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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 1, 2편 후기

by 하 루 살 이 201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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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이 풍부한 영화를 보면 좋은 이유가 있다. 심오하지 않고 무작정 유치하지 않으면서 위트와 감동, 철학적 의미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보여주기 때문 아닐까. 


데드풀 1, 2편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데드풀은 슈퍼히어로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폭력적이고 욕설이 난무하며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가 끝날때까지 이런 폭력성과 유머러스움이 철철 넘친다. 



기존에 이런 영화가 있었다면 '킹스맨'이나 '킬러의 보디가드'일 것이다. 하지만 데드풀은 '더 나갔다'. 그야말로 '약 빨고 만든 영화'다. 


감독은 그야말로 인간 욕망과 폭력성을 고스란히 한 인물 안에 쏟아냈다. 데드풀을 통해 기존에 볼 수 없던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킨 것이다. 


사실 엑스맨이나 로건, 블레이드, 슈퍼맨, 베트맨은 심오하다. 아이어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는 너무 부자고, 너무 우아하며, 범접할 수 없는 힘 센 히어로들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와 너무 동떨어졌다. 



데드풀은 아니다.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고, 산만하며, 잔인하다. 제멋대다. 이런 캐릭터가 데드풀이다. 우리 주변에서, 아니다. 나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는 성향을 가졌다. 친구로 따져도 꼭 있을 법한 친구다.  


캐릭터가 이렇다면 이야기의 스토리는 어떨까. 




의외로 이렇게 막 만들어낸 히어로 같지만 스토리 만큼은 굉장히 탄탄하다. 조금은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곳곳에 예상치 못한 인물들을 통해 스토리를 새롭게 각색하는 것을 이 영화가 성공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변태 성향을 보여주는 히어로가 어떻게 수퍼히어로가 되었는지,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일들이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보면 이 영화 수준은 결코 B급이 아니다. 


오히려 이 막무가내의 히어로가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은 지루함과 거리가 멀고 충분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데드풀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날 관객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말보다 데드풀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주인공이 여과없이 대사를 내뱉고 있다는 것.



그걸 보면서 우리는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느 싶은 생각에 웃음을 터뜨리며 영화에 집중하게 된다. 


죽어가는 순간까지도 악당에게 유머를 던져 화를 돋는 모습을 보면서 '죽으려고 환장해도 보통 환장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데드풀 2편에서는 악당을 처치하기 위해 다른 돌연변이들을 모집하는 과정이 나오는데, 결코 능력을 따지지 않고 내키는대로 뽑는 것을 보면서 뭔가 능력 위주로 돌아가려는 이 사회에 가차없이 가운데 손가락을 드러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유쾌하다.  



데드풀은 그 거침없는 말투와 여과하지 않은 폭력적인 장면 때문에 가족끼리 보기엔 좀 그렇고, 친구들과(그것도 동성 친구들과) 맥주와 치킨을 시켜 먹으며 볼 수 있는 영화다. 


남자들이라면 UFC에서 이번에 펼쳐진 맥그리거와 히밥의 경기를 친구들과 모여 보는 그런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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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생각없이 볼 수 있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의 유머감각을 가진 주인공을 탄생시킨 영화 데드풀 1, 2를 추천한다. 


하나 이야기하자면 2편이 1편보다 훨씬 재밌다. 그런데 1편을 보지 않으면 2편의 그 재미가 반으로 떨어진다. 꼭 1, 2편을 같이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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