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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스라엘 여행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주의할 점

by 하 루 살 이 2017.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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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주의할 점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새벽이었다. 그토록 바라던 이스라엘이었다. 그 땅을 밟았을 때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서 그런가 발이 묵직했다.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기분. 마치 나는 오랫동안 편지로만 알고 지낸 사람을 만나러 긴 여행길에 오른 사람 같았다. 글로만 알고 지낸 사람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이 일었다.


물론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함도 있었다. 보통 이스라엘 여행은 가이드가 있는 성지순례 여행이 흔하다. 나는 가이드 없이 모든 일정을 혼자 다 계획했다. 숙소(하루에 만원 정도하는..)에서부터 렌트카, 일정까지 모두.


그러다보니 너무나 낯선 이 나라에서 렌트카는 어떻게 받고, 숙소는 또 어떻게 찾아내야 하나 걱정됐다. 표지판은 대다수 히브리어로만 써 있었다. 나그 표지판 읽는 사람들의 표정을 해석해가며 어림잡아 이동할 수 있었다.  


사진 / 이스라엘 임국 심사대 모습


밤을 맞은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은 참 차분해 보였다. 인천공항처럼 세련됨은 없는 흙빛내는 공항이었다. 그 흙빛이 고대의 매력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벤구리온 공항에 혼자 왔다면, 방금 말한 감정들이 비슷하게 들 것이다. 고독이라고 볼 수 없고, 외로움이라고도 볼 수도 없는 심리 상태. 홀로 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는 창세기 말씀이 떠오르게 만든다. 


벤구리온 공항에서 처절하게 혼자가 됐을 때 기존 생각과 계획이 나를 더 움츠리게 하는 걸 발견한다. 기존 기준대로만 움직이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나라에 온 것이다. 되도록이면 빨리 새로운 문화를 익혀야 여러 곳에서 봉변 당하지 않겠다 싶었다. 


나는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세를 따르는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잘 모르면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나도 따라 움직안다. 다만 예외는 발생한다. 이 예외가 기존 방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에 왔다는 걸 깨닫게 한다. 대세를 따르다 공항 입국 심사대를 가기도 한참 전 군복 차림의 한 여성과 남성으로부터 제지 당했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한 거라고는 그들과 눈을 마주친 것 외에 딱히 없다. 더 있다면, 파란 눈과 갈색 머리 서양인들 중 유일한 동양인이었다는 점 외에는. 




그들은 나만 불러 세웠다. 혼자냐고 물었다. 그렇다 하니까 가방을 좀 볼 수 있냐고 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캐리어를 찾기 전이다.) 기분이 조금 상했다. 무리 중 하필 나만 검사하느냐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은 불필요하다. 여긴 이스라엘이다. 테러의 위협이 한국의 100배, 1000배 된다. 누구라도 눈 마주치고 어리둥절한 표정만 지어도 불러 세운다. 소지품을 확인한다. 한국인 상식에선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가방에 의심받을만한 물건이 없으면 그냥 보내준다. 그러니 맘 편히 가방을 열어보여주는 게 좋다. 그리고 솔직한 답변이 최고다. 이들에게 의심의 여지를 안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혼자 왔다면 혼자라고, 친구가 있냐고 물을 때 없으면 그냥 없다고, 어디로 갈거냐고 물으면 숙소가 있는 도시와 숙소 이름을 말해준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스라엘 입국 심사대도 마찬가지다. 


입국 심사대는 어떤 공항보다 줄이 길다. 나의 경우 렌트카 직원이 퇴근 했을까 걱정이 돼 빨리 심사대를 통과하려고 이 줄 저 줄 옮겨다녔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공항 렌트카 직원은 새벽 3시까지도 일하고 있었다. 내가 알기론 24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임국 심사대에서 내 차례가 돼 앞으로 나갔다. 여권과 왕복 티켓을 보여줬다. 숙소 예약 종이도 건넸다. 렌트카 종이도 달라면 줄 준비를 했다. 내 정보를 살펴본 심사대원은 이스라엘에 온 이유를 물었다. 여행차 왔다 했다. 이것저것 캐물어도 솔직하게 답했다. 내 신분에 의심을 하는 것 같아 명함을 건넸다. 단순한 여행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더니 도장을 찍고 통과시켜줬다. 까다롭기로 유명하다지만 의외로 간단하게 통과했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은 듯. 


벤구리온 공항에서 주의할 건 이렇게 딱히 없다. 방금 말한대로 솔직함이 최고다. 중간에 불시검사를 받더라도 당황하지 말 것. 입국 심사대에서 이것저것 물어도 차분하게 답할 것. 여권 외에 신분을 증명할 무언가가 더 있다면 그걸 보여줄 것. 예를 들어 이름이 적힌 신용카드나 명함이 좋을 것 같다. 




위 아래 사진은 한국으로 돌아갈 때 본 벤구리온 공항 모습이다. 출국 절차를 마치면 이렇게 넓은 육각 모양 광장이 나온다. 육각 광장 주위에 면세점도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위에 그림에서 육각 모양이 보일텐데 그곳이 위 사진의 육각모양 광장이다. 

밑에는 벤구리온 수상 동상.



추신 - 임국심사대에서 주민등록증만한 종이 한 장을 줄 것이다. 자기 얼굴 사진이 들어간 종이다. 이름도 있다. 이 종이를 반드시 잘 챙겨야 한다. 공항을 나갈 때 이 종이를 보여달라고 한다. 간혹 렌트카 직원이나 다른 곳에서 공항에서 받은 신분증 종이를 보여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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