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 광야의 기억.
2017년 2월 이스라엘 여행 중 광야를 여행한 적이 있다. 어느 곳에 가다보면 차량 네비게이션이 끊어지는 곳도 있었다. 그럴 땐 과거 방식의 여행, 여행 책자를 피고, 지도를 펴서 내가 어디쯤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갈라진 갈림길 앞에서 잠시 멈춰서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런 갈림길은 꼭 지도에 잘 표시가 안 되어있거나 애매모호하게 그려져 있었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저 산이 지도의 어디 쯤일까 생각하고 판단을 내려 갈 길을 재촉하는 것. 긴장과 묘미가 동시에 존재하는 여행이었다. 유대 광야는 그런 여행이 가능케 하는 장소였다. 유대 광야를 가는 방법은 다양하나 나는 마사다와 사해를 가는 여행 중에 유대 광야를 경험했다.
이스라엘인이 나에게 말해준 건 이스라엘에는 다양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사막이 있는가 하면 초원이 있고, 스키를 즐기는 만년설 덮인 헬몬산이 있으면 그 시간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홍해 바다가 있다. 지중해가 있고, 사해바다가 있으며 현대 도시 텔아비브가 있고 고대 도시 예루살렘이 있다.
이런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나라가 이스라엘이었다. 그 중에 내가 참으로 깊은 기억을 가진 장소가 유대 광야였다. 모든 것이 원래의 그대로인 장소. 태고의 인간을 생각하게 하는 곳. 도로 양 옆에 건물이라곤 볼 수 없는 땅. 그곳을 달리고 있노라면 불현듯 '차가 멈춰 설 때'를 걱정하게 하는 불안감도 조성돼 있다. 그만큼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기분으로 나는 유대 광야를 여행했다.
이스라엘 전통 예식 중에는 염소을 광야로 내보내는 예식이 있다고 한다. 아사셀을 위한 염소. 아사셀은 염소와 사라지다의 조합어라고 한다. 성경에도 속죄를 위한 아사셀을 위하여 광야로 내보냈다는 레위기 말씀을 찾을 수 있다. 유대인은 고대 역사에서부터 민족의 죄를 위한 행사를 진행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저 황량하고 척박한 땅으로 가축을 내보내는 것이었다.
-------------------------------------------
이스라엘 여행 관련 포스팅(클릭 후 이동)
-------------------------------------------
예수님도 그래서 성령에 이끌리어 광야로 갔다는 말씀이 나온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 유대 광야는 이스라엘인에게나 기독교인들에게 참으로 중요한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그곳을 여행하며 나는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념들을 그대로 놔뒀고 내 의지와 상관없는 생각들과 기억들에 의지하며 차를 몰고 수시간을 광야 속에서 떠돌았던 것 같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스테르담 렘브란트 박물관 방문기 (0) | 2018.06.27 |
---|---|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을 보고서 (0) | 2018.06.04 |
네덜란드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0) | 2018.03.11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방문기 (0) | 2018.03.08 |
[영상] 네덜란드 전통 풍차마을 잔세스칸스Zaanse Schans (0) | 2018.03.01 |