞에 범죄도시를 내놨지만 감독은 분명한 캐릭터를 가지고 우리에게 이 영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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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은 영화의 마석도로 변해 돈 앞에서 아무라도 죽이고 보는 이 자본주의 앞에서 일단 주먹을 휘두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형사가 이래도 됩니까"라고 질문하는 장첸의 부하에게 그가 한 말이다.
"어 그래도 돼. 너희같이 살인하는 놈들한테는 그래도 돼."
우리는 매일 살인당할 것 같은 힘든 하루하루를 보낸다. 약자가 갈수록 더 약해지는 사회. 강자는 더욱 악해지는 이 사회에는 저런 형님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마석도는 우리를 위해 터질듯한 근육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정의를 실현하는 일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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