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여행을 위해 동해 양양의 낙산해수욕장을 찾았다.
새해도 아니었지만 연말이 가기 전에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된 여행이었다. 그리고 한번도 동해 일출을 본 적이 없다보니 과연 그 일출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다.
매년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동해를 찾는다. 그 모습들을 영상으로만 보다보니 한 번 정도는 나도 동해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다.
해돋이 시간은 네이버나 다음, 구글에 '동해 일출시간'이라고 검색하면 정확한 시간 정보가 나온다.
다만 구글이 약 2, 3분 정도 느리게 나왔다. 네이버에선 당시 일출 시간이 7시27분이었지만 구글에선 7시30분으로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이미 7시 전부터 여명이 시작됐고 동쪽 하늘에선 붉은 기운이 하늘을 감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출의 모습은 지극히 평온했고 웅장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그 추운 날에도 동해를 가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함께 간 소중한 사람들의 모습도 나에겐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 추운 날, 그 새벽에 일어나 일출을 보러 나온 것도 대단했다. 더욱이 해가 뜨는 순간부터 조용히 먼 바다 끝 붉은 빛을 말없이 바라보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런 평온의 시간을 함께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경이로운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과 눈빛 속에는 내가 해독할 수 없는 엄청난 생각들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나도 그들을 따라 조용히 바다와 하늘과 멀리 떠오르는 강렬한 해를 바라봤다. 무언가를 빌거나 바라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자연에 가까이 하며 사는 날들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다짐했을 뿐이었다.
동해의 풍경은 여느 바다 풍경과 많이 다르다. 유독 깨끗한 기분을 주는 바다라는 점에서 서해와 다르다. 아울러 남해의 많은 섬들로 이뤄진 풍경과 달리 광활한 바다의 기분을 동해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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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다야말로 '모든 걸 품을 수 있는 바다'라는 표현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매일 도시의 불빛에 잠 못 이루는 밤들을 보내는 도시인들에게 나는 바다에 갔다올 것을 적극 추천한다. 인간이 만든 거짓된 불빛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내는 수천년을 이어온 빛을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보길 권한다.
해 아래서 인류는 역사를 이어왔고 역사는 수없이 변했다. 하지만 그 역사의 변화를 가능하 한 빛의 원천은 변하지 않고 원래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한시도 틀림없이 원래 자리로 돌아와 우리를 향해 빛을 내고 있다.
그래서 일출의 경이로움과 광대함, 스스로는 변하지 않으면서 가능성의 힘을 그 어떤 것보다 강한 빛 앞에서 우리는 조용해질 수밖에 없다. 그 앞에서 존재의 미약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인간들에 치이고 사는 내 삶의 모습을 제대로 돌아보게 된다.
일출을 보고 시작된 하루.
그 속에서 변화의 가능성들이 생각에 자라나기 시작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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